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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제교류 TAN TAN RoDee Dec 03. 2020

왜? 왜 청소년들과 함께이고자 하는가?

이들이 아니라면 누가 더 소중할 수 있을까? YWCA 덕분에~

어린이 청소년들과 웃고 우는 시간은 내 삶에서 소중한 자리를 차지한다. 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가 해야 하는 일을 찾아 이들과 함께 현재를 보냈고 미래를 꿈꾼다. 또 더 임팩트 있는 일을 늘 찾는다. 


청소년 어린이들을 "위하여"라는 말에 나는 불편해한다. 

아이들이 요청을 받고 내가 움직인 적은 없었다. 내가 좋아서 이들에게 먼저 다가가기 때문에 "위하여"란 말은 방향이 어설프다. 어른으로서 이 정도의 역할은 해야 한다고 느끼기에 사실 "나를 위해"가 더 적절한 표현이다. "위하여"가 되려면 적어도 상대(청소년)가 요청이 있었어야 한다. 


가만히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다가가서 말 걸어 보기를 끊임없이 하는 나.     

바다가 아름답다는 것도, 놀이터가 재밌다는 것도, 자연 속에서 30분만 시간을 보내도 기분이 달라진다는 것도 일단 경험해 보아야지 그 즐거움을 안다고 생각하는 나는 나를 행복하게 하는 세상의 좋은 것들을 이들에게 소개하고 싶어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예의를 갖추도록 교육을 받는 우리 어린이 청소년들은 이런 나를 대할 때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잘 느껴진다. 그래서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먼저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흔쾌히 "예스~"이다. 


100년 동안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도록 문화를 일구어 낸 YWCA에서 초대를 받았던 2020년   

대민외교 전문위원으로 일하면서, 전국에서 다양한 영역을 리드하는 분들을 만났다. 이 분들을 미국 외교관들에게 소개하는 글을 작성할 때 공통적으로 보이던 경력들이 있었다. YWCA에서 20대를 보냈다는 기록! 나는 자연스럽게 "어쩐지~ 다르시더라~ 역시!"라고 감탄했던 적이 많았다. 근무할 때 성함과 명성만 들었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행운은 없었던 "박 국장님"에게서 올 초에 연락이 왔다. "키다리"라는 전국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활동이 있는데 TF팀을 구성하게 되었다고, 함께할 수 있겠냐고 하셨다. 기뻤다, 엄청! 


"코로나여서.."가 통하지 않는 미팅.

"코로나임에도 불구하고" 매달 만났다. Zoom이라는 대안이 마지못해 언급이 되던 때에 우리는 "일단" 이 신세계에서 모여서 상황을 파악하고 움직이면서 다음을 꿈꿨다. 여기서 만난 TF 팀은 함께 기도하고 함께 고민하고 "무엇이든 해 보세"의 마음을 작고 큰 행동들로 옮겨 갔다. 한 분 한 분이 보여준 에너지가 하나로 뭉쳐질 때 내는 파워! 이 에너지로 지난여름 "I got your back!"을 느낀 키쌤 워크숍이 열렸다. 올 한 해가 행사 취소가 일상이었기에 함께 보낸 이 이틀이 기적이었다. 함께여서 가능했던 순간이었다. 청소년들을 만날 환경을 구성하는 우리들이 과연 어떤 마음과 행동으로 채워져야 하는지를 매 순간 이야기를 나누었다. 청소년들이 찾아서 오는 곳, 청소년들이 마음껏 자신들을 펼칠 수 있는 안전한 환경, 이 청소년들이 성장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우리 이웃이 행복해지는 것을 볼 수 있는 그 네트워크를 우린 우리 자신을 변화시키고 성숙하게 함으로써 만들기를 희망했다.  



청소년 어린이들이 "어른들에게 요구하는 일"이 자연스러운 문화가 어느 순간 생긴다면 ~  

뮤지엄을 돌아볼 때, 동네 공원을 거닐 때, 슈퍼를 기웃거릴 때, 주말에 동네를 어슬렁거릴 때 청소년들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 밤 10시가 되어서야, 학교에서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청소년들을 본다. 동네마다 학원 간판으로 시야가 가려진다. 일정한 시간이 되면 이 곳에서도 청소년들이 일제히 모습을 드러낸다. 


키다리학교를 반가워할 청소년들은 어디 있을까? 어떤 모습들일까? 

청소년들이 하고 싶은 일들이 있을 때, 우리 사회에, 이웃에 부족한 자원을 요청하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마음 편한 일이 되는 문화. 그 순간을 우리는 꿈꾼다. 


이렇게 멋진 활동들이 청소년들을 기다리며 진행되고 있었구나! 

키다리 TF팀을 하던 중에 또 하나의 위원회인 청소년활동자문위원회에 초대를 받게 되었다. 다양한 활동들이 어떤 과정으로 준비되고, 진행되고, 결과가 나오고 있는지를 들을 수 있는 이 Zoom미팅도 나에게는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에 대해 더 큰 액션을 꿈꿀 수 있게 해 주었다. 2020년을 마무리하는 위원회에서 나눈 소중한 말들을 기록해 둔다. 


"청소년들의 성장을 이야기했는데,
내가 성장한 느낌이었다" 


"최근 청소년들과 프로그램을 했는데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청소년들은 대단한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 했는데,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그런 공간이 없었고, 그런 어른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청소년들은) 나와 동등한 입장에서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이었다"

"너무 아이들만 보다 보니, 앞을 보지 못했던 것은 아닌가?"  

"운동은 들리지 않는 소리를 들리게 하는 것이다" 


"(청소년 활동, 운동을 리드한다는 것은) 부담이 되는 일인데 YWCA가 맡아주는 것이 고맙다"  

100년의 역사를 맞이하는 Y에 대한 우리 사회의 바램을 들었다. 각자가 서 있는 자리에서 그 자리에 서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기댈 때 나오는 힘. 신뢰! 서로의 전문성을 높이 인정하면서 협업을 이야기하고 공동체의 발전을 이야기하는 이 모습을 보면서 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자리를 Y가 엮어 주어서 고마웠다. 


내가 조직에 있을 때는 만날 인연이 닿지 않았던 소중한 분인 박국장님과 한 소중한 일들이었다. 내가 조직인 지금, 나는 나를 어떻게 충분히 활용할 것인가? 레거시 프로젝트를 가슴에 품게 만든 2020년에 받은 초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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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활동 #청소년 #YWCA #시민사회 

* Top Picture - Ben Hershey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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