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1학기짜리 자동차기계 수업을 6일만에 끝내?

미국.... 고등학교 과정인데?

오후 5시가 되어도 짱이는 쿨쿨 자고 있었다.

아마 어제 늦게까지 놀고 공부했나 보다.

드디어 눈을 뜨고 깨어난다. 어젯밤에 둘이서 푸닥거리(?)를 한 판 한 뒤라 서로 예의 있게 기상 인사를 나누었다.


"(쾌활하게) 응? 일어났네! 푹 잤어?" (눈치 보는 마미)

"응. 엄마, 나 늦게 일어난 거 아니지?"

"그래? 네가 알 것 같은데. 몇 시에 잤어?"

"오늘 아침 8시쯤 잤어."

"아, 그랬구나. 컨디션은?"

"좋아. 나 근데 이러다가 엔지니어링을 오늘 끝낼 것 같아."

"응? 어째서?"

"어제 아니지 오늘 아침까지 Unit 6까지 다 보고 잤어. 이제 Unit 6의 시험이랑 Unit 7만 하면 돼."


danielle-macinnes-unsplash.jpg 사진: danielle-macinnes-unsplash

아..... 이러니 내가 팔짝팔짝 뛰지.....

이렇게 해 낼 사람인데... 어찌하여 발동이 걸리는 데에 그리 시간이 걸리는 걸까?


"뭐야, 그럼, 너 1년 걸릴 과목을 몇일만에 해 낸 거야?"

"아니야, 이건 BYU에서 1년 동안 들을 수 있는 거지만, 우리 학교에선 이번 1학기에 다 수행해야 하는 거였어."

"그럼, 얼마나 걸린 거야?"

"아... 그게 말이야. 좀 문제야. 나 그럼 1학기짜리를 1주일 만에 끝낸 거야."

"웃긴다. 너 진짜 웃긴다. 말이 되니? 자동차라면서."

"그러게 말이야. 아, 이렇게 해 낼 것을...."

".........."

마미는 조용히 공감을 보내고 있었다. 어제의 푸닥거리에서 터득한 고딩 자녀와의 대화법이다.


"나 내가 좀 한심한 것 같아. 이렇게 잘할 수 있었는데."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들어가는 마미 선수!

"어제 우리가 나눈 플래닝이 좀 도움이 되었어?"

"(낮은 목소리로) 음."

jeffrey-f-lin-unsplash.jpg 사진: jeffrey-f-lin-unsplash

"아...... 왜지?"

짱. e-텍스트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시험을 보더니 갑자기 한숨을 터트린다.

"뭔데?"

"Unit 6 시험에서 하나 틀렸어."

"그럴 수 있지 뭐. 근데 참 속상하겠다."

시험에서 틀리는 게 얼마나 흔한데!라는 말은 삼켰다. 어제의 푸탁거림이 아직 하루도 채 안 된 상황이라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공감"이 전부이다.


"아. 나 처음 틀린 거야."

"뭐? 말이 돼? 그럼 Unit 6이 될 때까지 시험에서 다 맞았다고?"

"응. 아! 이거 때문에 평균이 내려갔어. 99.2야."

"(너 정말 재수 없거든) 으으음...... 충분하거든. 넘치거든."

"시험 다시 봐야겠어. 재시 보는데 얼마지?"

"(그만 하지.... 뭐하러....) 으으음..... 너 힘들지 않겠어?"

"10불이네. 그럼 다시 봐야겠어. 엄마도 아깝지 않아?"

"네 입장에서는 아까울 것 같아. 근데 난 오늘에서야 네가 지금까지 몇 점 받았는지도 알고, 뭐 전체에서 1문제인데. 너무 잘했지 않니?"

"딱 1문제야. 다시 봐야겠어."

"그러세요.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 운동 갈까? Unit 7을 마무리하는 데는 시간이 얼마나 더 걸려?"

"시험 하나만 더 보면 되니까, 1시간 정도."

"그럼, 기왕이면 오늘 마무리하게 10시 50분까지만 걷고 들어 오자."


cdc--unsplash.jpg 사진: cdc--unsplash

부지런히 걷고 10시 50분을 맞추어 들어와서 다시 시험 모드에 들어가는 짱.

"앗. 엄마. 미안해."

"엉? 뭔데? 무슨 일이야?"

"시험이 평소에는 25문항인데 이번엔 16문항이야. 더구나 마지막 시험인데 그닥 어렵지 않네. 다 끝났어. 더 걷고 들어 올 수 있었는데 미안해."

KakaoTalk_20201206_6일만에 engineering을 다 마침 revised.png

짱아!!! 짱아!!!! 이런 상황은 미안한 게 아니야. 네가 도사냐? 열어 보지도 않은 시험이 몇 문제인지 알게 뭐니? 쉬운지 안 쉬운지 쳐 봐야 알지? 어제의 푸닥거리 효과인가? 오늘 참 따뜻한 짱이였다.

ashleigh-robertson-unsplash.jpg 사진: ashleigh-robertson-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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