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등학교 과정인데?
오후 5시가 되어도 짱이는 쿨쿨 자고 있었다.
아마 어제 늦게까지 놀고 공부했나 보다.
드디어 눈을 뜨고 깨어난다. 어젯밤에 둘이서 푸닥거리(?)를 한 판 한 뒤라 서로 예의 있게 기상 인사를 나누었다.
"(쾌활하게) 응? 일어났네! 푹 잤어?" (눈치 보는 마미)
"응. 엄마, 나 늦게 일어난 거 아니지?"
"그래? 네가 알 것 같은데. 몇 시에 잤어?"
"오늘 아침 8시쯤 잤어."
"아, 그랬구나. 컨디션은?"
"좋아. 나 근데 이러다가 엔지니어링을 오늘 끝낼 것 같아."
"응? 어째서?"
"어제 아니지 오늘 아침까지 Unit 6까지 다 보고 잤어. 이제 Unit 6의 시험이랑 Unit 7만 하면 돼."
아..... 이러니 내가 팔짝팔짝 뛰지.....
이렇게 해 낼 사람인데... 어찌하여 발동이 걸리는 데에 그리 시간이 걸리는 걸까?
"뭐야, 그럼, 너 1년 걸릴 과목을 몇일만에 해 낸 거야?"
"아니야, 이건 BYU에서 1년 동안 들을 수 있는 거지만, 우리 학교에선 이번 1학기에 다 수행해야 하는 거였어."
"그럼, 얼마나 걸린 거야?"
"아... 그게 말이야. 좀 문제야. 나 그럼 1학기짜리를 1주일 만에 끝낸 거야."
"웃긴다. 너 진짜 웃긴다. 말이 되니? 자동차라면서."
"그러게 말이야. 아, 이렇게 해 낼 것을...."
".........."
마미는 조용히 공감을 보내고 있었다. 어제의 푸닥거리에서 터득한 고딩 자녀와의 대화법이다.
"나 내가 좀 한심한 것 같아. 이렇게 잘할 수 있었는데."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들어가는 마미 선수!
"어제 우리가 나눈 플래닝이 좀 도움이 되었어?"
"(낮은 목소리로) 음."
"아...... 왜지?"
짱. e-텍스트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시험을 보더니 갑자기 한숨을 터트린다.
"뭔데?"
"Unit 6 시험에서 하나 틀렸어."
"그럴 수 있지 뭐. 근데 참 속상하겠다."
시험에서 틀리는 게 얼마나 흔한데!라는 말은 삼켰다. 어제의 푸탁거림이 아직 하루도 채 안 된 상황이라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공감"이 전부이다.
"아. 나 처음 틀린 거야."
"뭐? 말이 돼? 그럼 Unit 6이 될 때까지 시험에서 다 맞았다고?"
"응. 아! 이거 때문에 평균이 내려갔어. 99.2야."
"(너 정말 재수 없거든) 으으음...... 충분하거든. 넘치거든."
"시험 다시 봐야겠어. 재시 보는데 얼마지?"
"(그만 하지.... 뭐하러....) 으으음..... 너 힘들지 않겠어?"
"10불이네. 그럼 다시 봐야겠어. 엄마도 아깝지 않아?"
"네 입장에서는 아까울 것 같아. 근데 난 오늘에서야 네가 지금까지 몇 점 받았는지도 알고, 뭐 전체에서 1문제인데. 너무 잘했지 않니?"
"딱 1문제야. 다시 봐야겠어."
"그러세요.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 운동 갈까? Unit 7을 마무리하는 데는 시간이 얼마나 더 걸려?"
"시험 하나만 더 보면 되니까, 1시간 정도."
"그럼, 기왕이면 오늘 마무리하게 10시 50분까지만 걷고 들어 오자."
부지런히 걷고 10시 50분을 맞추어 들어와서 다시 시험 모드에 들어가는 짱.
"앗. 엄마. 미안해."
"엉? 뭔데? 무슨 일이야?"
"시험이 평소에는 25문항인데 이번엔 16문항이야. 더구나 마지막 시험인데 그닥 어렵지 않네. 다 끝났어. 더 걷고 들어 올 수 있었는데 미안해."
짱아!!! 짱아!!!! 이런 상황은 미안한 게 아니야. 네가 도사냐? 열어 보지도 않은 시험이 몇 문제인지 알게 뭐니? 쉬운지 안 쉬운지 쳐 봐야 알지? 어제의 푸닥거리 효과인가? 오늘 참 따뜻한 짱이였다.
* Top Picture - Erik Mclean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