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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교육을 돕겠다고 내 일을 포기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그래도 대영님은 좋은 엄마예요. 홈스쿨링 하는 딸을 도우려고 직장까지 그만뒀잖아요."

"어멋! 그건 아닌데. 전 다른 사람을 위해, 심지어 딸이라 하더라도, 제 걸 포기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진짜? 몰랐어요.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그렇게 해 주고 싶거든요."

"왜요? 그러지 마세요. 제 딸은 고등학교를 홈스쿨링 해요. 엄마가 공부를 도와줄 수도, 생활을 도와줄 수도 있는 나이는 넘었어요. 난 내 일을 챙기는 것으로도 바빠요. 우리 딸에게 미안할 정도로 전 제 일에 시간을 써요. 더구나 제 딸은 십대 청소년이에요."

"십대 청소년 같지는 않아요, 대영 딸은. 무슨 문제 있는 건 아니잖아요? 문제 있어요?"

"십대 청소년이면 자립을 원할 때이고, 부모와의 거리도 자연스럽게 시도할 때잖아요. 그걸 도와줘야 하는 게 부모고. 근데 제가 대사관 그만두고 딸 옆에만 있으려고 하면 그 아이도 무척 불편할 거예요. 우린 거리 두기를 좋아해요."


내가 무척 좋아하는 지인 A와 나눈 대화이다. 딸을 둔 엄마로서 내가 어떻게 사는가가 내 딸에게 의연 중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포기"는 하고 싶지도, 상대방에게 요구하고 싶지도 않다. 과거의 나는 서툴지만, 내가 원하는 걸 표현하려고 했다. 그러더라도 내 표현력이 다듬어질 필요가 있는 것이었지, 결코 포기는 아니었다. 엄마인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표현하고, 여러 가지 스토리를 거치면서, 내 꿈을 실현하는 것을 나는 내 딸에게, 지인의 딸 아들들에게 보여 주고 싶다. 포기라니, 오우 노!


짱이와 이 대화를 이야기 나눴다.

"엄마, 나 때문에 대사관 그만둔 거였어?"

"물론 아니지. 근데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 당사자인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자기 방식으로 생각해 버리고."

"그치? 나 때문은 아니지? 엄마가 원해서 그렇게 한 거잖아."

"아이들 옆에 있어야 되기 때문에 다른 선택이 없어서 직장을 포기하는 여성들이 많아. 정말 대단한 결정이야. 그런 분들은 아이들에게 해 주는 게 많아. 아이들도 너무 어리고. 그런 분들이 있는데 내가 너한테 하는 걸 생각하면..... 그분들에게 민망하지. 그 분들이야 말로 칭찬을 받아야지. 난 내가 우선이야, 알지? 또, 나한테 넌 그럴 나이는 지났어. 이젠 스스로 해야지. 그치? 나는 너를 위해 쓰는 시간이 너무 적어. 사실 그 시간도 엄밀히 말해서 너를 위해서 쓰는 시간이라고 할 수는 없어. 내가 갖고 있는 역할 중 하나인 엄마라는 포지션을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임팩트 있게 쓰는 방식이야. 내 판단으로 시간을 최소한으로, 최적으로 쓰고 있어. 결국 엄마인 김대영, 즉 나를 위해 너와의 시간을 쓰는 거지."

"나도 그게 좋아. 엄마가 나 때문에 뭔가를 포기한다는 건..... 오........ 부담스러워."

"너도 나처럼 포기.... 하지 마라. 네가 원하는걸 정확히 파악하고 상대방에게 알려. 갈등이 있을 수 있어. 하지만 한쪽만 다 포기하고 감당하는 것보다는 갈등하면서 나누는 게 훨씬 나아. 그리고 너는 내려놓지 못하는데, 상대방이 양보를 한다면, 진심으로 감사하고, 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오케이?"

"당근. 난 포기 못해. 내 인생인데. 내 맘대로 할 거야. 이건 엄마 아빠하고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야."

"(헐! 이 방향으로 튀는 짱이!) 좋았어. 부모를 이기고 꺾으면, 넌 세상 어디서든 네 뜻을 펼칠 수 있어."


짱이와 만나는 시간, 진지하게 대화를 해야 하는 시간

우린 홈스쿨링을 하면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서로를 파악하고 이해하고 있다. 커리어 전환기를 겪고 있는 엄마와 스스로 매일 매일을 계획해야 하는 십대 딸은 "주간회의"를 하고 있다. 이 시간을 위해 우린 일정을 비우고, 줌 링크를 공유하고, 서로 "지원님" "저는 제 스타일대로 하고 싶어요, 엄마"라며 서로 가벼운 경어를 사용한다. 미팅은 복잡다난한 감정이 얽히고 설킨다. 우리집 워킹패밀리육아전략은 우리 눈에는 효과적이다.


annie-spratt-unsplash.jpg 사진 - annie-spratt-unsplash


* Top Picture - satheesh-sankaran-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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