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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제교류 TAN TAN RoDee Apr 20. 2024

자원봉사, 말려도 하겠다는 꿀재미!

102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 YWCA의 생일을 자축하며.

지난 1월 눈이 내린 제네바를 딸과 함께 여행했었습니다. 그리고, "혹시나"라는 마음으로 세계 YWCA를 방문을 시도해 보았어요. 원래도 바쁜 사람들이지만, 새해를 맞아서 더 바쁠 수도 있겠지만, 제가 좋아하는 YWCA의 세계 본부와 한 하늘 아래에서 있다는 사실이 저를 설레게 했답니다. 


"한국에서 온 자원봉사자입니다. 혹시 괜찮다면, 잠깐 세계 Y를 들리고 싶어요." 

오~~~ 오픈 마인드로 세계 YWCA로 메일을 보내 보았어요. 한국 청년, 청소년들을 위해 Y를 통해 제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열심히 찾고 있던 중이었어요. 세계 Y를 방문하게 되면 영감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일단 노크를 해 보았어요.


몇 번의 메일로 일정을 조율하고, 드디어 세계 YWCA를 방문했답니다.

아~~~ "저는 한국 Y의 자원봉사자일 뿐입니다. 직원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밝힙니다"를 말했지만, 세계 Y는 너무나 따스하게 적극적으로 맞이해 주었답니다. 


2024년 1월 스위스 제네바 세계YWCA를 방문하고. 사진에 포함되지 않은 1일은 딸. 이 사진들을 찍어 주었다.

"YWCA에서 자원봉사자들이 하는 역할은 어마 어마해요. 한국에서 자원봉사자가 스위스 제네바까지 우리를 방문했어요. 아주 특별한 방문입니다. 환영해요." 


방문을 한 시간을 계획했기에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습니다.


세계 Y: Y에서 하는 여러 활동 중에서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는 게 있나요?  

TAN TAN:  그 질문, 고마워요. 네, 저는 청년, 청소년들을 임파워링 하고, 리더십을 키우도록 돕는 일에 관심이 쏠려 있어요. 

세계 Y: 그렇군요. 도와주고 싶어요. 특히 어떤 청소년, 청년들에게 관심이 있나요? 

TAN TAN: 저는 지속가능성이 있는 배움의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어요. 특히 "잠재적인 리더십 역량"을 가진 청년, 청소년들을 도와서, 기꺼이 리더 역할을 자청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요. 


제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 명은 일어서고, 다른 한 명은 "벌써 뭘 가져올지 알아차렸구나."라며 웃습니다. 


세계YWCA에서 제작, 전세계 유스임파워먼트를 돕고자 배포하는 자료, Rise Up & Blooming Wildflowers 등


마음속에서 그리던 바로 그 자료를 손에 넣었을 때의 기쁨

인터넷에서 찾아서, 흑백으로 프린트를 해서 이미 여러 번 읽었던 Rise Up Manual! 하드 카피로 받아 들고서 "Wow! Wow!"라며 감탄을 멈출 수 없었어요. 매뉴얼은 너무 아름다웠어요. 내용 구성도 더 업그레이드가 되었고, 칼라를 사용한 디자인도 직관적이었고, 후루룩 보아도 방대함과 꼼꼼함이 이번 방문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 주었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일개 자원봉사자입니다." 

물론 무료로 배포하고, 전 세계에서 사용을 권장하는 자료집이지만, 막상 두 손 가득 받고 보니, 책임감이 느껴짐을 부정할 수는 없었어요. 세계 Y에서 혹시나 저에게 할 수 있는 기대가 있거나, 오해가 있다면, 최선을 다해 예방할 의무를 느꼈답니다. 


세계 Y: "알고 있어요. 당신이 이 자료들을 받아 갔다고 해서 한국어로 번역을 반드시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사실 우리는 어느 나라에서 무엇을 하는지, 또 안 하는지를 일일이 체크하는 곳이 아니에요."

TAN TAN: "기억하죠? 전 자원봉사자예요. 직원이 아니어서, 공식적인 어떤 자격을 띄는 건 하나도 없어요."

세계 Y: "우린 자원봉사자들 좋아해요. 당신이 공식적인 역할이 없는 거, 잘 이해하고 있어요."


자원봉사의 재미, 한 번 맛 본 사람은 계속 할걸요!

Rise Up! 라이즈 업! 이거이 뭐지? 

YWCA는 2035년까지 1억 명의 여성청년리더를 양성하자는 비전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리더십 매뉴얼이 Rise Up!입니다. 각 개인의 이슈에서 시작해서, 점차적으로 사회적 이슈, 전지구적 레벨로 순차적으로 업그레이드가 되어 있습니다. 이 이슈들을 교육 현장에서는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 퍼실리테이션 가이드와 각 주제에 대한 자료 제공까지 모두 담겨 있습니다. 


활짝 피는 야생화 Blooming Wildflowers 

- 스토리텔링 가이드 북 Storytelling Guide Book

십 대, 이십 대 여성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안심하고 나눌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설계하는 것을 이 스토리텔링 북에 담겨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타인이 자기 멋대로 판단해 버리지 않고, 주변에 나쁜 소문이 나는 것을 예방하도록 안내가 된 가이드 북. 이 책들도 심플하고, 강렬하게 구성이 되어 있어요. 더구나 Rise Up 매뉴얼처럼 칼라를 아주 세련되게 사용했습니다. 


퍼플, 퍼플, 퍼플 북들! 

우연이라 해도 즐겁고, 행운이라 해도 맞는 말인 듯 Rise Up과 Storytelling book은 모두 퍼플, 보라색입니다. 저는 퍼플섬에서 대민외교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어서 퍼플로 된 것들을 모두 좋아하고, 제 주변은 퍼플로 물들이고 있어요. 이 두 책이 퍼플이라는 사실도 제게는 의미가 있답니다. 


한국 YWCA에 Rise Up 등의 번역을 자청하다니! 

유스 임파워먼트의 책으로 이 퍼플 시리즈는 아주 유용할 것으로 분석이 되었어요. 한글로 번역이 되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접근이 쉽도록 만들고 싶었어요. 이미 영어 이외의 언어로도 번역은 되었어요. 아마 각 국가들의 현지 상황마다 기업이나 개인 등이 번역 작업에 기여한 듯했어요. 한글로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024년 저의 mantra는 vision in action, 즉 "비전, 액션!"

한국 Y에 제가 번역하겠다고 제안을 드렸어요. 사무총장님과 국장님은 "혼자서" 가능하겠냐고 마음을 써 주셨어요. 그리고, 저와 같은 자원봉사 위원회에 계신 위원장님에게도 Rise Up을 상세히 설명드렸어요. 위원장님은 정말 한없이 깊고 넘치는 격려와 지지를 보내 주고 있으시답니다.  


2024년 한국 YWCA의 신년소식지에 Rise Up! 추진이 적혀 있음을 발견

우연히 발견했어요. 이때의 반가움이란! Rise Up이 번역되기까지 여러 가지 도전이 거듭 닥치겠지만, 이렇게 사무국장님의 신년사에서 방향타를 쳐 주시는 것은 자원봉사자인 저에게는 의미가 크답니다. 이렇게 번역은 론칭이 되었어요. 

2024년 신년 소식지에 실린  Rise Up!

원고가 PDF 파일이고, 워드 파일을 요청하고, 시간이...... 

3월 말에 요청하고, 워드 파일이 와야 보다 효율적으로 번역을 하겠다며 매일매일 기다리고만 있었어요. 그동안 부활절이 있었고, 스위스는 부활절 휴가에 들어가고, 담당자가 출장을 가고, 등등등...... 이 또한 즐겁게 마음먹고 싶은 간절함이 있었답니다. 그동안 Rise Up의 가치를 주변 청년들과 공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혼자 가는 길이 아니라, 세대를 초월해서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이 되어야 지속가능성이 키워지기 때문입니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세계 YWCA에서 전송된 이메일들, 신나!! 신나!! 

"당신의 열정은 전염성이 있군요."

드디어 4월 18일 밤, 스위스 발 메일에는 Rise Up의 워드 파일이 전송되어 왔어요. 밤은 늦었는데도, "오우 마이 갓"을 연발하며, 파일을 열었을 때의 그 즐거운 마음은 그간 기다림 만큼 황홀했어요.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Rise Up 활동을 하고 있는 곳들이 있답니다. 그곳들과 국제교류를 하면서 상황을 듣고 배우면, 우리 청년들의 글로벌 리더십도 자연스럽게 성장이 될 거예요. 이 나라들이 어딘지도 3월에 질문을 보내고, 기다렸어요. 드디어 오늘 잠시 전에 "당신의 에너지는 전염적이에요 Your energy is infectious"라면서 답장이 왔습니다. 마치 4월 20일이 한국 YWCA의 생일날인 것을 아는 것처럼, 자석처럼 자료들이 "입국"을 했습니다. 


말린다고 말려지지 않는 자원봉사자 TAN TAN

"아니, 무슨 자원봉사예요. 그럴게 아니라, 사업으로 엮어 보세요." 

"일 안 해요? 자기 사업하는 것도 코가 석자인데, 무슨 자원봉사예요." 

"거기 돈 많은 곳이에요. 왜 공짜로 일해요. 정당하게 달라고 하세요." 


주변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저를 걱정해서 하시는 말씀들입니다. 이 분들은 공익적인 일을 하기도, 시민사회단체와 프로젝트를 한 적이 있기도, 존경하는 스승님들께서 자주 이와 같은 걱정을 표현하십니다. 제가 선택한 일에서 의미를 찾기 때문에 마음 편히 이 프로젝트를 이야기하다가 이런 말씀들을 들을 때는 마음이 잠시 아픕니다. 6초만 마음을 챙깁니다. 그리고 이 분들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의도가 무엇인지를 알기에 다시 얼굴이 풀리고, 온화한 미소를 머금을 수 있게 됩니다. 저를 아끼는 마음에서 하시는 말씀들이시니까요. 그런다고 제가 멈출 수는 없는 일입니다. 


왜 Rise Up인데? 왜 TAN TAN이? 

이유 1. 청년들을 섬길 수 있는 레거시 Legacy 프로젝트로 한국 YWCA와 협력으로 Rise Up 보다 더 큰 스케일은 없을 거라 장담합니다.

이유 2. 일을 선택할 때 제 비전과 어떻게 일치하는가가 제일 중요하고, Rise Up은 딱 맞습니다. 

이유 3. 전 세계 네트워크를 가진 YWCA이기에 Rise Up은 태어날 때부터 글로벌이며, 국제 교류는 제가 가장 잘하고, 재미있어하는 일입니다.

이유 4. 기빙 Giving의 삶, 리시빙 Receiving의 삶을 선택했고, Rise Up은 첫 선택지입니다.

이유 5. Rise Up을 번역하고, 운영되기까지 엄청난 투자가 필요하기에 자원봉사를 선택합니다. 


저의 셀프케어로 Rise Up이라는 초강력 수를 둡니다. 

가즈아, TAN TAN. 

       

  

* Top 사진: Unsplash의 Vicko Moz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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