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단면
쪼글 해진 매실 한 입 베어 무니
’아! 여름이구나! 그래! 여름이지 ‘하고 미세한 떨림을 느꼈다.
작년 여름을 떠올리며 생각보다 빠른 시간의 유속에 한 번 놀라고,
오는 한 여름 더위가 바짝 다가왔음에 또 한 번.
내년 이맘때 맛보게 될 올해의 맛을 벌써부터 기대한 탓일지도 모르겠다.
어쩜 매실 한 알에 이리 초여름 맛을
향긋하고 달큼하게 그득 품고 있는 건지.
젤리처럼 쫀득한 과육을 씹으면서 생각했다.
그 순간 나는 작년 여름, 오늘 여름,
앞으로 마주할 여름을 넘나들었다.
글과 사진 @heygl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