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라피에세이
나중에 알찬 열매만 맺을 수 있다면,
지금 당장 꽃이 아니라고 슬퍼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꽃은 한 번 피고 나면, 지는 때를 기다린다.
영원히 피어있는 꽃은 없으니 꽃잎이 진다고 슬퍼하지 않는다.
그 다음을 약속할 뿐이다.
그러니 지금 꽃 한송이 피웠다고 자만해서는 안되며,
땅속에 묻힌 신세라한들 불평할 필요도 없다.
때가 되면 꽃 피울 수 있는 계절을 품고 살면 된다.
싹이 트고 잎이 자라고
꽃이 피고 지는 모든 순간을 사랑한다면,
언젠가 한 알의 생명을 품은
고귀한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written by 글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