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직 후 시니어 부부의 하루일과

부부가 함께 하는 운동(파크골프)

by 연금책사

정년퇴직 이후, 비로소 나는

한 사람의 남편으로서 당신을 옆에서 더 가까이 당신을 깊이 바라보게 됩니다.

그동안은 가장으로서 책임의 무게에 쫓겨

당신이 감당해 온 수많은 시간과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당신이 있었기에 내가 오늘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것을요.


오랜 세월,

나는 바깥에서의 역할에 충실했고

당신은 말없이 집과 일상을 지켜주었습니다.

그 덕분에 나는 마음 놓고 일할 수 있었고,

당신은 그 자리를 한 번도 흔들림 없이 지켜주었습니다.


이제 내가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당신의 하루를 조금씩 이해하게 됩니다.

혼자 보내던 시간,

조용히 흘러가던 일상 속에

내가 들어왔다는 것이

당신에게는 또 다른 변화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더 조심스러워집니다.

내가 혹시 당신의 일상의 리듬을 깨고 있지는 않은지,

무심코 건넨 말 한마디가

당신에게 부담이 되지는 않는지

이제는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점심 한 끼를 함께 준비하는 일조차

이전에는 당연하게 여겼지만,

그 모든 과정이 얼마나 많은 손길과 정성을 필요로 하는지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당신의 수고를 덜어주고 싶고,

당신이 조금 더 편안하게 웃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함께 시작한 파크골프도

그 마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당신과 같은 시간을 보내고,

같이 웃고, 같이 움직이며

서로를 더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처음 채를 잡고 서툴게 공을 치던 날,

당신이 애쓰는 모습이

나는 참으로 대견하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잘하고 못하고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당신과 함께라는 사실이

내게는 가장 큰 기쁨이었습니다

하루, 이틀 지나며

조금씩 익숙해지는 우리의 모습 속에서

나는 깨닫습니다.

노후의 행복은

특별한 무엇이 아니라

이렇게 당신과 나란히 서 있는 시간이라는 것을요.

9홀 홀인원(인생 처음^^)

이제는

내가 당신을 더 아끼고,

더 배려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당신이 걸어온 길에

조금이나마 편안함을 더해주고,

남은 시간만큼은

서로에게 가장 좋은 동반자가 되고 싶습니다.

당신과 함께라서

나는 여전히 행복한 하루를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