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를 제안합니다
오늘도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뉴스를 업무 메일에 넣어 본다. 출근길에 매일 읽는 뉴스고, 동남아 각국의 친구들과 대화하다 알게 되는 이야기여서 따로 공수가 들지도 않는다.
회사 동료에게도 담당 클라이언트와 관련 있는 내용이 생각나면 먼저 이야기한다. 슬랙 채널에까지 동남아 관련 뉴스를 수시로 공유하자 팀장님이 말씀하셨다.
글을 한 번 써보는 게 어때?
슬랙은 날아가버리니까 아쉬운 거 같아.
잘 모아보는 거 어때?
써보기로 했다. 그저 정보를 위한 내용을 정리하는데 시간을 많이 들이고 싶지 않다. 업무에서 클라이언트에게 시의성 있게 건네는 제안과 같이 짧고 간단하더라도 액션 아이템을 건네고 싶다. 한 회사라도, 한 담당자라도 좋으니 글을 읽고, 아이디어를 얻고, 회사 상황에 맞게 가공해, 빠르게 실행해 본다면, 그 결과가 작은 성공 사례가 되기를 바라며.
4월 들어 대만 시장을 공략하는 글로벌 클라이언트들이 늘어났다.
왜일까?
찾아보니 대만은 아시아의 다른 국가에 비해 COVID-19가 빠르게 안정화된 국가다.
대만의 방역은 세계적인 모범 사례다. 코로나 확진·사망 통계 등을 믿기 어려운 국가들을 제외하면 대만의 성적표는 단연 돋보인다. 4/3 기준 현재 감염자가 339명이다. 사망자는 5명에 불과하다. (2020.04.04)
대만 시장 광고 캠페인이 있는 팀원들에게 공유했다.
"대만 캠페인 커뮤니케이션 시 클라이언트에게도 한번 언급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성과가 좋은 상황이라면 업셀 포인트와 함께 건네볼까요. 주변 국가 마케팅이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이라면 이관해 시장 테스트를 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대만도 4월 말 공휴일이 한국처럼 4/30~5/1 기간이네요. (4/30 Buddha's birthday, 5/1 Labour day, 5/10 Mother’s day)"
한국에서 다국가 글로벌 마케팅을 담당하는 마케터에게 담당하는 모든 국가가 주력 국가는 아니다. 앱 서비스마다 주력 시장, 주력 국가가 있고, 모두 기회가 있다고 하더라도 제한된 인력과 시간으로 한국에 있으면서 모든 국가에 대해 정보를 얻을 수는 없다.
그래서 시의성 있게 건네는 짧은 뉴스 기사, 현지 인사이트 한 문장은 생각보다 마케터에게 도움이 될 때가 많다. 세상만사에 관심 많은 마케터에게 세상 속 기회가 조금 더 잘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대만의 공휴일이 문뜩 눈에 띄어 다른 아시아 국가도 살펴봤다.
올해는 아쉬운 기간이지만, 4월 말 5월 초 황금연휴는 한국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일본은 쇼와의 날(4/29), 헌법의 날(5/2), 녹색의 날(5/4), 어린이날(5/5)이 몰려 있어 일주일이 넘는 이 연휴를 '골든위크'라고도 부른다.
홍콩은 4월에 아시아에서는 공휴일로는 흔치 않은 부활절 연휴가 4일(부활절 전날~ 부활절 3일 후)이나 된다. 학교도 1~2주의 부활절 방학을 하기 때문에 대학생과 가족 단위 시간이 늘어나는 기간이다. 여기에 부처님 오신 날과 노동절까지 이어진다.
인도네시아는 이맘때가 라마단 기간이다. 라마단은 공휴일 정도가 아니라, 4월 말부터 무려 1개월 동안 이어지는 공휴기간이다. (라마단은 다음 글에서 더 자세히 제안해보려 한다.)
항공/여행 업계가 특히 주목하는 기간이었지만, 이외에도 마케팅에 활용하면 통하는 앱 서비스와 국가들이 꽤 있다. COVID-19 시국에도 여전히! 내년 이맘 때는 조금 더 일찍 여기저기 알려줘야겠다.
머신러닝 기술로 글로벌 앱 마케팅을 하는 애드테크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다. 잘 만든 앱 서비스 하나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 세계 유저를 만날 수 있다. 오천만 인구에서 수억 인구로 쓰임과 이익이 연결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글로벌 마케팅은 그렇게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삶의 모습이 그려지는 미국, 유럽권과 달리 국가마다 특색이 강한 동남아시아는 더더욱 멀게 느껴진다. 같은 아시아라는데 은근히 언어 장벽, 인종 장벽, 문화 장벽, 거리 장벽까지.
"아직 못 사는 나라 아니야? 그 나라 현지어가 뭐야? 인구가 얼마나 되지?"라는 질문은 하지 않는 수준이 되더라도 "정보는 온라인에 다 있다는데 왜 이렇게 내 눈에는 안 띄는지 모르겠다, 매 분기마다 빠르게 격변하는 건 알겠는데 아직도 때 지난 과거 정보가 혼란스럽게 한다."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다.
작년 초까지 동남아시아 6개국에 지사가 있는 싱가포르계 인플루언서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한국 브랜드들의 동남아 현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기획했다. 분기마다 출장(싱가포르 7회, 베트남 3회, 태국 2회, 인도네시아 2회)을 다니며 만난 동남아 시장은 너무나 흥미로웠고, 지금도 동남아시아에는 한국의 앱 서비스를 소개하고, 한국 기업에게는 동남아 유저를 연결해 사업을 확장시킬 때 큰 성취감을 느낀다.
한 사회의 문제를 제대로 푸는 솔루션은 보통 국가를 불문하고 문제를 해결한다.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하는, 자사의 상품과 서비스에 가장 잘 맞는 나라를 테스트해보며 찾는, 수억의 동남아 유저를 확보하는 한국의 브랜드와 앱 서비스가 더 많아지기를 응원하며 오늘부터 '동남아시아를 제안'해보려 한다.
저자가 왜 이렇게 동남아시아에 관심이 많은지 궁금하다면 아래 매거진을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