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 꿈
명백하게 그건 꿈이었어요.
눈을 뜨자 방이었고 , 여름임을 알 수 있었어요
방충망을 쳐둔 방 밖으로 초점 흐린 눈을 가진 키가 큰 여자 하나가 서 있었고 ,
너무 놀란 나머지 소리를 질렀습니다
"당신 뭐야 저리 안 가??? "
그녀를 힘으로 밀치고 문을 닫고 잠그고 , 창문 틈 사이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 틈 사이를 두 눈으로 쉼 없이 그녀의 동선을 따라굴렸고, 그녀는 지인을 만났는지 다행스럽게도 인사를 하며 제 방과 먼 반대쪽으로 갑니다.
그리고 만난 자신의 지인에게 "저 여자가 나를 의심하고 있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그녀는 말을 하며 손을 뻗어 창문 틈 사이로 쫓고 있는 눈을 가리킵니다.
제 눈이었습니다.
그리고 약간은 포근한 듯한 인상을 가진 그녀의 지인이 방문을 두드립니다.
경계심을 풀지 않고 걸쇠를 걸어둔 채로 살짝 문을 열어요.
그러고는 묻지도 않았는데 계속 쳐다본 이유를 말합니다.
"나쁜 사람인 것 같았는데 , 계속 보니 그런 것 같지 는 않네요.. "라고
그녀의 지인은 제 말에 이내 친근한 미소를 지으며 경계심을 풀게 하고는 문을 열어달라고 부탁합니다.
문을 열자 방 안으로 들어와 열심히 저를 놀라게 한 아까의 그녀에 대해 설명해요.
' 이 근처에 병원에서 일하는 간병인인데 , 약간 음울한 분위기 때문에 병원 사람에게도 말이 좀 도는 편이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이에요 '라고
그리고 알람 소리가 섞여 꿈에서 깨어났어요.
평소 같으면 대수롭지 않게 꿈에서 벗어나 하루를 시작했을 텐데 , 자꾸 곱씹게 되더라고요.
마음을 들여다본 것 같았어요.
어쩌면 그녀와 나 사이에 있는 방충망.
그 방충망은 분명 벌레들을 막아줍니다
그런데 그녀는 왜 벌레들과 함께 그 방충망 밖에서
지금의 나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었을까요.
의문이 생깁니다
또 , 지인이 설명한 그녀는 간병인이었습니다.
지금은 잊어가려고 노력하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간병 시절 속의 아픈 기억을 가진 나를 어쩌면 얇은 방충망 하나로 겨우겨우 막아놓은 건 아닐까요.
오늘은 유난히도 목이 마른 아침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