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걷는 일
공기가 선선해졌다. 바깥으로 산책하기 너무나 좋은 날들의 반복이다.
햇살이 좋은 날은 먼지들로 시야가 조금 흐리다. 그래도 햇살 좋은 날의 밤이 되면 적당한 선선함에 이끌려
결국 바깥으로 나간다. 휴대폰으로 좋아하는 노래를 킨 후 이어폰을 귀에 꽂는다. 슬픈 노래들을 좋아하는 터라 약간은 음울한 분위기를 띠는 멜로디가 귓속으로 흘러들어온다. 조금은 울적해진다.
바쁜 일상생활들 속에서 온전히 떨어져 있는 시간이다. 걷는 일은 바쁘다는 핑계로 잠시 미뤄두었던 문제들과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다. 늘 걷던 길을 뚜벅뚜벅 걸으며 잔잔하게 부는 바람들이 몸을 스쳐갈 때면 홀로 떨어져 나온 사실이 명확해지는 듯하다. 내가 걷는 사람들을 바라보듯 나를 또 바라본다.
울컥 눈물이 또 난다. 어쩜 이렇게 눈물이 잦냐고 자책하면서 쓰고 있던 모자를 꾹 눌러쓴다. 어쩌면 이리도 약한 걸까라는 생각에 답답해진다. 모든 문제에 답은 없고 , 그 답에 대한 결과는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럼에도 무언가를 선택한 후에는 또 다른 것에 대한 답에 따라올 최고의 결과만을 생각하며 아쉬워한다.
어쩌면으로 시작하는 말들이 머리를 맴돈다. 지금 이 상황이 최선의 상황일 수 있다고 자기암시를 해본다.
또 한 번 긍정의 힘을 믿기로 해본다.
적어도 아픔에게 집어삼켜지지는 않을 거야,
그래도 오늘은 여기까지만 걷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