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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비련씨 Aug 28. 2023

제대로 결정짓지 못한 '나'

아련한 애련씨 10. 정체성 23.8.28

브런치 제목이 중구난방이다. 제목 중 '아련한 애련씨'는 나에 관한 이야기다. 다소 감성적인 나를 오래 봐온 친한 지인이 붙여준 이름이다. 어감과 각운이 착착 맞는 것이 딱 나를 말한 것 같아 소소한 내 이야기를 묶을 요량으로 큰제목을 붙여봤다. 그러다가 큰제목이 항상 '아련한 애련씨'라 그게 그거 같아서 작은 제목으로 내렸다. 하기사 이런 거 신경 쓰는 사람은 정작 글 쓰는 나뿐이겠지만 말이다.

오늘 고민하며 쓰는 이야기는 정체성에 관한 것인데, 이런 고민은 청소년들 특히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 진로와 관련해 고민하는 그들만의 과제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니체가 일찍이 말하지 않았던가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느니라'.라고...

아직도 어떻게 살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할 것인가도 아울러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8월 30일에는 일생 처음으로 1:1 이미지 컨설팅을 받기로 예약했다. 어떤 사소한 고민을 하느냐면, 흰머리를 그대로 기를 것인가? 에 대한 것이다. 너무나 사소해서 그런 것이 무슨 고민인가 싶겠지만 이 것을 결정지어야 나머지를 세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작년 2022년 처음으로 염색을 했다. 흰머리가 남들보다 빨리 났었고 정수리 부근에만 몰려서 났었기에 사람들은 브릿지가 아니었냐며 묻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전체적으로 흰머리가 나면서 마음이 조급해졌다. 이젠 멋으로 기른 흰머리가 아닌 정확히 노화의 현상으로 보였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편이라 여전히 짧은 바지나 짧은 원피스를 선호하고 있는데 이 모습도 언밸런스로 보였다. 

그런데, 보여지는 부분에 대체적으로 둔감했던 내가 가장 충격받은 일은 고객사 행사에서 나 말고 젊은 직원이 강의하거나 행사 설명등을 해주길 원하는 고객사 담당자들의 요청이었다. 처음 그런 제안을 받았을 때는 행사 성격상 좀 젊은 직원이 하는 것이 낫겠다 싶었는데, 또 다른 고객사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에서 나 아닌 다른 사람을 강사로 해주길 바라는 것을 듣고 내 문제였구나 생각됐던 것이다. 

작년까지는 촌각을 다투며 논문과 투쟁하느라 회사일에 뜸하기도 했었고, 보여지는 내 모습조차 돌아볼 시간과 여력이 없었다. 그러다 시간이 많아지고 이슈들이 발생하면서 이젠 결정할 시간이다 생각하고 이미지 컨설팅을 받기로 했다. 

나이 든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그리 나쁜 일은 아닐 것이다. 중후함과 우아함을 갖추면 될 텐데 아직까진 경박한 내 말투와 부그르르르 끓어오르는 화 때문에 아직은 갈길이 멀다. 30일 나는 어떠한 모습을 갖추기로 결정을 할 것인가? 무척 기대가 된다.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결정된 '나'는 다음 편 글로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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