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글쓰기 84
세상에 말야. 아기가 태어나면. 저기 좀 멀리. 응. 그러니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좀 많이 더 멀리. 거기 우주 어디 한 곳에서도 별이 하나 생겨나는 거야.
응. 아냐. 술 취해서 헛소리 하는 거 아니라고. 물론 내가 술은 좀 마셨지.
아. 쫌. 시끄럽고 들어 봐.
그러니까 별이 생겨나거든?
뭐? 생명체? 야 거기에 생명체가 사는지 어쩌는지까지 굳이 따져야 되겠냐? 확실히 너는 이과는 아냐. 그치?
막 태어난 별에 무슨 생명체가 있겠니?
애기가 엄마 뱃속에서 영양분을 공급받아서 자라듯이. 걔도 두터운 가스성운 속에서 자기를 감싸고도는 우주먼지를 끌어들여서 점점 어엿한 별이 되는 거라고.
아. 놔. 이야기가 또 이상하게 흘렀네.
됐고 좀 들어봐.
그러니까 지구에 아가가 태어났을 때, 우주에도 별이 태어난다고. 응? 사람은 저마다 자기만의 별을 우주에 가지고 태어나는 거야.
이 빌어먹을 나라에는 내 명의로 된 땅뙈기 하나 없지만, 사실 태어나기만 해도 우주 저 멀리에는 각자의 별이 있는 거라고.
그렇게 애가 자라는 동안, 별도 자라는 거야. 그렇게 자란 별은 열심히 밤하늘에서 좀 반짝이는 거지. 왜냐면. 지구에 태어난 자기 짝꿍 인간이, 이 무수히 많은 별 중에서 자기를 발견해주기를 바라거든. 그게 별의 마음이야.
뭐라고? 이게 뭐가 닭살 돋는다는 거야. 하긴 새벽 2시 27분 아니면 이런 소리 하기 좀 그렇기는 하다잉?
그런데. 슬픈 게 있다? 별이 아무리 열심히 반짝여도, 짝꿍인 사람들이 자기를 알아봐 주지 않는다는 거야.
지구 사람들은 바쁘니까. 여기는 이미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살만큼 만만한 곳이 아니니까 말야.
그래. 누가 요새 밤하늘 올려다보며,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엄마~하겠냐고.
천문학자이거나 타로점 보는 점성술사나... 아니다 이 사람들도 별보다는 나무위키 보겠다. 애들은 별 좀 보겠네. 응.
그런데. 있지. 자기야. 나는 그러고 살고 싶어. 응? 별 보면서. 꿈 꾸면서. 그렇게.
진짜 우리 여보한테는 미안한데. 니도 알다시피 그렇게 살려면 사람 구실 하는 거 쉽지 않잖냐?
피유...
아냐. 아냐. 한숨 쉬는 거.
그냥 근데 나는 그러고 살고 싶다고.
저기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멀리에서 열심히 반짝이며 알아봐 주기를 바라는 별이 외롭지 말라고. 나라도 좀 별을 보고서 살고 싶다고.
근데 그거 나 혼자 보면 좀 그렇잖아?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이 뭐냐면.
야. 그냥. 같이 볼래?
내가 니 별도 하나 찾아 줄게.
나 혼자는 좀 그렇거든. 근데 너랑 같이 찾으면 되게 괜찮을 것 같아.
야. 야. 자기야. 전화 끊지 말아 봐. 내가 방금 꽤 괜찮은 백색왜성을 하나 알아본 것 같거든.
근데 계약금이 좀 쎄네.
어. 이거 시리우스뱅크 계좌 보낼 테니까.
계약금 쫌만 입금해봐. 응. 그래. 아! 이번에는 확실하다니까!!
따~~따르라라라~~따르라라~~~
언제까지 지구 위의 작은 꿈에만 매달리시겠습니까!
갤럭시안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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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꿈에 집과 땅 사는 꿈을 꿨다.
지형씨가 믿을만하냐고 물어서.
확실하다고, 믿어보라고, 3년만 있으면 15배는 오를 거라고 투자해달라고 호언장담 했다.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잔금 치렀는데.
알고 보니 기획부동산.
꿈이 드러워서 새벽에 깼다.
이런저런 망상만 하다 보니까 날이 밝다.
어쩐지 오늘은 하루가 길 것 같다.
나는 꿈에서도 돈 버는 재주가 없더라.
씌.
지형씨한테 미안하게시리.
뭐 어쩌겠어. 이미 이렇게 된 거.
지가 감당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