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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달리기 1km에 4분대로 달리고 기분이 업업업된 임작갑님.
차에 탈 때마다 자랑질.
이를테면 이런식이다.
"있잖아. 내가 달리기 해서 6km를 30분 안으로 들어올 거라고 생각을 못했거든."
"어. 대단해."
"크으!! 나 진짜 좀 쩔지 않냐?"
"어. 멋져."
"자기야. 내가 이걸 해냈다! 오호호호호호!"
"ㅇㅇ 역시 임자까야!!"
"김매니줘~ 내가 5분의 벽을 깰 수 없을 것이라 쉥각을 했겠쥐? 너우너우노우!
난 그뤈 여좌가 아닌 것이야! 포기를 모르는 여자인 것이쥐!"
"아무렴요! 그러시겠지요!"
그렇게 오늘도 자신의 달리기 기록의 일취월장을 자랑하던 임작갑.
한참 목적지로 가던 도중 뭔가 생각났는지 그런다.
"아. 참. 자기야. 그 근처에 로...그 뭐냐. 거기서 내려줘. 살 것이 있어.
거기... 그...로드컬푿!"
응? 뭐? 어디???
내 반응이 이상하자, 자기가 뭔가 단어를 잘 못 말했음을 직감했는지 웃기 시작한다.
"푸핫핫핫핫핫 거기 있잖아!! 너 알잖아!! 푸핫핫핫핫!!"
이봐! 웃음으로 넘기기엔 굉장하게 틀렸다구!
하지만 진지하게 지적했다가는 등짝맞기밖에 더하겠나. 이럴 때는 최대한 건조하고 무심하게 대답해야한다.
"어. 로컬푸드 매장에 내려줄게."
"크하하하하. 내가 미쳤나봐. 왜 단어를 그렇게 섞어서 그랬데? 맞아 로컬푸드. 로컬푸드. 거기 내려줘."
지가 생각해도 '로드컬푿'이 웃겼는지 계속 '아~ 내가 왜그랬지? ㅋㅋㅋㅋ'라며 중얼거린다.
그러더니 진지하게 이런다.
"아무래도 발음이 좀 헷갈린 것 같아. 진짜 로드컬푿이라니. 그 푸킨도 아니고."
'응?? 뭐지?? 푸킨??? 뜬금없이?? 이건 무슨 맥락이지?? 푸킨???? 설마...'
당황하지 않고 무심한듯 시크하게 다시 물었다.
"푸틴이겠지. 러시아 대통령. 푸틴."
그러나 임작갑은 다시 엄청나게 웃었다.
그런다고 민망함이 감춰질리 없지만.
우리의 권력관계에서는 그정도로도 충분히 괜찮아진다.
그렇게 나는 임작갑님을 로드컬푿에 내려드리고, 맥락없이 블라디미르 푸킨을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