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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 부부 이야기
나는 로맨스 별책부록을 기대한다. 그러나 남편은...
동상이몽 스토리#8 일에 대한 동상이몽
by
글탐가
Mar 1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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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술을 한 잔 마시고 얼큰하게 취해서 말했다.
"당신은 사치스러운 취미생활을 하고 있어.
그것도 너무 사치스러운..."
남편이 사치스럽다고 말하는 취미생활은
출판사 대표로 매번 적자상태로 돈을 까먹고 있는
내 일을 두고 얘기한 것이다.
간신히 달래서 잠재운 후
남편의 말 한마디에 상처를 받아서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한 채 뒤척인다.
'난 목숨 걸고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버티고 견뎌내는데...'
문득 서러워진다.
'두고 봐라~내가 돈 많이 벌어서 고급 승용차 사주는 걸로
복수해 줄 테니~'
하지만 한편으로는 남편의 마음도 이해가 된다,
그냥 드라마 작가나 할 것이지
남들은 돈이 안돼서 있던 출판사도 문을 닫는다는데~
오히려 남들 부러워하는 드라마 작가는 안 하고
돈도 안 되는 출판사를 덜컥 차리더니
2년이 넘도록 계속 적자를 면치 못하는 출판사를
적금을 깨고, 있는 돈 끌어모아 유지하고 있으니...
처음 내가 출판사를 차리게 된 것은
미치도록 열심히 쓴 나의 드라마가 선택받지 못하고
사장되는 안타까운 마음 때문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마음 때문에 시작했건만
결국 나 자신도 내 작품을 선뜻 쓰지 못하고
오롯이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 출간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작가들의 책이 출간될 때마다
내 안에 샘솟는 기쁨이 점점 커져서
남편이 얘기했던 사치스러운 취미 생활을
접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로맨스 별책 부록'이란 드라마를 봤다.
드라마와 출판!
내가 활동하는 치열한 현장이다.
때로는 공감하고
때로는 비현실적이어서 피식 웃으며
매주 챙겨보고 있다.
그리고 우리 직원들에게도 마케팅 전략 운운하며
꼭 챙겨보라고 강요한다.
"재밌냐?"
로맨스 별책부록을 보고 있는 나에게 남편이 묻는다.
"재미로 보나? 이종석이 멋지니까 보는 거지!"
"애도 아니고.. 아줌마가."
듣는 아줌마, 갑자기 서운해진다.
아줌마는 로맨스를 꿈꾸면 안 되나?
나는 남편과 로맨스 별책부록을 꿈꾸고 싶다.
경력단절 여성, 강단비에게 끊임없는 응원과 지지를
보내는 이종석처럼~
아줌마지만 용기 있게 장사도 안 되는
출판사에 출사표를 던진 나에게
남편의 끊임없는 응원과 지지가 필요하다.
내 삶의 로맨스 별책부록~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꿈꾸는 것은 무죄다.
keyword
동상이몽
출판사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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