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을 더 이상 구독하지 않고,
새 글 알림도 받아볼 수 없습니다.
이야기의 시작
내가 누군가의 인생을 정리해야 하는 글을 쓴다면 그건 엄마를 위한 글일 거야.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아마 애순이를 몰랐다면 이런 글을 쓸 용기조차 가지지 못했을 거야. 그런데 애순이가 말하더라.
“근데, 엄마는 엄마대로 행복했어. 엄마 인생도 나름 쨍쨍했어. 그림 같은 순간이 얼마나 많았다고. 그러니까 딸이 엄마 인생도 좀 인정해 주라.”
그래, 언젠가 엄마가 말했었지. 딸이 좀 이해해 주라. 그 말을 듣고도 입을 꾹 다물었던 것 같아. 사실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아.
그런데 드라마가 뭐라고, 애순이를 보고 나서야 엄마를 조금 이해하게 됐어. 억척스럽고 답답하기만 했던 엄마는 애순이더라. 똑똑하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애순이.
나는 기억하지 못하는 엄마의 사진 한 장.
이 모든 이야기는 거기에서부터 시작돼. 밤나무 밑에서 예쁜 원피스를 입고 찍은 사진. 엄마가 되기엔 너무 어렸던 21살 소녀.
안녕, 나의 애순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