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인사를 보내며
안녕하세요. 너무 오랜만에 브런치에 들어와서 글을 남겨요. 그동안 2025년이 가고 2026년이 오고야 말았네요. 저는 여전히 잘 살고 있습니다. ^^
새해는 어떤 의미일까. 생각하면서 연말을 보냈어요. 제가 제주에 처음 왔을 때는 어떤 일이 생길지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 전혀 몰랐어요. 그런데 1년이 지나고 나니 아는 사람들도 많이 생기고 제가 생활하는 삶의 범위도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 사실 처음의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가 그리웠어요. 그래서 연말에 계속해서 뭔가를 내려놓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새로운 장소에서 삶을 시작하는 건 여행과도 같았어요.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이 새로웠죠. 만나는 사람들 나에게 찾아오는 기회들 그런 것들이 너무나 재미있었어요. 삶이 여행이 되는 순간이었죠.
그런데 지금은 1년을 살고 나니, 내가 내년에는 또 어떻게 살아야 하나 현실적으로 걱정 같은 게 생기기 시작한 거예요. 그런 마음을 내려놓고 싶어서 연말에 여행다니고 책을 읽었어요.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없어요. 걱정은 그냥 하지 않아도 되는 건데 괜히 내가 무언가를 붙들고 있는 거예요. 걱정을 붙들고 있다는 다고 해서 나의 미래가 좋아지는 일도 없으면서 말이에요.
그럴 때마다 다시 처음을 생각해요. 아무 기대도 없었던 그때. 나에게 선물처럼 하나 둘 다가와 준 기회들. 2025년은 아무것도 없음에 하나씩 생기는 기회들로 채워졌거든요.
그래서 사실. 새해 계획도 세운 것이 없어요. 몇 가지 마음속으로 하고 싶은 것들의 목록은 있는데 새해에는 이걸 꼭 이루어야지 하는 건 없는 것 같아요. 너무 빡빡하게 살아가는 것도 제가 원하는 삶이 아니고요.
계획 속에서 이것저것 하면서 살아가기보다는 힘을 빼고 편안하게 삶을 즐기면서 살아가고 싶어요. 무엇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말이에요.
그동안 목표지향적인 삶을 살면서 힘들었잖아요. 학생 때부터 그런 삶에 익숙해져서 그게 잘 사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하지만 삶을 그렇게 힘들게 살 필요가 없어요. 삶은 선물인걸요. 즐기면서 살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에요. 즐기려면 마음이 편안해야 해요. 내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다면 더 좋겠죠.
저는 새해를 맞이하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정체성에 대해 깨닫게 됐어요.
글쓰는 요가수행자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제가 정말 '수행자'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하는 활동들이 '돈을 버는' 것과는 좀 거리가 멀다고도 생각했고요.
하는 일이라고는 아침에 일어나서 요가하기, 명상하기, 모닝페이지 쓰기, 브런치에 글쓰기, 노래하기 이런 것들 뿐이니까요. 그래서 뭔가 돈을 버는 또 다른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해야 하는 일이 그게 전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저는 수행자더라고요. 수행하는 사람에게 명상, 요가, 글쓰기는 그냥 해야 되는 일이고요.
그래서 그런 나를 그냥 인정하기로 했어요. 세상에는 수행자도 필요하니까요. 누군가는 실제로 수행을 하면서 살아가기도 하고요. 그래서 2026년에는 더욱 열심히 수행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왜 나는 요가를 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지' 더는 묻지 않기로 했어요. 저는 요가를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니까요. 그렇게 매일 살아가려고요.
그걸 저의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좀 더 열심히 수행해 보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샨티.
* 사진: Unsplash의Yiran Y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