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관계. 남편과의 섹스로 끈끈한 전우애 불태우기
저는 첫아이 태교를 섹스로 했습니다. (뭐, 임신 중에 가슴이 커져서 그런지 성욕이 더 많아지기도 했었어요.) 극초기를 제외하고는 임신 기간 내내 남편과의 섹스를 통해서 내 몸을 릴랙스 하고, 사랑받는 느낌을 충분히 받았습니다. 오르가즘을 느낄 때마다 내 뱃속의 아이도 원초적 쾌감에 얼마나 행복할까-하며 뿌듯했어요. 출산 전날까지도 사랑의 호르몬인 옥시토신 분비를 하겠다며 열심히 사랑을 나누었네요. 그래서인지 임신 기간 내내 따뜻한 체온을 나눈 그때의 그 행복한 느낌은 내 몸에 각인되어 아직도 여운이 남아있습니다. 남편만이 해줄 수 있는 선물이기에 더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물론 남편이 ‘안전제일주의’ 이기 때문에 임신기간 내내 남편을 덮치는 건 저였네요.ㅋ)
섹스는 부부생활에 있어 아주 중요합니다. 부부만이 할 수 있는 거니까요. 아이에 대한 이야기, 내 마음에 대한 이야기, 시시콜콜 수다 떨기, 쇼핑, 여행, 외식 등은 꼭 남편과 안 해도 가능합니다. 여자친구들과 친정식구들, 인터넷이 있으니까요. 오히려 남편보다 더 재밌을 때도 많아요. 말도 잘 통하고요. 하지만 섹스는요? 다른 사람과 할 수 있나요? 음 혼자서는 할 수 있겠죠. 하지만 혼자서 성욕을 해결하는 건 그냥 배고플 때 밥 먹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봅니다. 많은 부부가 아이의 출산 이후 섹스리스로 삽니다. 그것이 은연중 문제라고 서로가 생각하고 있지만, 입 밖에 꺼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 낳고 육아에 지치다 보니 성욕이 없어졌어요. 남편과의 섹스가 노동으로 다가올 뿐 설레지 않아요. 피곤해서 하고 싶지가 않아요. “
“남편은 더 이상 나를 여자로 보지 않는 것 같아요. 자존심 상해요. 우리 부부는 섹스를 한지 너무 오래되었어요. 마치 오누이가 함께 사는 것 같아요.”
여자들은 남편과의 섹스에 대해 두 가지 상반된 입장을 동시에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곤해서 하기는 싫은데 너무 안 하니까 별별 생각 다 들기도 합니다. 남편이 예전처럼 다가오지 않고 아내가 슬쩍 얘기를 꺼내도 피곤하다며 돌아눕는다면 아내는 괜히 불안해집니다. 어디 가서 해소하고 오는 건 아닌지 하고요. 좀 귀찮아도 한 번씩 들이대는 남편이 오히려 반갑게 느껴질 때도 있죠.
남편이 별로 잠자리에 적극적이지 않다면 자존심도 상하고 내가 더 이상 여자로 안 보이는 건가 싶어 우울해집니다. 남편도 이유가 있을 겁니다. 아내가 피곤하다며 매사에 예민하게 굴면 미안한 마음에 다가가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 한 번이라도 거부당한 경험이 있다면 또 거부당할까 봐 두려울 수도 있고요. 남자들은 거부당할 때 생각보다 상처를 많이 받습니다. 와일드하고 상남자 같은 남자들도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과는 달리 상처받을 까봐 두려워하는 여린 마음을 지니고 있어요. 섹스하는 내내 아내가 별 감흥 없이 시큰둥하거나 빨리 끝내라고 재촉한다면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질 수도요.
남자는 육체적 동물입니다. 운동을 좋아하고, 몸 쓰는 걸 잘하며, 친밀감과 사랑도 몸으로 나누는 걸 좋아합니다. 남자는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의 분비가 여자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성욕도 높습니다. 남자에게 섹스의 중요도는 부부생활에 있어 여자보다 훨씬 높습니다. 단순히 성욕을 해소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아내와의 섹스로 충족감을 얻으니까요. 아내와 섹스를 한다는 것 자체가 자기 자신을 중요한 존재라고 느끼고, 상대방이 만족하는 모습을 보며 기쁨을 느낍니다. 아내와 나누는 몸의 대화로 진짜 사랑을 느낍니다. 남자에게 결혼생활의 만족도는 성적인 만족도와 많은 관련이 있습니다. 아내와의 섹스가 부부생활을 이어가는 데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내의 잠자리 거부’로 이혼하는 사례들을 종종 보면 알 수 있죠.
반면에 여자들에게 남편과의 섹스는 사실 중요도가 좀 낮죠. 그것 말고도 재밌는 게 세상에 널렸고, 남편과 섹스 안 해도 다른 걸로도 유대감 쌓을 수 있어요. 할 때마다 사정하는 남자와 달리, 여자는 매번 오르가즘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뽀뽀와 포옹만 해도 배우자의 따뜻함을 느낍니다. 육아하느라 이미 허덕이는데 ‘혹시나 실수로 아이가 하나 더 생기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도 없지 않아 있고요. 생리 주기에 따라 성욕이 올라올 때도 있지만 일단 우린 너무 피곤해요.
지금 우리 육아맘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일단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겁니다.
남편과 섹스가 하고 싶어지는 팁을 세 가지 드려봅니다.
1. 남편과의 모든 것이 전희다.
2. 이기적으로 해라.
3. 머릿속이 복잡하지 않아야 한다.
1. 남편과의 모든 것이 전희다.
섹스하기 직전의 애무만이 전희가 아닙니다. 남편과 한 명씩 도맡아 아이를 재우는 바람에 며칠 동안 같이 시간을 못 보내어 좀 보고 싶어 지는 것. 퇴근하고 저녁 먹은 후 주방정리를 해주는 남편을 보며 궁디팡팡 해주고 싶어 지는 것. 집안에 필요한 물건을 알아보고 시켜주고 택배 뜯어 조립까지 해주어 든든함이 생기는 것. 아픈 애들을 돌보느라 지친 아내에게 어디 바람 쐬러 나갔다오라고 배려해 주는 것. 샤워하면서 화장실도 같이 청소해 주고는 생색하나 안내는 것. 늦게까지 자기 싫다고 소리 지르는 아이를 내 대신 달래주는 것. 출근할 때 각자의 하루를 응원하며 서로 나누는 포옹과 뽀뽀. 이런 것들이 남편과의 섹스를 부르는 진짜 전희입니다. 아무리 배 나오고 나이 들어도 섹시해 보여요. 사랑스럽고 사랑해주고 싶습니다. 나와 가족을 위한 당신의 헌신에 보답하고 싶어지기도 하고요.
하루 종일 묵묵부답에 별로 도와주지도 않다가, 육아와 살림에 쩔어 피곤한 몸을 겨우 뉘인 아내에게 갑자기 손만 훅 들어와 여기저기 주물러 댄다고 전희가 아닙니다. 술 한잔 분위기에 이끌려하게 되고, 달콤한 한마디에 넘어가던 연인 시절은 지났잖아요. 여자들은 마음과 몸이 연결돼있어요. 마음이 열려야 몸이 열립니다. 조금이라도 남편에게서 마음 상하는 일이 있었다면 절대 하고 싶어지지 않죠. 반대로 며칠 내내 남편에게서 사소하지만, 대접받는 기분이 들었던 모든 일들이 전희가 되어 더 하고 싶어 질 수 있습니다. 혹시 남편이 모르고 있다면 육아맘(아줌마라고 쓰기는 괜히 싫네요.ㅋ)의 마음을 먼저 공략하라고 좀 알려주세요. 남편이 아내에게 잘해줄수록 마음이 열리고 몸이 성적으로 준비된다고요.
2. 이기적으로 해라.
이기적으로 내 만족에 최선을 다하면 그나마 앞으로도 하고 싶어 집니다. 육아로 지친 나의 긴장을 풀고 힐링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남편은 알아서 할 겁니다.) ‘내가 하고 싶어서 한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너를 위해 해준다’는 봉사의 마음이 들면 오래 유지되지 못합니다. 여유가 부족한 우리 육아맘에게는 상대를 기쁘게 해주는 것보다 내가 기쁨을 느끼는 게 훨씬 더 중요합니다. 남편과의 섹스는 내가 하고 싶고, 하는 동안에도 좋아야 계속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성감대와 오르가즘에 더 관심을 가지세요. 남편과의 섹스가 육체적 노동으로 느껴지지 않게요.
우리나라는 성에 대해 개방적이 않은 게 사실입니다. (섹스를 섹스라고 왜 말을 못 해!ㅋ) 성은 쉬쉬할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누릴 수 있는 축복입니다. 자꾸 뒷전으로 밀어내지 마세요. 잘 안되면 혼자 속으로 끙끙 앓을게 아니라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물어볼 수도 있고, 이리저리 연구할 수도 있고요. 특히 여자들은 조신해야 한다는 뿌리 깊은 유교적 사상 때문에 연인과 섹스를 나눌 때에도 적극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죠. 혹시 이제껏 통나무 마냥 가만히 누워있었다면, 앞으로는 내 오르가즘 내가 이기적으로 챙겨드세요. 부부관계가 자꾸 의무감이 들고 늘 똑같은 것 같아서 지루하다면 내가 먼저 새로운 시도를 해보세요. 남자보다 적어서 그렇지 여자도 성욕이 있습니다. 남편과의 섹스를 내가 필요해서, 나를 위해서 하는 걸로 바꿔보세요.
3. 머릿속이 복잡하지 않아야 한다.
남편과의 섹스에 온전히 몰입해서 즐거운 시간을 만들려면 뇌가 작동을 안 해야 합니다. 머리가 복잡할 땐 집중이 안돼요. 남편은 본격애무를 시작했는데 나는 이런저런 걱정들로 누워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동상이몽 상태가 되는 겁니다. 머릿속의 잡생각들이 off 상태가 되어야 나의 뇌가 무한한 성적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거니까요. 육아맘들은 신경 쓸게 너무 많죠. 머릿속에 자질구레한 걱정들로 꽉 차있어요. 그래도 육퇴 후 남편과 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면, 긴장을 풀고 편안한 상태로 머리를 비우세요. 알아봐야 할 것들, 내일 잊지 않고 챙겨야 할 것 들에 대해서 그만 생각하고 머리에 휴식을 주세요. 육아와 살림에서 깔끔하게 퇴근하세요.
신경정신과 의사인 루안 브리젠딘의 책 <여자의 뇌>를 보면 공포 및 불안 중추인 편도체가 활동을 하지 않을 때라야만 비로소 오르가즘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해요. 걱정과 불안이 있다면 본능적으로 성적 쾌감까지 느낄 여유를 만들지 않는 거죠. 몰입되지 않는 섹스는 오르가즘에 도달하기 어렵고, 즐거움을 못 느낀 섹스는 다음번에는 다시 하고 싶지 않을 테니까요. 남편과 완전히 풀지 않은 다툼이 있었다면 섹스는 차라리 다음으로 미루세요. 섹스 내내 어딘가 한구석이 찜찜할거고, 하고 싶은 말들이 계속 머릿속에 뱅뱅 돌테니까요.
남편과 신혼시절에 번화가에서 놀다가 성인용품점에 들린 적 있었습니다. 젊은이들 취향에 맞춰 아주 밝은 조명에 통유리로 인테리어가 되어 있어서 안이 훤히 보이더군요. 간판도 귀엽게 해 놓고요. 어두침침한 기존의 성인용품점과 달라 보여서 지은죄도 없지만 들어가면서 괜히 떳떳했어요. 신세계를 접해볼 생각에 재밌을 것 같아 신이 났습니다. 처음 보는 이런저런 신기한 용품들이 많아 호기심에 구경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갑자기 남편이 나가자고 하더라고요.
“응? 나 잘 구경하고 있는데 왜?”
“여보 뭐 하나 살 기세네. 내가 필요 없어질까 봐 갑자기 걱정돼. 그냥 나가자.”
남편은 본인이 오롯이 나를 만족시켜주고 싶었나 봅니다. (기구에 밀리기 싫었나 봐요.ㅋ) 그 마음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쿨하게 나왔던 기억이 나네요.
이전글 ‘싸우지 않고 남편에게 원하는 것을 얻는 법’에서 말했듯이, 남편들은 아내에게 성적 충족감도 원하지만, 필요한 존재가 되기도 원합니다. 그만 틱틱거리고 부드럽게 남편과의 관계를 시작한다면 남편도 아내를 기쁘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예요.
2-4. 남편과 싸우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는 법 (brunch.co.kr)
건강한 부부는 각자의 비밀과 둘만의 공감대가 모두 있습니다. ‘따로, 또 같이’가 되는 부부죠. 낮에는 담백하게 각자의 생활이 있으면서 저녁에 다시 만나 함께 할 때는 뜨겁게 함께하는 겁니다. 아이 때문에 미지근하게 어쩔 수 없이 사는 거 싫잖아요. 저는 세상에서 제가 제일 중요하고, 그다음이 남편이고, 그다음이 아이입니다. 아이는 아직 돌봐 줄 필요가 있어서 손이 많이 가는 거지, 언젠가는 내 품에서 떠나갈 것입니다. 아이의 인생은 아이의 것이죠. 하지만 남편은 조금 다릅니다. 앞으로 아이들 크고 독립하고 나면 남편과 둘이 오랜 세월 함께 보내야 하잖아요. 남편과 나의 끈끈한 관계가 내 인생을 굳건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줄거라 믿어요.
아이를 낳고 남편과 소원해졌다고요? 섹스를 더 챙겨서 해보세요. 너무 안 하다 보면 누구 하나 먼저 하자고 분위기 잡기도 어색해져요. 섹스는 육체적 행위이지만 명백한 정신적 행위입니다. 부부를 끈끈하게 이어주는 정서적 친밀감과 유대감을 노력으로 계속 이어 나가야 합니다. 먹고사는 문제에만 급급해서 내가 남편과 결혼한 이유를 잊은 건 아닌가 돌이켜 보세요. 사랑해서 결혼했잖아요.
아이 때문에 하기가 좀 그렇다고요? 주말에 애들 만화 틀어 주고 방문 잠그고 하면 되죠. 밤에 애들 재우고 둘만의 공간에서 하면 되죠. 앵~~ 하고 애가 울면 가서 재우고 다시 와서 하면 되죠. 그리고 그렇게라도 사랑을 나누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킥킥 우습기도 하고 둘만의 추억이 되기도 합니다. 상대와 애정을 나눌 흔쾌한 마음만 있다면 못 할 것은 없습니다.
아무리 지치고 힘든 일이 있어도 부부사이가 좋다면 견뎌낼 힘이 생깁니다. 점점 연로해지시는 부모님께 다 큰 딸이 기댈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오직 배우자의 응원과 지지, 배우자와의 깊은 유대감이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됩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부부사이를 잘 유지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섹스는 부부 두 사람만이 비밀스럽게 누릴 수 있는 행복과 특권이라고 봅니다. 다른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고, 오롯이 배우자와 기쁨을 누릴 수 있는 행위.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내 있는 그대로, 발가벗은 원초적인 아이의 상태로 위로받는 것. 그걸 소홀히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