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남편도 아내를 기쁘게 해주고 싶다
육아맘들은 남편에게 원하는 게 많습니다. 아기 똥기저귀 갈기부터 밥먹이기, 목욕시키기, 쓰레기 내놓기 등 남편이 조금이라도 육아와 집안일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줬으면 싶죠. 퇴근 후에는 하루 종일 아이랑 붙어있느라 입에 거미줄 친 나와 시간을 보내며 얘기도 들어줬으면 하고요.
육아하는 엄마들이 남편에게 불만이 생기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남편이 내가 원하는 것을 잘 안 해줘서’ 겠죠. 더 정확히 말하면, 내가 원하는 것이 있는데 상대방이 그것을 ‘알아서’ 안 해줘서. 원하는 걸 내 입 밖으로 낼 때쯤이면 이미 쌓인 불만과 짜증으로 화를 동반해서 말이 나가니 부부 갈등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싸워서 투쟁하면 원하는 것을 쟁취할 것 같나요? 아니요. 싸워서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하면 오히려 더 얻기가 훨씬 힘들어집니다. 설령 원하는 것을 일시적으로 얻더라도 결말이 좋지 않아요. 서로에게 상처를 줬을 거니까요. 지속적이지도 못합니다. 좋은 방법이 아니니까요. 싸우지 않고도 지혜롭게 원하는 것을 얻어보자고요!
남편과 싸우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는 간단한 방법을 세 가지 제시해 봅니다.
1. 상대가 원하는 것을 먼저 충족시켜 준다.
2. 남편이 필요한 존재로 느끼게 끔 빈틈을 보인다.
3. 상대를 비난하지 않고 내 감정과 요구를 말한다.
전혀 어렵지 않은 방법이지만 효과는 매우 큽니다. 남자들이 단순한 만큼,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도 실은 단순합니다. 상대가 원하는 것을 먼저 해주고, 상대가 도와줄 기회를 주고, 내 감정과 요구를 잘 말하면 싸우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어요. 열받아서 따박따박 말로 상대를 조져봐야 상황은 더 악화됩니다. 원하는 것을 얻는 기술에는 ‘논리’보다 ‘감정’이 훨씬 더 중요하니까요.
짠하게도 대개의 경우 남편에게는 친한 친구가 별로 없습니다. 여자들은 친정 엄마부터 직장동료, 동네 아는 아줌마까지 미주알고주알 마음을 나누며 얘기할 수 있는 친구가 많은데 반해서요. 남편에게 가장 친한 친구 단 한 명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아내입니다. 남편의 하루 중 머릿속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사람은 아내입니다. 더 나아가 인생 전체에서도 남편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어머니도, 직상상사도, 옛 친구도 아닌 아내입니다. 남편도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그러니 남편에게서 원하는 것을 쉽게 얻고 싶다면, 결혼 전 자상했던 남편을 다시 얻고 싶다면, 아내가 남편에게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를 먼저 알고 이를 똑똑하게 이용하면 됩니다. 우리는 남편을 바꾸려고 애쓰지만, 결국 그 열쇠는 나에게 있습니다. '남편이 아내에게 듣고 싶은 말' 한마디만 잘해줘도, 남편이 내가 원하는대로 해주지 않아 우울하던 상황은 극적으로 좋게 바뀔 수 있어요.
1. 상대의 욕구를 먼저 충족시켜 준다.
성당 열심히 다닐 때 신부님이 강론 중 해주셨던 말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어요. “‘서로 사랑하라’라는 말의 또 다른 표현은 은 ‘먼저 사랑하라’이다.” 서로 잘 지내려면 내가 먼저 잘해주는 것이 맞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고 싶다면 상대가 해주기만을 바라는 게 아니라, 상대가 원하는 것을 내가 먼저 해주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일 수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바가 있듯이, 남편도 원하는 것이 있을 겁니다. 남편이 원하는 것을 내가 먼저 해주면, 그다음은 나에게도 돌아옵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것을 열심히 해주고는 “나도 할 만큼 했는데!”라고 생각하면 방법이 잘못된 거겠죠. 남편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마음에 안 드는 내 남편을 단 5일 만에 '새 남편'으로 바꿔드립니다!”라는 책이 있어 솔깃하여 읽어 보았습니다. 가족 심리 전문가 케빈리먼 박사의 책 <부부, 심리학에게 길을 묻다>에서 아내와 남편이 기본적으로 원하는 것에 차이가 있음을 잘 알려주더라고요. (책이 꽤 재밌어요. 추천해요!) 내 입장과 내 시각에서 남편에게 잘해주지 말고, 남편이 원하는 것을 잘 파악해서 그에 맞게 대해주면 효과가 좋습니다. 남편의 만족감이 높을수록 아내에게 잘해주고 싶고, 아내의 마음에 더 귀 기울여 줄 여유도 생기니까요.
- 아내가 남편에게 정말 원하는 것:
1 .애정(사랑받는 느낌)
2. 솔직한 대화
3. 가족에 대한 헌신
- 남편이 아내에게 정말 원하는 것 :
1 .존경(인정)받기
2.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
3. 성적 충족감
남편들도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컨디션이 좋거나 나쁘거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터에 갑니다. 놀고 싶은 마음 쉬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가족의 생활비와 아이의 교육비 등을 충당하기 위해서 책임감을 가지고 애쓰고 있어요. 내가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것을 가족들로부터 인정받는다면 그보다 큰 정서적 충족감은 없을 것입니다.
남편들에게는 존경과 인정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좀 고집을 부려도 아내가 받아주고, 아내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아야 하죠. 남자들도 알고 있어요. 아내가 더 옳고, 자신이 지금 말도 안 되는 허세를 부리고 있다는 걸요. 그래도 아내가 믿어주는 ‘척’이라도 한다면 티는 안내도 속으로는 엄청 고마워합니다. 남자들에게는 자존심이 밥 먹여주는 거 맞아요. 좋은 남편, 좋은 아빠로 인정받는 느낌을 받아야 결혼생활에 만족감도 올라가고 아내를 위하는 마음도 넓어집니다.
저는 모임에 가서 늘 말하고 다닙니다. “우리 남편은 진짜 최고예요. 다시 태어나도 저는 우리 남편이랑 결혼할 거예요.” 둘만의 공간에서 인정하는 말도 좋지만, 가끔 타인이 있는 공간에서 남편을 인정하는 말을 하면 쑥스러워하면서도 효과가 더 먹힙니다. “여보야 고생 많아. 정말 고마워” 말 한마디는 돈 안 드는 큰 선물입니다. 남편이 가장 바라는 선물요. 말로 하기 오글거리면 카톡으로 표현해도 충분합니다.
남편을 위해 존경과 고마움을 담은 말 한마디로 시작해보세요. "아침에 애들 등원 도와줘서 내가 덜 힘들었어. 고마워." 남편을 위해 한 말이지만, 사실은 내 이득을 위한 것이죠. 내가 원하는 바를 잘 들어주는 남편 만들기.ㅋ 아내가 하는 말한마디, 보여주는 존중, 만지는 작은 손길 등은 모두 남편에게 아주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그렇게 원하던 나의 요구를 잘 들어주는 남편, 사랑과 애정과 관심을 보여주는 남편, 부양과 보호를 해주는 남편을 얻는 방법은 간단하다고요.
약간의 박수와 격려만 해줘도 남편은 신이 나서 자신이 가진 능력을 모두 발휘하려고 할 것입니다. 우린 남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안 해주고는 툴툴거리고 있는 셈이죠. 그리고 그 보상으로 성적 충족감까지 준다면 남편은 금방 ‘새 남편’으로 바뀔 겁니다. 따뜻한 스킨십부터 섹스까지 다 해당되겠죠. 섹스는 육체적인 행위이지만 명백한 정신적 행위이기도 합니다. 부부사이의 유대감을 쌓고 스트레스와 긴장감을 해소시켜주기도 하니까요. 몇 번씩 되풀이해서 잔소리를 하거나, 인상 쓰고 화를 내면서 뭘 해달라고 하는 요구는 이제 그만하자고요.
2. 남편이 자신을 필요한 존재로 느끼게 끔 빈틈을 보인다.
남편이 허당인 나를 보며 한 번씩 이렇게 말해요.
“여보는 진짜 나 없었으면 어쩔 뻔했어?”
그러고는 엄청 뿌듯한 미소를 짓습니다.
내가 못하는 부분을 잘하는 척, 할 수 있는 척하지 말고 내 약점으로 인정하고 얘기하세요. 상대가 나의 약점을 잘 알고 도와줄 수 있도록요. 저는 태생이 정리를 못합니다. 못하는 정리를 잘하는 척 억지로 하다가 힘들고 열이 받아요. 제가 정리를 잘 못해 뒤죽박죽이 된 집을 남편은 주기적으로 정리하고 뿌듯함을 느낍니다. 아이들도 한 번씩 정리되어 싹 바뀐 방과 거실을 보면 “아빠 최고!”라고 탄성을 질러줍니다. 말 못 하는 둘째도 덩달아 “우와! 우와!” 거리며 좋아해요. 아빠의 어깨가 한껏 솟아오르지요. 우리 집의 해결사가 된 느낌이 들 거예요
요리를 못한다면 잘하는 척하지 말고 나의 약점임을 인정하세요. 남편이 시간이 날 때마다 그 부분을 도와줄 수 있도록요. 아니면 반찬을 시켜 먹거나 사 먹어도 충분히 이해받을 수 있도록요. 힘쓰는 일이 버겁다면 괜히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척 용쓰고 열받아 폭발하지 말고 상대가 해줄 수 있게 하세요. 혼자 장보고 너무 무거울 땐 급한 것만 빼고 나머지는 차에 놓고 옵니다. 장은 봤는데 들고는 못 오겠으니 퇴근길에 좀 가져다 달라고요. 아기 응가한 뒤 들고 씻길 때 손목이 나갈 것 같잖아요. 남편이 있을 때는 남편이 도맡아 하도록 나는 무거워서 못하겠다고 합니다. 힘든 일은 평일에 굳이 하지 말고 주말로 미뤄두기도 하고요.
남편이 도와주고 뿌듯해할 틈을 많이 주세요. 가정에 도움이 되었고,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는 기분에 더 잘할 거예요. 살림과 육아까지 내가 다 하려고 하다가 골병 나지 말고요, 남편이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은 시원하게 내어주세요. 주의할 점은 남편이 해준 것에 대해 감사만 표하고 입은 절대 대지 않는 겁니다. 이러쿵저러쿵 입 대는 순간 또 해주고 싶은 의욕을 잃을 겁니다. 주말에 가족을 위해 요리해 준 남편에게 (이게 대체 무슨 맛이지 다음번엔 라면이나 끓여달라고 해야겠다 싶더라도) 감사를. 아내의 외출을 위해 아이들을 돌봐 준 남편에게 (두 시간 내내 유튜브만 보여주고 과자만 실컷 먹이긴 했더라도) 감사를. 눈에 거슬리는 거 많은 거 알지만 다음을 위해 꾹 넣어둬요.
“우리 남편은 참~ 안 도와줘요.” 싶다면 내가 슈퍼우먼인양 다 해버려서 남편이 낄 자리가 없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세요. 살림이든 육아든 내가 너무 도맡아 하면 남편이 무심해져요. 약간 못 미더운 구석을 줘야 “그건 어떻게 했어?”라며 궁금해라도 합니다. 뭐든 한 사람이 주도적으로 해버리면 다른 한 사람은 뒤로 빠지기 마련이니까요.
아기를 키우는 데 있어서 엄마만큼 유능한 사람은 없는 거 알아요. 압니다. 남편이 설거지라도 하면 한번 더 손이 가죠. 그렇다고 엄마가 모든 것을 다 커버하려고 하면 결국 엄마가 지치게 됩니다. 엄마보다는 덜 야무지지만, 육아에 서툴지만, 아빠에게 무엇이든 해 볼 기회를 줘야 해요. 설령 기저귀를 잘 못 채워서 쉬가 옆으로 다 새는 실수가 있었다 할지라도요. 개그맨 유병재가 “모두가 다 경력직을 뽑으면 신입은 어떻게 경력을 쌓나요?”라고 했어요. 초보아빠 신입아빠도 시행착오를 거쳐야 경력직 베테랑 아빠가 되는 겁니다. 남편에게 빈틈과 기회를 주세요. 케빈리먼 박사가 말한 대로 남자들은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을 좋아합니다.
3. 상대를 비난하지 않고 내 감정과 요구를 말한다.
“여보야 뭐 먹고 싶어?”
“아무거나.”
아무거나 사 오라고 해서 남편이 자기가 먹고 싶은 햄버거를 사 왔는데 아내가 “아.. 밀가루는 싫은데.” 하면서 사소한 다툼이 시작됩니다. 단편적인 예시이지만 상대방에게 요구는 구체적으로 말할수록 좋습니다. 아내들의 속에는 이런 마음이 있어요. ‘좀 알아서 못하냐? 내가 일일이 다 말해줘야 해? ‘
남편들은 관심법을 쓰는 궁예가 아닙니다.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고 상대가 내 마음을 알아채서 내 마음에 들게끔 해주기를 바라면 서로 어려워질 뿐이에요. 나는 서운한데 상대방은 왜 서운해하는지 몰라요. 생물학적으로 남자들은 여자와 다릅니다. 남자들은 여자의 뇌보다 복잡 미묘한 비언어적 신호에 덜 반응한대요. 의사소통 방식이 간결하고 내용은 구체적일수록 더 효과적이죠. 힌트만 대충 주고 ‘이 정도면 바보가 아닌 이상 내 말뜻을 알아먹겠지’ 해도 못 알아먹습니다. 돌려 말하지 말고 직접적으로 내 감정과 요구를 말해야 합니다.
케빈리먼 박사의 책 <부부, 심리학에게 길을 묻다>에서는 ‘남편에 대해 알아야 할 가장 큰 비밀’을 알려줍니다.
“그는 좋은 남편이 되고 싶어 한다.
그는 당신을 기쁘게 해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 방법을 모를 뿐이다.
그에게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
남자들도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그 방법을 잘 몰라서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드러운 말투를 사용해서 구체적으로 나의 감정과 요구를 전달한다면, 남편들도 노력해 줄 거예요.
남편에게 화가 나고 서운해지기 전에 한번 생각해 봅시다. 나의 요구를 상대방에게 구체적으로 전달했는지.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고 말했는지. 강요한 것은 아닌지. 상대방을 비난하지 않고 내 감정과 요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은 <나 전달법>을 사용하면 좋습니다. <나 전달법>은 미국의 심리학자 토마스고든이 최초의 학부모 교육프로그램(P.E.T.)에서 아이 행동을 비난하지 않으면서 부모의 요구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소개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이에게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전반에서 나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으로 널리 각광을 받게 되었죠.
보통의 사람들은 자신의 요구와 반하는 마음에 안 드는 상황이 생겼을 때 ‘너 전달법’을 사용합니다. ‘너’를 주어로 상대방을 평가하고 비난하고 책임을 묻죠. 앞으로는 ‘나’에게 초점을 맞추어 내가 관찰한 상황, 나의 감정, 나의 요구를 순서대로 말하면 됩니다.
(너전달법)
당신은 왜 내 얘기 안들어? 휴대폰만 보고 있네! 당신한테 말 안 하면 나는 하루종일 애랑 같이 있는데 누구랑 얘기해!
→(나전달법)
당신이 내 얘기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아서 (상황)
나는 속상해. (감정)
내 얘기에 해결하려고는 하지 말고 얼굴 보면서 좀 들어줘. (요구)
(너전달법)
당신은 퇴근하면 왜 아무것도 안 해? 애들 신경 안 쓰여? 아주 천하태평이네!
→(나전달법)
당신이 퇴근하고 티비 보고 쉬기만 하니까 (상황)
나는 너무 힘들어. (감정)
저녁 먹은 후 내가 설거지할 때 애들 숙제 좀 봐주면 좋겠어. (요구)
(너전달법)
당신 뭐 준비한 거 없어? 오늘 내 생일이잖아!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사랑이 다 식었네. 진짜 별로야.
→(나전달법)
당신이 내 생일날 선물을 안 줘서 (상황)
나는 너무 서운해. (감정)
다음부터는 손편지라도 좋으니 작은 선물이라도 꼭 준비해 줘. (요구)
(너전달법)
당신 왜 이렇게 늦게 와? 연락도 없이. 기다리는 사람 생각은 하나도 안 하네!
→(나전달법)
당신이 회식한다고만 하고 밤 12시 넘어 집에 와서 (상황)
나는 걱정도 되고 기다리느라 잠못자서 힘들었어. (감정)
앞으로는 언제쯤 올지 꼭 미리 알려줘. 기다리는 사람 생각도 해줘. (요구)
‘너 전달법’을 쓰면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주어 좋은 관계를 잃게 됩니다.
또한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강요하는 느낌을 주어 내가 원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없어요. 상대방은 방어적으로 나오거나 반감으로 화를 내게 됩니다. 나의 요구를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 오히려 역효과가 납니다.
<나 전달법>이라고 하면 왠지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말의 주어를 “나”로 바꾸어보세요. “너”를 비난하는 게 아니고 “나”의 감정과 요구를 전달하는 게 목표니까요.
마셸 B. 로젠버그의 <비폭력대화> 책에서도 동일한 얘기를 하고 있더군요. “다른 사람을 비판, 분석, 비난하거나 진단하지 않으면서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방법으로 우리가 관찰하고 느끼고 원하는 것을 표현해야 한다. 그리고 강요가 아닌 부탁을 해야 한다.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긍정적으로, 구체적인 행동언어로 부탁하는 것이 좋다.”
남편들은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어 하기에, 남편을 비난하지 않고 존중해 주면서 내 요구를 명확하고 좋은 말투로 말하면 그것을 해결해 주려고 노력합니다. 아내는 남편이 아무리 열심히 일해서 돈을 많이 벌어다 줘도,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면 불만에 차게 됩니다. 아무리 하루종일 독박육아로 힘들었어도 남편이 애정을 듬뿍 주고, 아내의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면 그것 만으로도 견뎌지고 스트레스가 해소가 되죠. 남편이 힘들게 일하고 퇴근하고 와서 아내를 도와주려고 헌신하는 모습을 보이면 마음이 금방 풀립니다.
남편에게 자꾸 서운하고 불만이 생긴다면 폭발하기 전에 말해봅시다.
“여보야 요즘 육퇴하고 각자 휴대폰 보다 잠들게 되네. 둘만의 시간이 없어서 나는 자꾸 외로운 느낌이 들어. 오늘 더글로리 2 보면서 같이 놀아볼까?” (취킨시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