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을 보며 듣는 노래들

바람과 멜로디

by 유지






창밖을 보며 듣는 노래들




비가 오는 날이면

유난히 음악이 듣고 싶어진다.


유리창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조용히 어울리는 노래들이 있다.


가사가 꼭 나를 위해 쓰인 것만 같은

음악을 듣다 보면,

무심히 흘러가는 창밖 풍경이 조금은 특별해 보인다.


나는 가끔 이어폰을 귀에 꽂고,

아무 말도 없이 그저 창밖을 바라보곤 한다.


번잡한 도로를 지나는 사람들,

조용히 흔들리는 나뭇잎,

그리고 흐릿하게 번지는 불빛들.


그 안에 내가 들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음악은 나를 어디로도 데려가지 않지만,

그 순간만큼은 어디든 갈 수 있을 것만 같다.



어릴 적엔 노래가 그냥 배경이었다면,

지금은 감정의 조각을

모으는 창 같은 존재가 되었다.


어떤 날은 지나간 사람을

떠올리게 하고,


어떤 날은 나조차 몰랐던 감정을

꺼내게 만든다.


비 오는 창가에서 듣는 음악은,

마치 누군가의 편지를

몰래 읽는 것처럼 조심스럽다.


그 감정을 해치지 않으려고,

나도 숨을 고르게 된다.


사람은 모두 자기만의 플레이리스트가 있다.


그건 단지 좋아하는 음악의 목록이 아니라,

지나온 시간의 소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비가 오는 날이면 꼭 음악을 듣는다.

말로 할 수 없는 마음을 대신 말해주는 노래들.


조용히, 천천히,

가끔은 울컥하게 만드는

그 노래들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