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 타고 열정만수르였던 시절로
나는 어렸을 때부터 꿈이 한결 같았다.
미술 유치원을 다녀서 그랬는지 유치원 때 쓴 장래희망란은 ‘화가’였고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디자이너’, 5학년 때는 리폼에 꽂혀 ‘인테리어디자이너’를 꿈꿨다.
그 당시 리폼하겠다고 재활용품을 방구석에 모아 만드는 과정을 블로그에 올려 네이버 메인에 실리기도 했다.
(재활용품을 방에 모아 엄마에게 잔소리 듣던 시절)
그 후 다시 디자이너라는 넓은 진로에서 고민했고 더 이상 랜덤 추첨으로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되는
고등학교 지원 시기, 디자인 특성화고에 진학했다.
(사실 초6 때 미술 수업을 받던 학교이기도 했어서 그때부터 가고 싶던 학교였다)
위로 둘인 언니들이 일찍 진로를 선택해 자기가 하고 싶은 관광, 요리 관련 특성화고에 진학하는 걸 보아서
그런지 친구들과 입시 경쟁만 할 것 같은 인문계보다는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들이 모인
학교에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매우 컸다.
그렇게 입학한 학교에는 정말 착하고 각자의 캐릭터가 뚜렷한 친구들로 가득했다. 교과 과목 외에 배우는 미술, 디자인, 사진 수업. 맥 PC로 가득 채워진 컴퓨터실. 아이디어 대회나 전공 관련 체험학습 등 노력하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기회들도 많았다.
아마 지금 다시 고등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해도
이화미디어고등학교에 지원 했을 것 같다.
타임머신을 타고 7년 전인 17살 때로 돌아가 기억을 더듬거려본다. 고 1 가을쯤 학교에 한 광고회사 대표님이 와서 강연을 해주신 적이 있었다. 급식실 윗층에서 열렸던 기억이 난다. 오래전 일이라 모두 기억 나지는 않지만, 그 중 아직까지 선명한 장면이 있다.
회사에서 진행한 광고 캠페인 영상을 틀어주셨는데, 일반 조명에서 필립스 홈 조명으로 체인지 되는 장면이었다. 같은 방이어도 다른 조명에 따라 분위기를 다르게 느끼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고 얼마나 소름이 끼쳤던지.
조명에 따라 공간의 가치를 다르게 느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물론 광고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세일즈겠지만, 그래도 어렸던 내게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생각을 하게 해주는, 메세지를 던지는 힘이 있는 광고가 특별하게 다가왔다.
그 후로 이 회사 가고 싶다!라고 막연하게 생각했고 광고 기획자, 광고 디자이너와 같은 꿈이 생겼다.
제일기획에 근무했던 선생님께서 광고 업계는 4년제를 나온 대학생들도 들어가기 치열한 곳이다라고 했지만, 무슨 근자감이었는지 그 틀을 깨고 싶은 마음도 컸다. 그렇게 포트폴리오를 준비했다. 학교 수업 외에 방과후 디자인 심화 수업을 듣고 틈만 나면 친구들이랑 팀을 이뤄 무언가 하기를 참 좋아했던 나는 광고 공모전, 삼성전자와 함께하는 사회적 문제 해결 프로젝트, 창의아이디어 대회 및 기획단, 국제 문화 교류 파견단, 다음세대재단 미디어 기획단, 대학생 언니 오빠들과 광고 대외 활동을 하며 크리틱을 받고 부산 국제 광고제를 준비하는 등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나갔다. 교내활동은 물론, 대외활동의 끝판왕(?)이 되고자 했던 열정만수르 시절이었다.
이벤트 당첨될려고 청소년 잡지에 사연을 신청했던 적이 있었는데 갑자기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서 잡지 모델 및 내 이야기가 실리기도 했다. 커버 모델로 나왔던 월간호는 아직도 내 방에 추억용으로 보관중이다.이때 신기하게도 청소년 잡지다보니 중학교에도 뿌려져 중학교 때 선생님들도 알게 되셨고 꿈을 응원해주셨다. 다시 보니 부끄럽기도, 좋게 포장된 기사 내용도 물론 있지만 열심히 살던 그 시절을 기록해둔 게 참 다행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