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살면서 느끼는 것 17

by 걸음거름

나에겐 8개월 된 사랑스러운 아이가 있다. 결혼을 하고 자녀가 생기면서 얻게 되는 행복은 내가 스스로 성취하여 얻은 행복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행복이다. 하루의 고단함도, 머릿속에 가득 찬 많은 생각들도 아이의 얼굴을 보면 어느샌가 없어져 있다.


누워만 있던 아이가 시간이 지나니 기어 다니고 보행기를 타고 집안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게 되었다. 아이가 집안의 여러 곳은 휘젓고 다니면서 한시도 아이를 눈에서 놓으면 안 될뿐더러 아이가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곳은 막아두거나 보호대로 가려놓는다. 처음엔 막아두고 보호해두면 괜찮겠지 생각했지만 나의 오산이다. 아이는 문을 여는 나의 모습을 보며 똑같이 문을 열고 보호해뒀던 많은 모서리 보호대들과 보호막들은 손으로 거둬낸다. 아이는 문 안에 있는 방과 보호대를 걷어내면 만질 수 있는 것들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부모인 나로서는 처음엔 통제하고 싶었지만 자꾸 거둬내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아프지만 다쳐도 보면서 그것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도록 알려주고(?) 있는 중이다.


순수한 어린아이의 모습을 보며 나를 돌아보았다. 때론 나도 저렇게 가리거나 보호하고 싶은 나의 부끄러운 모습이 있는지. 위험한 부분이 있는지. 그리고 사람들은 포장된 나의 모습보다는 모나지만 꾸밈없는 나의 모습을 원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언젠간 닳아지고 거둬지고 제거될 나의 가식적인 부분은 더 이상 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 또한 하게 된다.



1614223662320.jpg 사랑하는 나의 아이






매사에 진심인 사람이 되자


숨기고 싶은 나의 모습들

부끄러워 보여주지 못하는 나의 모습

나의 모난 부분과 날카로운 부분은


진심으로 다가오는 누군가에 의해

언젠가 닳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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