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사각 마음을 쓰다

말의 주인은 누구인가

by 그릿 킴


우리는 흔히 ‘내가 한 말’이라며 그 말의 주인이 여전히 자신이라 믿곤 한다. 하지만 정작 말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부터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니다.

말은 발화되는 순간, 곧장 세상을 향해 날아가고, 그것을 들은 이의 해석과 맥락 속으로 스며든다. 그러니 말을 한다는 것은 ‘소유’를 내려놓는 일이기도 하다.

입을 열기 전까진 그 말은 나의 것이지만, 일단 흘러나오면 그것은 듣는 이의 것이 된다. 때로는 나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기대하지 못한 반응을 낳기도 한다. 말이란 그만큼 취약하면서도, 동시에 강력한 힘을 지닌 존재다.

이 사실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나면, 우리는 말에 조금 더 신중해질 수 있다.

말하기는 단지 입을 여는 기술이 아니라, 상대를 향한 마음의 움직임이다. 그래서 잘 듣는 사람이 결국 잘 말할 수 있다.

귀 기울이는 자세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기본이 되고, 그 위에 얹힌 말은 공감을 얻는다.

또한 말은 대상에 따라, 상황에 따라, 모습이 달라져야 한다. 이를 가리켜 어떤 이는 ‘카멜레온 같다’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말하기에서의 변화는 위선이 아니라 배려다. 듣는 이의 맥락과 처지를 이해한 후 건네는 말은, 그 자체로 따뜻한 배려가 된다.

그러니 오늘도 나는 생각한다.

내가 하는 말이, 곧 나라는 사람의 일부라는 것을. 내 말을 듣는 이가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상상하며, 한 마디를 더 곱씹는다. 결국 말하기는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관계를 엮는 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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