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바퀴 소리 속에서 들려온 한 사람의 이야기

by 그릿 킴


쳇바퀴 돌아가는 소리가

오늘따라 유난히 마음을 건드린다.


그 소리는 단순한 기계음이 아니라,

어딘가 나의 하루와 닮아 있어

괜히 애잔하게 느껴진다.


함께 일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나는 종종 말을 잃는다.

웬만한 드라마보다 더 깊고,

더 현실적이어서

그저 감탄만 흘러나온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독한 이기심 속에서 자라온 그녀는

일찌감치 어떤 마음을 내려놓은 사람 같았다.


결혼이라는 단어조차

자신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처럼 밀어내고,

인생의 무상함을 이미 다 알아버린 사람처럼

조용히, 담담하게 살아간다.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마치 다른 사람의 이야기인 것처럼 말한다.


감정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이미 너무 많이 지나와서

더는 흔들리지 않는 사람처럼.


피아노를 전공하고

30년 넘게 학원을 운영해 온 그녀는

이제 또 다른 시작 앞에 서 있다.


학원을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과정 속에서

문득, 쉬면 뭐 하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그렇게 시작된 지금의 이 일.


누군가의 가벼운 제안이

그녀에겐 또 하나의 삶의 흐름이 되었고,

그 흐름 속에서 우리는 함께 일하고 있다.


쳇바퀴는 여전히 돌아가고 있지만,

그 소리 속에는

각자의 삶이 겹겹이 쌓여 있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생각한다.


사람의 인생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깊고,

훨씬 단단하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