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과 가을 사이에서.

Ein Brief an Katharina.

by Sonia


안녕, 카타리나! 잘 지냈나요?

지금 제가 있는 곳은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길목에 있어요. 오늘은 비가 많이 오네요. 이 비가 그치면 아마 가을이 성큼 다가올 듯해요. 오늘은 짧은 팔 옷을 입었는데, 내일은 얇게라도 걸칠 윗옷을 준비해야겠어요.

참, 제 소개를 좀 더 자세히 하는 것을 또 잊을 뻔했네요. 저는 한국에서 다문화/상호문화 분야를 연구하고 있어요. 많이 생소한 학문이죠? 사람들에게 제 전공을 설명할 때면 관현악과에서 첼로 전공자로 있었던 때보다 더 긴 설명이 필요하더라고요.

상호문화는 Interculture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다양한 문화적 상황 속에서 서로 ‘공존’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inter’하자는 것을 말해요.


'다문화'라는 단어 안에는 '다양한 문화를 인정하고 공존하자' 정도의 의미가 들어있다면 '상호문화'는 '서로의 다양한 문화를 인정하고 공존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상호 소통, 상호 보완하며 함께 살아가자'라는 의미가 강해요.

사실 저보다 카타리나가 이 단어의 의미를 더 잘 아시고, 이미 살아가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당신의 도시, Straßburg의 상황이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면서 역사의 소용돌이를 경험했기에 ’상호문화적’일 수밖에 없었거든요.

저는 한동안 제가 살고 있는 한국이 ‘단일민족’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고 살아왔어요. 아직 제 주변의 많은 분들은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기도 하고요. 그래서 ‘순혈주의’를 강조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역사는 한국 역시 다양한 문화적 배경,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어우러져 살았던 것을 말해주고 있더라고요. 앞으로 차차 대화를 나누다 보면 조금 더 깊은 이야기들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카타리나, 오랫동안 궁금한 것이 있었어요. 당신이 사랑하는 도시 Straßburg은 왜 Strasbourg이 될 수밖에 없었나요? 독일에 살 때는 ‘슈트라스부엌(슈트라스부르크)’이라고 부르던 곳이 한국에서 와서 찾아보니 ‘스트라스부르’로 불리고 있어서 놀랐어요. 당신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들, 궁금한 것들이 너무나 많아요!

앞으로 같이 서로 살아온 삶과, 살아온 땅에서 일어난 일들을 나누어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많이 되어요.


여기는 늦은 밤 11시, 달이 밝았어요. 그곳은 어떤가요?

당신의 오후 3시를 응원해요. 저는 이제 자야겠어요.

시간과 공간, 모든 것을 뛰어넘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럼 또 편지할게요.

Einen schönen Tag noch!


한국에서,

당신의 친구 Sonia로부터



[슈트라스부르크가 스트라스부르가 된 이유]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memberNo=10039576&volumeNo=25970305

[상호문화교육, 다문화사회의 교육적 해답과 방향제시]

http://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206196

[다문화가 아니라 상호문화다]

http://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nNewsNumb=002549100010&ctcd=C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