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씀이가 헤퍼졌다.
요새는 가계부를 잘 쓰지 않게 되는데 이유는 크게 2가지다.
1. 돈을 벌기 시작한 후 지출이 2배로 뛰어 지출 합계할 때 마음이 쓰려서
2. 퇴근하고 집 오면 그냥 너무 피곤해서
그냥 한 달에 000만 원 월급을 받게 된다면 10만 원씩 생활비 계좌로 송금시키면서 대략 한 달에 얼마 쓰는지 체크하는 정도로 지내고 있다. 그러니까 한 달에 100만 원을 받는다면, 10만 원씩 빼 쓰다가 월말에 정산할 때 '아, 이번 달에 50만 원 정도 송금해 썼으니 50만 원은 남았구나.'하고 마는 것이다.
이제 회사도 다니니 저축도 하고 주식도 하고 경제관념에 빠삭한 사람이 되어야지! 하고 마음먹었었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일단 평일은 너무 피곤해서 집에 오면 뭘 할 수가 없었고, 주말은 정말 말 그대로 쉬어야 했다. (누워서 폰을 하며^^)
혼자 자취할 때는 정말 돈을 많이 쓰면 한 달에 100만 원 정도 썼다. 계절이 바뀌면서 옷을 왕창 사야 한다거나, 세탁기나 에어컨 등 비싼 필수품을 사야 한다거나 하면 월 지출이 100만 원을 넘겼다. 그런데 이번에 온전히 한 달치 월급을 받고 살아보니, 거의 한 달에 200만 원에 가까운 돈을 그냥 펑펑 쓰게 됐다. 아마도 아직 그만한 수입을 가져본 적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소비 습관을 다시 세워야 하는데 그것도 날 잡고 해야 할 일종의 스케줄 같은 거라 귀찮아서 미루고 있다...
회사를 다니면서 달라진 점은 지출 말고 지출할 때 태도에서도 찾을 수 있다. 아빠의 용돈과 장학금으로 지내던 생활에서 내가 내 힘으로 돈을 버는 생활을 하게 되자 자신감이 조금 더 생겼고, 사고 싶었던 것들은 돈을 모아서 눈치 보지 않고 구매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아빠와의 갈등에서 동등하게 내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나는 지금이 더 좋은 것 같다. 그만큼 책임질 일이 많아져서 머리 아픈 일은 더 많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