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도 의주 근처의 마을은 언제나 먼지를 안고 있었다. 봄이면 모래가 흩날려 마을 어귀의 전깃줄까지 누렇게 물들었고, 군인들이 지나가면 사람들은 몸을 돌려 눈을 피했다.
그때 그녀는 스무 남짓의 나이였고, 부모도 남편도 없이 방앗간 옆 초가에 홀로 살았다. 마을을 가로질러 다니던 일본 헌병대의 발자국은 밭고랑처럼 또렷했다. 그중 젊은 병사 하나가 밤마다 마을을 순찰했다고 사람들은 속삭였다.
아이는 그해 겨울 태어났다. 산파는 입술을 깨물며 눈을 피했다. 마을의 여자들은 그를 외면했다. 그 애의 눈매가 고향 남정네들과 다르다는 걸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아이가 울면 문을 닫고, 아이가 웃으면 얼굴을 찡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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