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의 경로뿐만 아니라, 문화 경영의 경로를 찾다
카카오톡과 카카오 스토리 서비스를 통하여 시작하였던 IT기업 카카오는 이제 IT를 뛰어넘어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의 문화산업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만화와 소설 콘텐츠를 중심으로 하는 카카오 페이지와 웹툰 서비스인 다음 웹툰, 청년 창업가들의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카카오 메이커스, 네이버 포스트의 상업적인 몰락을 뒤로하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브런치(brunch)와 다양한 개성으로 무장하여 캐릭터 산업을 선도하는 카카오 이모티콘, 더불어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인수를 통한 음악 산업의 시너지 효과와 영화산업 분야의 진출까지. 카카오는 이제 문화산업에서 그 엄청난 기세를 몰아 내쉬는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이러한 콘텐츠 기업 카카오의 공헌 활동 중 하나가 바로 카카오 임팩트(kakao Impact)이다. 카카오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이들을 ‘임팩트 메이커’라 규정하고, 다양한 분야의 창의적 활동 전개의 지원을 통하여,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문제들에 대해 관심과 참여를 이끌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실질적 방법을 탐구하기 위하여 이러한 카카오 임팩트라는 재단을 설립하게 되었고, 이러한 카카오 임팩트의 주요 사업 중 하나가 바로 크리에이터스데이(Creators Day)이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다양한 영역의 초기 및 예비 창작자들에게 인사이트를 전해주는 창작자 컨퍼런스로 창작자들과의 만남과 교류의 기회를 제공해 준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카카오 크리에이터스데이의 사례를 통하여 이와 같은 행사를 문화콘텐츠문화경영학에서 다룰 수 있는 이벤트라는 활동을 통하여 정의 내리고, 베르너 하인리히스의 《컬처매니지먼트》에서 나타난 문화예술경영의 의미를 통하여 그 목적을 찾아보고자한다.
먼저 카카오의 공식 보도 자료에 의하면 “카카오 공동체의 대표 창작 플랫폼에서 활동하고 있는 프로 창작자들이 자신만의 노하우와, 인사이트를 신인 작가, 예비 창작자에게 공유하는 행사로, 콘텐츠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연사들이 자신들의 경험에서 나온 생생한 스토리를 전달”하여 “창작 생태계 성장을 위하여 창작자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본 행사의 목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더불어 “창작자들이 아이디어와 잠재능력을 발휘하여 성장하도록 생태계를 구축, 지원”하고 “크리에이터를 발굴하고, 창작 콘텐츠의 생산과 확산을 위한 플랫폼”을 마련하는 것 또한 이 행사의 목표이다.
이러한 점을 인하대 문화경영심리연구소가 지은 《문화경영의 33가지 핵심코드》에서 박지선 교수의 〈밖으로 나온 문화산업 : 이벤트, 축제, 이미지〉에서의 이벤트의 정의로 보도록 하자. 여기서 이벤트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서 무엇보다도 직접적인 교류와 개별적인 소통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지는 것이다.
현재까지 한국에서 사용되는 이벤트라는 개념은 일본에서 출발한 것으로 ‘1964년 동경올림픽’과 ‘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를 시작으로 광범위하게 그 활동범위를 포함하며, 한국 이벤트 연구회는 이벤트를 “공익, 기업이익 등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엄밀하게 사전 계획되어 대상을 참여시키는 사건 또는 행사의 총칭”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일본이벤트프로듀스협회에서는 이벤트를 “일정한 목적을 가지고, 특정한 기간에 특정한 장소에서 대상으로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개별적이고 직접적인 자극을 체험하는 매체”라고 정의 내린다.
더불어 이와 같은 이벤트는 형태에 따른 분류에서는 ‘컨벤션’ 항목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며, 참가자 입장에 따라서는 정보를 입수함으로써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정보형 이벤트’로 분류될 수 있을 여지가 충분히 존재한다.
이러한 정의와 같이 카카오 임팩트의 크리에이터스데이는 사전에 계획되어진 특정한 장소(올해의 경우 노들섬)와 사전 신청자라는 일정한 대상을 참여시켜, 강연을 통하여 직접적으로 지식과 인사이트를 습득하는 체험의 기회를 주는 매체라고 풀어 이야기할 수 있으며, 이러한 이벤트의 개념을 통하여 정의내릴 수 있을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다.
더불어 이벤트의 다양한 효과 중 ‘커뮤니케이션 효과’와 ‘파급 효과’에 집중하여 설명한다면 주최자의 인지도 향상, 이벤트 내용의 이해, 공감대 형성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소통된다는 커뮤니케이션 효과의 면에서 크리에이터스데이라는 행사의 참여하는 신인 작가, 예비 창작자, 현직 종사자에게 카카오 공동체 창작 플랫폼에 대한 인지도를 제고하고 현재 카카오 창작 플랫폼의 영향력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로부터의 지식 전달 및 내용 이해, 카카오의 콘텐츠 전략에 대한 공감대의 형성이라는 효과를 통하여 이를 만족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이벤트 참가자에게 전달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업의 발전효과인 직접파급효과와 이벤트 개최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 및 기술문화 보급이라는 간접파급효과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카카오 창작 플랫폼이 존재하는 문화산업 내에 카카오 방식(Kakao-Way)을 기본으로 하는 신규 크리에이터의 공급 및 기존 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카카오의 기술문화 보급 및 이식, 카카오 창작 플랫폼에 대한 신규 유입으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와 카카오 중심의 콘텐츠 산업 발전 효과는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효과’와 ‘파급 효과’를 만족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벤트의 정의인 ‘공익, 기업이익 등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라는 문장에도 볼 수 있듯이 크리에이터스데이와 같은 이벤트를 개최하는 카카오의 목적을 어떻게 문화경영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베르너 하인리히스의 《컬처매니지먼트》에서는 문화경영을 예술 내지 문화를 스스로 만들어 내지는 않지만 문화에 도움을 되고자하는 활동이라고 주장한다. 문화경영을 행하는 사람 혹은 기업은 예술과 문화에 기여해야하며, 이러한 차이가 예술 활동과 문화 경영이라는 활동의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이야기 한다. 경영의 입장에서 문화 경영은 산업 경영에서든, 문화 사업에서든 스스로 생산에 참여하지는 않고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는 포괄적인 면에서 중립적인 조정의 행위를 떠맡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여 문화경영에 관한 자는 예술에 관하여 직접적으로는 활동하지 않고 문화를 가능하게만 하는 것인데, 전시회로 예를 들어, 전시회의 제안은 화가나 조각가가 하는 것이 아닌 전시회 기획자 혹은 예술 경영자가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더불어 윤홍근 교수의 경우에도 문화경영을 “문화를 대상으로 분석하거나 이를 자원으로 활용하여 일정한 경영 성과를 달성하려는 분야”라 이야기 하고, 김상원 교수도 “문화를 경영함으로써 문화를 즐기는 단계를 넘어서 경제적 재화를 창출할 수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즉, 이들을 종합하여 보았을 때 문화경영은 문화를 향유한다는 개념을 뛰어넘어 이득을 창출해내는 행위라는 것이다.
이벤트의 정의와 문화경영학적 관점에서 카카오 임팩트의 크리에이터스데이 활동을 본다면 이러한 활동도 결국은 ‘이익’이라는 목적을 가지는 행위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카카오 임팩트라는 문화경영행위자는 크리에이터스데이라는 이벤트를 통하여 어떠한 이득을 취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위에서 언급하였던 ‘파급 효과’와 크리에이터스데이의 목적을 통하여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카카오는 이제 명실상부한 문화경영기업이다. 하지만 카카오라는 기업은 예술 활동을 하는 예술가가 아니다. 그들은 경영을 하는 기업 집단이다. 베르너 하인리히스가 주장하였듯이 문화경영은 스스로 생산하여 내지는 않는다. 그저 생산을 가능하게 만들어 줄 뿐이며, 조정의 행위만을 취할 뿐이다.
그들이 생산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행위는 그들이 만들어낸 플랫폼에서 이루어진다. 즉, 카카오는 문화 생산에 도움을 주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문화경영의 주체이며, 여기서 직접적인 문화 및 예술 콘텐츠의 생산자는 카카오가 만들어낸 플랫폼에서 창작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창작자, 즉 크리에이터스이다. 이러한 플랫폼에서의 이익은 생산자인 창작자와 그들이 생산해낸 문화상품, 그리고 그 문화상품을 지속해서 소비해 줄 소비자가 존재할 때 이들을 매개하는 행위를 통해 창출되는 것이며, 더 큰 플랫폼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소비자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비롯하여 문화상품의 질적 재고가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카카오라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은 크리에이터스데이와 같은 행사를 통하여 앞으로의 성장가능성이 있는 신인 콘텐츠 제작자들과 예비 창작자들에게 카카오가 만들어낸 플랫폼에 대한 인지도와 영향력을 향상시키고, 이들과 더불어 문화 산업 내의 종사자들까지 카카오의 플랫폼이 구축한 방식과 기술문화(Kakao-Way)를 이식하여 성장의 동력을 획득하고 콘텐츠 산업의 질서를 주도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하여 카카오 플랫폼의 영향력을 받고 있는 프로 창작자들의 인사이트를 신인 창작자들에게 전달하여 앞으로의 성장 동력이 될 신인 창작자들을 카카오의 영향권 안에 들게 만들려 하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경영의 33가지 핵심코드 . (2006). 서울: 한국문화사.
김승현. (2009). 문화, 경영을 만나다: 21세기 예술산업의 르네상스를 꿈꾸는 컬쳐 매니지먼트의 모든 것. 파주: 김영사.
하인리히스베, & 김화임. (2003). 컬처 매니지먼트 = . 서울: 인디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