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떤 말을 했을 때 바로 "아니야"라고 말하는 사람보다 빈말이라도 "그랬구나", "그럴 수 있구나" 공감하고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누군가의 허무맹랑한 목표나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상상력을 단번에 무시하는 "아니야"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상대방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존중해주는 "그랬구나"를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면 어떨까? 개인적으론 좋을 것 같다.
특히나 요즘 같이 많은 사람들이 예민해져 있는 시기에 맞불을 놓아버릴 수 있는 "아니야"보다 평화 협정을 맺을 수 있는 "그랬구나"가 더 필요해 보인다.
우리는 모두 다 다른 사람이다. 사람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외모, 성격, 취미, 식성, 가치관, 생각 등이 완벽히 일치할 수 없는 다른 사람이다. 그렇기에 필연적으로 자신과 다른 사람을 만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큰 착각을 한다. 같은 사람이니까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똑같은 감정을 느끼며 똑같은 가치관을 가졌을 것이라는 착각을 말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생각, 감정, 가치관과 조금만 달라도 "얜 왜 이래?"가 되어 버린다. 자신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곤 부정적으로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간혹 부정을 하다 못해 자신의 밑으로 보고 무시하거나 조롱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떻게 보면 상대방보다 내가 가진 것이 많아서, 배운 것이 많아서, 조금 더 여유로워서 "쟤는 이걸 모르는구나?" 생각할 수 있다. 그렇기에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든 자신의 기준에 미치지 못해 "아니야"가 나가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아니야" 다음에 "네가 틀렸어"가 따라붙는다.
이것은 상대방을 전혀 존중하지 않고 무시하는 것으로 이 말을 들은 상대방은 감정이 상하거나 자존감이 낮은 경우엔 주눅이 들고 위축되어 다음부턴 자신의 사고와 감정, 생각들을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말을 들은 사람보다 이런 말을 입버릇처럼 내뱉는 사람들이 불쌍하다. 그들은 세상을 밝게 보지 못한다. 항상 어두운 시야를 가지고 낭떠러지에 서있기 때문에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설 수밖에 없다.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 태도는 그 사람을 서서히 좀먹는다. 부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말에 날을 세워 상대방을 찌르곤 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 날카로운 말들은 결국 자기 자신을 찌르게 되고 서서히 죽어간다고 생각한다.
부정적으로 사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어떤 것이든 일단 꼬아서 봐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피곤하다. 똑같은 일을 해도 배로 힘이 드는 것이다. 안 그래도 힘든 때에는 더욱더 자신을 힘들게 하여 결국 자해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게 힘들 바엔 조금이라도 긍정적으로 사고를 해보면 어떨까 한다. 무조건적으로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라는 것이 아니다. 굳이 애먼 데 힘쓰지 말고 좀 더 유연한 사고와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랬구나" 하는 것은 상대방의 말, 감정, 사고가 다 맞다고 해주라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과 내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이해하여 상대방은 나와 달리 '이렇게도 느낄 수 있구나?' 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의견이 나와 달라 반박을 할 때 "아니야 넌 틀렸어"로 시작하면 머지않아 대화가 단절되거나 심한 경우엔 상대방과 마찰이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그랬구나,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네?"로 시작하면 상대방은 자신이 존중받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자신과 다른 의견을 제시했을 때 상대방 또한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다 보면 자연스레 서로 간에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비교적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랬구나" 한 마디 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오히려 "그랬구나" 한 마디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면 여러모로 이득인 것이 아닐까.
그렇게 아낀 에너지를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들을 위해 쓸 수 있다면 나는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