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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씨네 Feb 15. 2019

"영화로운 해방구" 고씨네

단편영화 / 독립영화 상영관의 개관을 목표로.


"영화로운 해방구" 고씨네 로고

트뤼포가 말한 영화를 사랑하는 세 가지 방법

첫째, 같은 영화를 두 번 세 번 볼 것.

둘째, 영화에 대한 글을 쓸 것.

셋째, 영화를 직접 만들어 볼 것.


그렇다면 내가 바라는 방향인 영화관을 만든 것은 어디에 속할까?



우스운 질문이겠지만 가끔 이런 고민을 한다.


내가 보고 싶은 영화는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에서 잘하지 않는 독립예술/단편영화다.

더군다나 나는 강원도 사람으로 문화에 대해서는 빈부격차를 뼈저리게 실감한 장본인이다.


그런 영화가 왜 재밌는데?

많이 상영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는 거 아니야?

독립영화 그거 지루하던데?

독립영화? 대한독립만세! 나오는 독립군 영화야?


많은 물음이 있겠지만 나는 이게 좋다. 그 이유는 차차 설명하고자 한다.


여기저기 영화관을 만들고 싶다고 떠들고, 어떻게 하면 내 돈 안 들이고 손쉽게 영화관을 만들 수 있을까 기웃거리곤 했다. 실제로 요즘 청년들이 창업을 하는데 지원을 많이 해주잖아!


나에 대한 소문은 강원도권에서 조금씩 퍼져나갔다.

그렇게 해서 영화관을 만들기 전 실제로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춘천의 독립예술영화관 일시정지시네마에서 일을 한지 이제 10개월째다.


그런데 내가 일하고 있는 일시정지시네마는 이번 달 17일에 문을 닫는다.


폐관 영화제도 내가 기획했다. 아직 내 개관 파티도 어떻게 할지 생각조차 못했는데....

문 여는 행사보다 문 닫는 행사를 먼저 기획했다.

10개월간 일을 하며 바라본 현실과 시스템을 지켜보고 몸소 체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영화관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아니, 해야 한다.

지원사업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2019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사전선발 창업팀 선정 공고


지켜보고 바라본 현실이 있지만 지원사업에 선정되며 책임감이 배로 늘었다.


여러 가지 마음이 든다.

과연 영화로 나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을까?

그간 모아놓은 돈으로 영화관을 열 수 있을까?

과연 내가 영화관을 연다고 해도 사람들이 많이 올까?

나는 이제 시작하려고 하는데 우리 직장 대표님은 왜 문을 닫지?

나랏돈을 받는 만큼 성실하게 이 돈을 써야 할 텐데?

.

.

.

.


겉보기엔 좋은 일이고 의미 있는 일이 되겠지만, 나에겐 곧 현실이자 생계다.

문화의 불모지인 강원도에서 꾸려나가야 한다.

아 참. 내가 영화관을 열고자 하는 곳은 강원도 원주다.

.

벌써부터 험난한 청년 창업의 길.

청년이 좋은 일을 한다고 벌써 소식을 듣고 등골을 빼먹으려고 하는 기성세대들의 접근

문화적 빈부격차가 심한 강원도에서 꽃 피울 독립/예술영화의 이야기

타 지역 독립예술영화관은 과연 영화로 밥 벌어먹고살 수 있는지에 대한 탐구

그리고 다양한 작품들에 대한 소개


그 모든 것을 부유하게 떠돌아다니게 하기보단 한 곳에 정착시키고 함께 나누고 싶다.

조금이나마 많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고 사회가 바뀌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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