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기록] 강원시네마실: 짧지만 깊은 이야기 4

이유진 감독 <이부자리>

by 고씨네
이부자리_main.png <이부자리> 스틸컷 (제공 : 포스트핀)


이유진
둘 사이에 대한 관계성을 생각했을 때는 은지는 사춘기를 겪기도 하고, 혜영이는 어떤 우울감에 빠져 있는 그런 캐릭터로서 만들었는데. 결국 그게 제가 생각했을 때는 그 아버지라는 존재가 혜영한테는 실존하지 않고 은지한테 실존은 하긴 한 거죠.
혜영이는 아빠를 되게 좋은 모습으로 기억을 하고 그리움이 가득하고 어떻게 보면 그리움이 긍정적인 감정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좀 보고 싶고 그립고 뭐 이런 마음으로 가득하다면 은지는 좀 밉고 좀 보고 싶지 않은데 또 옆에 두고 싶고 뭐 그런 식의 부정적인 마음이 가득할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서로가 갖지 못하는 것들을 계속 질투하면서 서로 마음의 거리가 좀 생기지 않았을 않을까 라는 결론을 좀 냈던 것 같고 그게 되게 미묘하고 어려운 감정들이잖아요.
그래서 실제로 사촌 동생이랑 대화를 하면서 그거에 대한 정답을 찾고 싶었는데 이 친구도 마음속 이야기들을 꺼내지 않더라고요. 근데 그게 저는 저희가 너무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서 서로가 어떤 사연이고 그 마음이 어떤 어떤 마음이고 뭐 이런 것들을 알기 때문에 더 말을 이렇게 쉽게 묶어내는 그런 게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지금도 사촌 동생이랑 가깝게 지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어쨌든 둘의 관계성이 그런 걸로 인해서 좀 서먹해졌다고 좀 봤어요.

저는 근데 늘 캐릭터의 시발점은 저로부터 시작은 하지만 배우분들한테 저희의 모든 거를 다 오픈하지 않아요. 그래서 캐릭터 설명을 텍스트로 전달을 하고 그 텍스트는 최대한 표면적인 것, 최대한 감정적이지 않고 사건적인 것만 좀 전달을 하거든요.
그래서 배우님이랑 새롭게 어떤 새로운 배경들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함으로써 제가 분리가 되고 제가 아니라고 느껴져야 더 연출하기에 더 올바른 방향이 나온다고 생각을 해서 그런 노력들을 했던 것 같아요.

고승현
흥미로운 얘기가 굉장히 많이 나온 것 같아요. 그러니까 아버지를 갖지 못한 혜영과 아버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워하는 양가적인 감정이 드는 캐릭터. 어떻게 보면 혜영이 나이가 많은 연장자이기 때문에 사촌 동생을 품어줘야 되기는 하지만 또 내 뜻대로 안 되는, 그러한 지점들도 되게 많았을 것 같아요.

그런 캐릭터에 대한 이면들이 충돌하는 그리고 또 이 영화라는 매체가 되게 재미있는 게 그리움이과 싫어한다라는 마음. 말로는 설명하기 되게 쉽지만 영화로 설명하기 어려운 장면들이 많잖아요.
그런 것들을 또 재미나게 이야기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이 아닐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관객 1
이부자리를 세 번 정도 본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장면이 혜영이가 이모부한테 기타를 돌려달라고 하잖아요.
그 의미를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오늘 보면서 드는 생각이 그때 이모부가 '무슨 소리야. 너한테 있잖아.'라고 하면서 컷이 바뀌고 기타가 짜잔 하고 등장한단 말이죠.
그 기타가 가진 의미가 무엇일까 고민을 생각을 했는데 그냥 저 나름대로 결론을 냈을 때, 아빠를 보내줬음을 본인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던 걸까? 나중에 베란다에서 제사 비슷하게 지내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이후에서야 아빠에 대한 마음들을 보내준 걸까 약간 이렇게 해석을 했거든요. 어떤 의미를 부여하셨는지가 궁금합니다.

이유진
전 일단 감정적인 부분들은 글을 쓸 때 생각을 많이 하는데 그 감정은 눈에 보이지 않잖아요. 항상 근데 시각적으로 연출을 할 때는 보이는 무언가를 찾아야 되고 그렇게 함으로써 더 뚜렷해진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이것 말씀해 주신 것처럼 기타는 혜영이가 아빠를 생각하는 모든 감정들을 담은, 그런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그냥 매개체, 그냥 그걸로써 존재한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러니까 아빠의 기타는 혜영이 아빠를 생각하는 그리움, 말씀해 주셨던 그런 정리되지 못한 마음 그런 것들이 다 기타로서 나타나는 거죠.

고승현
기타 자체가 아빠에 대한 형상화가 아닐까 그 감정과 그 마음이 아닐까 저도 되게 동일하게 생각을 하고 있고요. 확실히 그 부분에 들어가면서부터 굉장한 영화의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또 숲에 대한 이미지, 거기에서 떨어지는 조명들 그리고 흩날리는 모든 것들이 어떻게 보면 이것이 현실일지 상상일지 되게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모호하잖아요? 거기다 기타가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되게 재미있는 요소들이 겹쳐가지고 이 영화에 대한 포텐셜이라고 하죠.
그런 잠재성이나 모든 감정들이 터져 나오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관객 2
아빠의 짐들이 쏟아지는 장면에서 물건들이 엄청 이쁘게 떨어지더라고요. 몇 번 얼마나 몇 번의 연습을 하셨는지 그게 좀 궁금하고, 시각적으로 떨어져 있는 아버지 물건들을 보면서 다양한 생각이 좀 들었어요.
왜냐하면 저도 작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거든요. 그래서 아직도 아버지가 쓰시던 물건이나 이런 것들을 아직 간직하고 있고 집에서 정리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어서 그런 물건들을 보면 떠올라요.
그래서 그것들을 이렇게 떨어뜨려 놓을 때 어떻게 고생하셨는지 연출부에서 하셨겠지만 되게 이쁘게 떨어져 있더라고요. 순서라든지 그런 거 어느 정도 생각을 하고 하셨을 텐데 그런 물건들 있잖아요. 초크라든가 이렇게 올려놓는 부분들도 디테일도 되게 좋았거든요.

이유진
일단 처음에 쏟아져 나오는 장면 그 장면 말씀해 주셨는데 저는 되게 아쉽기도 해요. 왜냐하면 좀 더 체계적으로 구상을 해서 그 위치해야 확 쏟아졌을 때 더 진짜 같고 와르르 이렇게 쏟아지는 모습이 나왔을 텐데. 그것에 대한 어떻게 보면 물리적인 한계가 있었어서 그래서 제가 완전 100% 만족하는 장면은 안 나와서 아쉽지만.. 어쨌든 쏟아지는 장면을 찍는 거는 편집에서 많이 아쉬움을 느꼈던 장면이었습니다.


고승현

오늘 감독님 되게 솔직하시네요.

이유진
너무 아쉬웠던 건데... 어쨌든 아빠의 물건들은 미술감독과 같이 얘기를 많이 했어요.

고승현
물건에 대한 포인트를 한번 좀 잡아주시면 어떨까 싶어요.

이유진
일단 아빠의 배경 캐릭터성을 많이 보여줬으면 했어요. 그래서 아빠가 좀 개성 있는 캐릭터라는 걸 두고, 잘 쓰지 않을 법한 옛날에 엔틱한 물건들 그리고 기타에 대한 악보집 뭐 이런 것들을 가져가자라고 생각했죠. 동묘를 돌아다니면서 저희가 갖고 있는 미술 레퍼런스랑 그냥 맞는 것들은 많이 샀어요. 그래서 하나하나의 어떤 의미 어떤 의미라기보다는 그냥 그 색감적인 조합이랑 컨셉으로 아빠가 엔틱한 걸 좋아하고 되게 개성 있고 자유롭다는 캐릭터성만 두고 선택했던 물건들이었던 것 같아요.
어쨌든 인서트가 이쁘게 나온 건 어떤 연출과 어떤 미술팀의 노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KakaoTalk_20241122_213455975_08.jpg 강원시네마실: 짧지만 깊은 이야기 <이부자리> GV 현장

관객 2
방금 전에 아버지 개성이 뚜렷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이모부도 개성이 뚜렷한 이미지였던 것 같아요.

고승현
첨언을 하자면은 이모부도 되게 개성이 있고 아버지도 개성이 있다고 하면은 그 둘은 무슨 음악을 한 걸까? 저는 그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래서 혹시 감독님이 상상하시기로는 그 둘이 과연 어떤 음악을 했을지 단순히 그냥 통기타는 아닌 것 같은데.

이유진
포크락 정도만 생각하긴 했어요. 진짜 하드락은 아니고 그냥 포크락. 제가 음악에 대한 조예가 그렇게 깊진 않은데, 그냥 좋아하는 포크 쪽의 음악을 쓰고 싶어서 그렇게 시작했던 것 같아요.

고승현
주로 들으셨던 음악들 소개해 주시면 어떨까요?

이유진
마이너 하지는 않고 그냥 김광석이나 김현식 노래들을 좋아합니다.

관객 3
주인공이랑 상철이 만나는 곳이 숲이잖아요. 몽환적이기도 하고 미스터리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위로 같기도 한 열려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어떤 이유로 숲이라는 로케를 선택하신 건지 궁금합니다.

이유진
시나리오 자체에서도 현실과 이상 어떤 판타지적인 그런 장르가 담겨 있었어요. 근데 서사를 그리다 보니까 그런 판타지의 경계가 모호한 구간이 있어서 저 부분은 확실하게 좀 현실이 아닌 것 같은 이상 같고 꿈같고 판타지적인 느낌을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일상에서 보지 못 탈 법한 로케이션을 고르는데 일단 첫 번째 그걸 줬고. 그렇다면 그 장면을 아예 꿈이라고 가정하고 어떤 꿈을 꿀까? 어떤 꿈을 그리게 될까?라고 생각했을 때 제가 자주 꾸는 꿈을 조금 좀 형상화했던 것 같아요.
저는 저렇게 광활한 공간에서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고 갑자기 생기고 말았다 빠지고 이런 꿈들을 좀 많이 꾸거든요. 그래서 제 꿈을 그림으로써 만들면서 이런 장면을 연출하게 되었습니다.

고승현
되게 재밌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꿈을 자신의 꿈을 영화로 만든다라고 하는 이야기. 이것도 되게 처음 듣는 말이라서요. 수많은 GV를 진행해 봤지만 자신의 꿈을 영화로 만들었다고 하는 감독님을 제가 처음 봐서 이거 되게 재미있는 답변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약간 꿈이라고 하니까 또 얘기하고 싶었던 것 중에 하나가 오프닝 시퀀스에서 사촌 동생이 "꿈이야. 일어나."라고 얘기를 하는데 오히려 그런 환상처럼 보이는 숲 속 장면에서는 혜영이 동생에게 꿈이라는 걸 자각시키잖아요.
앞이랑 뒤랑 이어지는 상관관계들이 영화에 대해서 관계성을 이어주는 장면이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부자리_스틸3.png <이부자리> 스틸컷 (제공 : 포스트핀)

이유진
꿈이라는 그 공간 안에 꿈과 현실의 모호함을 가졌으면 좋겠어서 그 대사들을 썼던 것 같아요.

고승현
그런 지점이 되게 또 인상이 깊었어요. '심호흡을 해.'라는 대사를 듣고 나니까 앞에 장면들이 많이 떠오르더라고요.

관객 3
일단은 지금 날씨랑 엄청 잘 어울리는 영화라고 생각을 했고 그리고 색감이 엄청 이쁘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은지한테 많이 몰입을 해서 봤는데 진짜 단순한 질문인데 은지가 만났던 남자친구 이름 '건우'였잖아요. 그 친구를 정말 사랑이 아예 없이 정말 재혼을 파투내기 위해 만났던 건지 아니면 사랑도 어느 정도 있는 상태에서 만났던 건지 궁금합니다.

이유진
사랑이라는 게 되게 추상적인 개념이잖아요. 그래서 어쨌든 건우라는 캐릭터를 설정한 데에서는 아빠의 부재가 딸이 갖는 이성에 대한 모양과 사랑을 결정하는 데 되게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아빠의 부재로서 은지가 좀 불안정하고, 어떻게 보면 옳지 않은 어떤 집착적인 그런 관계를 보여주는 것을 건우로서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랑했냐라는 거는 조금 어려운 질문 같아요. 왜냐면 어쨌든 은지가 건우한테 의지했던 것도 맞았다고 생각하고 은지가 건우라는 존재를 필요했다고 생각하고 어떤 건우의 그늘 안에 자기가 쉬고 싶었던 것도 맞았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그것도 사랑이라고 보기는 해요.
근데 누군가는 그런 건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고승현
사랑에 대한 모양과 형태도 여러 가지인 거잖아요. 은지가 아빠를 향한 집착도 어떻게 보면 사랑일 수도 있고, 혜영이 아빠를 그리워하는 마음도 사랑일 수도 있고...

놀이터 장면이 얘기를 듣고 떠오르는데 건우가 은지에게 이야기를 했을 때 은지에 대한 반응을 보면 또 어떻게 보면 감정이 아예 없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 그런 지점에서 되게 모호한 경계성이 인물의 감정들을 추측해 내는 그런 상상력들을 많이 자극시킨 장면인 것 같아서 영화에 대한 재미를 가중시키지 않았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거는 제가 그냥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건데 숲 씬에서 되게 뒤늦게 은지가 뛰어들잖아요. 그래서 은지는 그러면은 혜영과 성찬이 얘기를 하고 있을 때 은지는 어디에서 어떻게 나온 것일까? 어디서 뭐 하다가 나온 것일까? 궁금했어요.
이 부분이 되게 영화에 대한 키 포인트인데, 현실에 기반해서 보자니 갑자기 어디서 튀어나왔을까라는 궁금점이 생겼고 또 판타지를 기반해서 한다라고 했었을 때 어떻게 보면 은지가 등장을 했다는 것은 그 관계에 개입을 한다라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면 이 타이밍에 개입을 한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것도 굉장히 좀 궁금했습니다.

이유진
은지가 건우랑 만나고 나서 주변을 헤맸다는 가정이었어요.
그래서 숲 속에서의 꿈이니까 그리고 숲 속인지 놀이터인지 명확하지 않은 어떤 공간에서 그냥 은지는 헤매고 있었고 상철이 혜영한테 어떤 상처 아닌 상처를 주고 있는 장면에서 필요했던 타이밍이 은지는 꿈속을 헤매고 있다가 적절한 타이밍이 딱 등장을 하는 거죠.
근데 그 타이밍은 제가 감독으로서는 설정했던 타이밍이었던 거고 현실적으로는 조명 뒤에 사각지대가 있어서 그곳에서 은지가 숨어 있다가 무전기로 타이밍 톡톡 주고 일어나서 걸어왔습니다.

이부자리_스틸2.png <이부자리> 스틸컷 (제공 : 포스트핀)

고승현
확실히 걸어오는 장면도 되게 인상이 깊었어요. 왜냐면 이게 커다랗게 뒤에서 조명을 치고 있다 보니까 이 그림자부터 사람이 등장을 하잖아요.
그래서 되게 예상치 못한 캐릭터가 또 이렇게 환상 속에서 등장을 하니 그렇다면 이것은 누구의 꿈인 것이지 누구의 환상인 것이지라는 질문까지 또 떠오르게 되더라고요.
저는 영화 속에서 되게 또 재미있던 것 중에 하나가 이불이 또 굉장히 재미있더라고요.
이불이 되게 굉장히 알록달록하고 색감이 또 되게 넘쳐나는데 반면에 영화는 되게 그렇지 못한 톤이었어서 시각적으로 제일 사로잡는 소품 중에 하나였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불을 어떻게 고르시게 됐고 어떠한 기준으로 또 준비를 하셨는지 그게 궁금합니다.

이유진
이불이 중요한 소품으로써 등장을 해야 돼서 어쨌든 두 가지 이불을 골랐어야 됐어요. 어떻게 보면 혜영이 이불 그리고 혜영 아빠의 이불 해서 그게 곧 은지의 이불이 되는 그런 거였는데 일단은 혜영 아빠의 이불을 고르는 과정에서 혜영 아빠는 조금 개성 있고 좀 특이한 캐릭터잖아요? 그런데 이불들이 너무 평범한 거예요.
그래서 알리에 특이한 이불이 많았어요. 보이지 않았지만 특이한 말이 그려져 있는 이불인데, 말이라는 게 어떤 약간 포크락이랑도 좀 어울리기도 해서 그 이불을 골랐고요. 그리고 꽃 이불은 그냥 혜영이 이거는 약간 저의 어떤 개인적인 것도 들어갔던 것 같아요. 혜영이 마치 저 같은 느낌도 있으니까 꽃에 포근하게 잠들었으면 좋겠는, 그런 저의 바람으로 골랐던 이불이었던 것 같아요.
색감적으로 어떻게 해야지를 치밀하게 고민하기보다는 그냥 의미적인 그거랑 저의 욕심이 이렇게 합쳐져서 선택됐던 이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부자리_스틸4.png <이부자리> 스틸컷 (제공 : 포스트핀)

고승현
영화 속에서 굉장히 중요한 소품이었었고 시선이 굉장히 또 많이 갔었던 터라 궁금해서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하셨다고 합니다. 겨울이불인가요?

이유진
그게 이불 커버만 있었어요. 그래서 솜만 넣었는데 커버가 진짜 특이해요.

고승현
아직도 가시고 계세요?

이유진
아니요. 못 써요. 못 써. 질이 그렇게 좋지 않아가지고 바로 버리긴 했어요. 먼지도 많이 났고요.

고승현
살 뻔했습니다.

이유진
소품으로써는 좋은 이불이었습니다.

고승현
네. 소품이 필요할 땐 알리익프레스에서 구매하시는 걸로! 굉장히 오래 준비하셨나요? 왜냐면 영화 준비하는 시간이 굉장히 타이트한데 알리익스프레스는 배송 기간이 되게 길잖아요.


이유진
근데 요즘은 알리가 배송이 빠릅니다.

고승현
네 알리에 대한 꿀팁까지.... 이번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다음 상영 일정 한번 좀 말씀해 주시면 어떨까요?

이유진
네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을 하고요. 12월 1일 11시 반, 2일에 7시 반, 5일에 있는데 시간이 기억이 안 나네요. 어쨌든 그래서 총 3회 하는데 1일 2일이 GV여가지고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고승현
올해 50주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새로운 선택 섹션으로 선정이 되어서 서울에서 보실 수 있는 기회가 또 생길 예정이니 저희는 서독제보다 일찍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고 생각을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영화제의 장점이 다른 영화들을 남들보다 일찍 볼 수 있다는 장점인 건데 이번 상영회를 통해서 서울독립영화제의 타이밍을 뺏어버린 사람이 됐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관객 4
아빠와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풀어보고 싶진 않으세요?

이유진
제가 원래 20년도에 찍었던 영화가 있는데 그것도 아빠에 관한 얘기였어요. 그거를 좀 딥하게 파보는 사적 다큐를 시작했었는데 현실을 마주하는 건 생각보다 더 어려웠고, 약간은 도피성의 마음으로 극으로서 풀어내고 싶다는 그런 마음이 <이부자리>로 이어졌어요.
그래서 <이부자리> 만들고 나서 조금 비워내는 작업도 하고 GV도 다니면서 여러 얘기도 들어보니까 다큐를 다시 이어서 하고 싶다는 마음도 강하게 들어서 다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고승현
다큐를 몇 년째 찍고 계신지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유진
첫 소스의 시작은 <내 생에 첫>이었으니까 20년 도긴 하겠죠. 근데 그것도 공백은 있었긴 했지만 20년도부터 찍게 됐어요. 그래서 쉽지가 않습니다.

고승현
장편으로 만드실 계획이시라고 들었어요.

이유진
네 장편으로 풀고 있어요.

고승현
네 감독님이랑 아까 또 밑에서 얘기를 하긴 했었는데, 다큐멘터리로 계속 또 꾸준히 작업 중이시고 또 내일모레 또 관련된 활동을 또 하러 가시잖아요?

이유진
맞아요. 내일모레 춘천에서 저희 영화 상영도 하고, 아빠에 대한 사연이 있는 분들이 모여서 치유의 시간을 갖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어요. 한 1년을 공백을 가졌거든요.
다큐를 찍다가 한 1년 쉬었는데 내일모레 다시 그 걸로부터 다시 시작을 해보자라는 마음입니다.

고승현
어떻게 보면 이 극 중에서는 아버지에 대한 부재를 그리고 또 아버지에 대한 양가적인 감정을 혜영과 은지가 상부상조를 하면서 관계에 대한 원만함을 이어나가며 상쇄시키는 작용들을 한다.라고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데. 실제로도 이런 부재에 대한 감정이 가까운 가족으로 인해서 치환이 가능할까 약간 그런 생각이 좀 들기는 하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이 실제로 느끼신 감정이 있을 텐데 어떻게 보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판타지다라는 느낌을 굉장히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엔딩에 대한 고민도 좀 굉장히 많으실 것 같은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엔딩을 맺게 되셨는지까지 좀 한번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떨까 싶어요.

이유진
저는 불가능하다고 보기는 합니다. 개인의 결핍과 부재가 어떤 그게 타인 가족일지라도 누군가 치환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봐요. 늘 저희는 죽을 때까지 모르고 갈 뿐이에요. 그럼에도 저희는 저와 같은 존재는 늘 옆에 있고 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도 늘 옆에 있기 때문에 완전히 채워지는 건 아니어도 뭐라고 할까요? 위로 정도는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그냥 존재만으로도 나와 같은 사람이 있다는 그런 생각이 있기 때문에 결말을 같이 누워서 편하게 잠든 그런 둘의 모습을 결말로서 마무리 지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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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현
확실히 이 영화의 장점이라고 하면 가족에 대한 부재. 어떻게 보면 가장 가까운 일촌 지간인 부모 관계를 또 생각을 할 텐데 이 영화 속에서는 엄마라는 캐릭터가 되게 많은 작용을 하고 있지는 않더라고요.
나와 되게 동일시하면서도 또 멀리 느끼는 사촌 동생과 함께 같이 잠자리에 드는 엔딩으로서 이 영화에 대한 극의 재미가 더 살지 않나 저는 이 영화에 대한 매력 포인트가 또 거기서 나온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둘이 잠옷을 맞춰 입은 건가요?

이유진
숲씬 이후에는 어떻게 보면 개연성은 없기 때문에 그냥 그림으로써 따뜻한 마무리 결말을 연출하고 싶었어요. 둘이 커플 잠옷을 입고 두 아빠를 보낸다.라는 마음으로.

고승현
또 굉장히 인상이 깊었던 게 은지가 몰래 나가려고 이불에 파묻혀 있었다가 벌떡 일어나는 장면에서 단순히 그냥 외출복이 아니라 떡볶이 코트까지 완전히 무장한 상태에서 일어나는 것도 굉장히 재미있었거든요. 그래서 앞의 장면들이 떠오르더라고요.

원만한 화해 그리고 또 서로가 서로를 의지한다라는 관계가 성립하는 것을 이미지적으로 굉장히 잘 표현한 것이 아닐까 또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객 5
자매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극 영화를 풀어내셨다고 생각하는데. 감독님 만약에 다음 극 영화를 하신다면 또 가족이나 자매나 이런 가족 영화일지 아니면 다른 영화일지 너무 궁금하거든요.
그래서 다음 작품에 대한 계획이나 이런 거 같이 여쭤보고 싶어요.

이유진
장편 다큐로서 가족에 대한 얘기는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 있었어요. 그래서 어쨌든 저의 영감과 좋아하는 영화 자체도 가족이기 때문에 그렇게 늘 그려는 왔고, 그걸 놓치고 싶지는 않아요. 대신에 다른 어떤 동시대적이고 사회적인 이야기들을 계속 찾으려고 하고 있고 그렇게 경험하려고 노력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가족 이야기를 하면서 요즘에 또 노동권에 대해 흥미가 생겼거든요. 그렇게 같이 같이 주제로 엮을 수 있는 그런 극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고승현
노동은 어떤 계기로 흥미가 생기셨나요?

이유진
일단 제가 월급쟁이 생활을 또 하게 됐고, 주변에 다양한 형태의 종사자가 있지만. 계약직이든 정규직이든 실제 제 어머님은 코웨이 일을 하시는데 개인 사업자이긴 하지만 개인 사업자여서 보호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들이 많더라고요.
영화만 했을 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일을 하면서 보이게 됐던 것 같아요.

고승현
그렇죠. 개인 사업자는 실업급여도 못 받잖아요.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문제들이 되게 많은데 앞으로 감독님의 작품이 궁금해지는 시기가 또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관객분들에게 인사 한마디 하면서 마치면 어떨까 싶은데요.

이유진
한 분 한 분 소중하게 느껴지는 시간이었고, 질문들도 받았던 질문들인 것 같으면서도 재밌는 질문들이 많이 나왔던 것 같아서 저도 더 많은 얘기를 하게 되고 약간 정돈되지 않은 말들이어서 좀 부끄럽기도 했지만, 어쨌든 이 추운 날에 제 영화를 보기 위해 여기까지 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따뜻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고승현
오늘 이렇게 이 자리를 위해 남양주에서 와주신 이유진 감독님에게 박수를 드리면서 이 자리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