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글 감독 <오블라디 오블라다>
고승현
오랜만에 오블라디 오블라다를 상영을 하면서 이렇게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관객분들에게 인사 한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안영글
영화감독 안영글입니다. 반갑습니다.
외모는 아주 영화감독답죠?
고승현
오늘 영화 보면서 혹시 뭐 궁금하셨던 지점이 있으면 편하게 말씀 주시고요. 테마를 반려견과 가족. 말 못 하는 동물이라고 할지라도 어떻게 보면 한 명의 가족 구성원으로 우리 곁에 있어줬는데 그런 것에 대한 공감대를 조금 더 형성을 하고자 이야기를 진행해 보도록 할 텐데요.
감독님 이번 영화를 어떻게 만드시게 되었고 과정도 좀 특별하다고 알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 영화를 만드시게 된 배경에 대해서 먼저 한번 소개를 해 주시면 어떨까 합니다.
안영글
이게 꿈보다 해몽이 중요한데 이게 그런 것 같아요.
영화를 준비하다가 갑자기 콩콩이가 죽었기 때문에... 사전에 기획을 한건 아니죠.
그전부터 이 콩콩이가 치매에 걸려서 힘든 과정들은 알고 있었어요.
얘가 뭐 계속 뱅뱅뱅뱅뱅 끝도 없이 돈다거나, 머리를 파묻고 계속 앞으로만 간다거나 해서 우리 딸이 힘들어했어요. 얘기는 들었지만, 그러다 갑자기 어느 날 죽었다는 전화를 딱 받으면서 시작이 된 건데... 이걸 한번 영화로 한번 만들어보자 이렇게 시작됐죠.
그러면서 제일 먼저 했던 생각이 무엇을 얘기할 것인가였어요.
제일 중요한 건 영화에서 음악에 의미를 뒀거든요.
고승현
음악에 대한 고집이 있으셨다고 알고 있어요.
안영글
왜냐하면 그 음악이 빠지면 난 이 영화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에요.
'오블라디 오블라다'의 의미가 '삶은 그런 거야, 별거 아니야.' 이런 의미이고 내가 평소에 즐겨 듣던 노래라서 콩콩이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그 음악이 생각이 났거든요.
왜냐하면 삶과 죽음이라고 하는 게 우리는 맞닥뜨리면 슬픔을 크게 느끼고 그게 자연스러운 거지만 좀 멀리서 보면 하나거든요.
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거는 그냥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이지 특별한 게 아니란 말이에요.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나는 좀 하고 싶었던 거예요.
고승현
어떻게 보면 윤회라든지 콩콩이를 보내면서 했던 말들이 굉장히 인상이 깊어요.
"별이 돼서 다시 만나자."라는 이야기도 있었고, 잘 보내주려고 하는 정성스러운 마음들이 영화에 많이 녹아나지 않았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고양이를 키우는 입장인데 동물에 대한 종은 다르지만 가까운 반려동물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라고 했을 때. 그런 상상력을 많이 자극을 하는 영화라고 저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이 영화를 처음 보고 제일 먼저 했던 것은 동물 장례식장을 찾아보는 거였어요. 사람이든 동물이든 결국에는 언젠가 떠나가기 마련인데 그런 준비가 안 된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지라는 상상력을 가장 먼저 발휘하게 만든 영화라서 저는 그 부분이 굉장히 인상이 깊었었는데, 콩콩이를 보내줘야 했던 준비는 어떻게 진행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안영글
저는 어디 산에 가서 묻어주자 얘기를 했죠.
딸 소정이 보고 가장 자연스러운 거는 흙으로 보내주는 거야 그게 가장 자연스러운 거고 그렇게 잊히는 게 맞아라고 했는데 우리 소정이는 그걸 원하지 않았죠.
고승현
의견 차이가 조금 있었군요
안영글
있었어요. 근데 의견 차이가 있을 때 보통 관례가 부모가 돌아가시면 형제들 간에도 어떤 다툼이 있을 수 있어요.
장지를 쓰는 문제라든지 화장이냐 아니냐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게 어떤 것을 판단으로 하냐면 누군가가 극히 반대하는 것은 하지 않는 것으로 하거든요.
그리고 그중에서 상주의 의견을 따르는 게 관례예요.
상주라는 건 우리 형제들 중에는 제일 맏이라던지 요즘은 다르지만. 그게 나는 소정이라고 생각을 한 거예요.
내 의견을 주장을 했지만, 의견이 오고 가다가 결국엔 ‘너 뜻대로 해’ 그래서 소정이의 의견을 따라서 알아봐라 해가지고 그렇게 한 거죠.
그 대신 과하게 관을 한다거나 뭘 한다거나 그런 건 하지 말자. 그냥 거기서 화장해서 제3의 어느 장소에 보내줄지에 대한 것은 다시 이야기하더라도 간소하게 하자 이렇게 합의가 된 거죠.
그것도 한동안 왔다 갔다 했어요. 의견이 바로 결정된 게 아니고 한 반나절 가까이는 좀 의견이 왔다 갔다 했죠.
저도 살짝 고집을 부렸었고, 그러다가 제가 져준 거죠.
고승현
그러면 온전히 이 수목장이라고 하는 것은 소정님의 의견이네요?
안영글
왜냐하면 제일 마음 아플 만한 사람의 의견을 따라주는 게 가장 합리적인 거니까 그래서 그렇게 한 거죠.
고승현
저도 동물 장례식장을 찾아보면서 마무리를 과연 어떻게 해야 될까라는 생각이 굉장히 좀 많이 들었던 터라 이 수목장에 대해서도 조금 궁금하더라고요.
그래서 실제로 어떤 그런 장소가 있는 건지 아니면 개인적인 공간이신 건지 그런 것도 좀 궁금했어요. 영화 속에서 벌초하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실제로 나무를 깎는 장면 다음에 나오다 보니까 온전히 콩이만을 위한 그런 공간인 건가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안영글
이 영화에서 제가 벌초하는 장면하고 제가 옷을 입는 장면 있잖아요. 예의라고 생각을 했거든, 그러니까 이게 꼭 반려견이든 뭐든 하나의 죽음이잖아요.
죽음에 대해서 우리는 예의를 갖추는 것, 마지막이니까 인사라는 건 곧 예의라고 생각을 했고 그래서 나는 그런 예의를 갖춰준다는 의미로 넣고 싶었어요.
고승현
그렇군요. 질문드리고 싶은 것 중에 하나가 옷을 다리고 입는 그 거울 속의 표정이 비장하셨어요. 그래서 과연 옷을 입으실 때 과연 어떤 생각을 가장 많이 하셨을까? 그때가 서울로 올라가시기 전인가? 약간 그런 생각도 많이 들었어요.
안영글
저도 마음이 여린 사람이거든요.
눈물도 많고... 어릴 때 그 조그만 꼬물꼬물한 애를 데리고 왔었는데. 사실은 강아지를 싫어했어요.
근데 어느 날 딸이 우겨가지고 내가 얘를 하나 데려 왔는데 처음에는 “야야 저리 가” 하다가 어느 순간 얘랑 나랑 눈이 마주쳤는데 거기서 녹아버린 거야.
나랑 눈을 마주치고 피하지 않더라고요. 거기서 마음이 확 뺏겨버린 거예요.
그때부터 알죠? 내가 제일 좋아하게 되고.
고승현
마치 집에 데리고 오면 내쫓는다라고 했는데 오히려 어화둥둥하게 되는 아버지의 모습
안영글
그렇죠. 그런 생각들이 순간적으로 쫙 올라오는 거예요. 올라가면 콩콩이가 죽어있을 텐데 어떻게 봐야 할까 그런 생각들이 좀 났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마 그런 표정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고승현
연출된 컷이긴 하지만 표정 자체는 진실하고 진정성 있어 보였어요.
안영글
나는 연출을 해도 진지하게 해요. 순간순간에 그냥 빠져서 명상하듯이.
고승현
실제로도 명상을 하시잖아요.
안영글
명상하듯이 그냥 이거 하면 여기서 그냥 쑥, 저거 하면 여기서 쑥, 그냥 진심으로 이렇게 이렇게 하니까 표정이 잘 나왔어요. 연기해도 될 것 같아.
고승현
지금은 해맑게 웃고 계신데 영화 속에서의 표정은 다른 표정이었어서 그런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안영글
아쉬운 게 사실은 그날 내가 무지하게 힘든 날이었어요. 몸도 그렇고 너무 피곤해서 눈이 감길 정도의 상태였었어요. 그래서 내 얼굴이 너무 안 좋다 생각이 들었죠. 너무 피곤했거든요. 막 조는 장면이 있는데 내가 잘라낸 게 있어요.
고승현
그렇기 때문에 더 진지한 표정이 나오지 않았나 합니다.
안영글
그럴 수도 있겠죠
관객 1
저는 보면서 아빠가 딸을 보고 딸은 콩이를 보고 있고 다양한 시각으로 봤던 것 같은데 아버님 입장에서 따님이 걱정이 됐을 것 같아요. 따님은 좀 잘 지내시고 계신가요?
안영글
그 이후로 많이 힘들었죠. 왜냐하면 그 시기에 남자친구랑 헤어졌거든요. 이 두 가지가 겹쳐서 거의 뭐 공황장애 비슷하게 올 정도로 힘들어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연락도 많이 하고 위로도 해주고 자주 얼굴 보면서 그러면서 겪어냈어요. 겪어냈고 그래서 결국 그 이후로, 그게 시작은 아니지만 그때 힘들었던 것들 헤어짐의 반복으로 어떤 심리적으로 어려웠던 것이 있었죠.
내가 한 달 전인가 4박 5일 자리 아주 좋은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거기 심리 프로그램을 제가 취재를 해서 갔다 왔거든요. 소정이한테 거길 갔다 오라고 했죠. 그랬더니 너무너무 좋아가지고 이렇게 같이 연결되었죠. 그래서 지금은 너무 잘 극복했고 지금은 콩이 얘기 꺼내지도 않아요. 잊어버린 것 같아.
고승현
마음 한편에 있지 않을까요.
안영글
당연히 있지 당연히 있지. 잘 이겨내었다는 거죠.
관객 1
이 영화를 같이 보시고 아빠 이거 남겨줘서 고마워 이야기도 하시나요?
안영글
얘기를 많이 했죠. 이 영화를 하나를 만들어 놓음으로써 콩이의 의미를, 콩이와 함께했던 시간들을 정리할 수 있었고 추억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는 얘기를 많이 했어요. 딸이 무척 좋아했죠.
고승현
실제로 서울국제노인영화제에서 올해 상영했을 때 같이 서울로 가셔서 보셨잖아요.
안영글
그렇죠 극장에서 같이 봤습니다. 좋았어요.
고승현
가족 간의 관계에서 시작했고. 이 가족의 한 역사를 기록했다는 것에 있어서 의미 있는 기록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안영글
슬픔이 엄청 컸는데 그 슬픔에 대해서 좀 들여다봤잖아요. 이 슬픔을 정면으로 보고 영화를 통해서 다시 보게 되니까, 슬픔을 더 마주했기 때문에 그걸 잘 극복할 수 있었을 것 같아 상처로 남지 않고 잘 지혜롭게 넘어가지 않았을까 난 그 지점이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우리들이 살면서 그렇잖아요. 다 항상 우리의 삶이 요소요소의 상처 투성이거든요.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고 넘어가느냐에 따라서 그 이후의 삶이 달라지거든요. 근데 그때그때 이걸 치유하지 못해서 자꾸 이상한 부류의 사람들이 나타나죠. 그 사람들은 상처가 많은 사람들이거든 우리가 사회에 이상한 사람들 있잖아요. 이상한 행위하고 사람을 함부로 하는 것들이 결국 따지고 보면 그 사람은 불쌍한 사람이라는 거지. 상처가 쌓여서 표현을 남을 해하는 걸로 가는 거니까 너무나 아쉽잖아요.
그런 의미로 봐서는 우리 가족에 일어난 그 큰 상처일 수도 있지만 소정이한테 더 의미 있지만 이 영화를 통해서 오히려 잘 극복을 했다 생각해요.
고승현
어떻게 보면 아버지의 의미 있는 선물이 되지 않았나 싶네요.
관객 2
궁금한 것 중에 하나가 소정이에게 선물 이렇게 크레딧에 나왔잖아요. 또 크레딧에서 재미있던 게, 소정님을 제외한 가족 구성원들 이름이 '소정오빠', '소정엄마'라고 나와있더라고요. 근데 촬영할 때는 오빠분 목소리도 들리고 같이 촬영하신 것 같은데 그렇죠?
다른 가족분들은 어떻게 같이 촬영했나요?
안영글
아들 별로 안 좋아하고... 아들 별로 재미없고....
고승현
원래 가족에서 아들은 내놓은 자식이잖아요.
안영글
별로 재미없고. 일단은 진짜 좋은 이야기 해 주셨는데 제가 살짝 고민한 지점이 거기예요. 왜 그러냐면 제가 이혼을 했는데 그 자리에 왔단 말이야. 소정엄마가 같이 와서 거기 장면에도 나오고 목소리도 나오고 가족사진에도 나왔단 말이에요. 근데 애매하더라고 이게 이 부분이 좀 그런 게 있어요. 이혼을 하고 나면 약간 애매한 지점이 있거든 그래서 잘 됐다. 이 기회에 그냥 '소정엄마', '소정오빠'로 가자 그런 의미도 조금 있어요.
고승현
굉장히 딥한 이야기를 해주셨네요.
안영글
그래요? 나는 가벼운 얘기라서. 살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얼마든지 갔다가 올 수도 있고. 다 예비잖아요. 가도 되고, 와도 되고, 또 가도 되고.
고승현
그렇죠. 법적으로 횟수에 대한 제한은 없잖아요.
안영글
얼마든지. 그것도 능력이 있어야 돼
고승현
맞아요. 아무 때나 갈 수가 없으니까
안영글
사는 게 다 그런 거예요.
고승현
영화적인 포인트로 봤을 때는 온전히 따님 중심에서 선물 같은 영화였다는 것에 대해서 방점을 찍어준 크레딧이 인상 깊었습니다.
관객 3
먼저 노래 아까 좀 넣는 거 별로라고 하셨었는데 저는 '오블라디 오블라다'를 좋아해요.
비틀즈 노래잖아요. 컬러링도 할 정도로 좋아했었는데 그래서 그게 마지막 노래가 나오면서 삶은 계속된다고 했을 때 너무 마음에 들더라고요.
'오블라디 오블라다'의 어원 뜻은 잘 몰랐는데 지금 안 것 같아 너무 좋았고 이건 약간 영화 외적인 얘기인데 잘 극복하셨다고 해서 그 이후에 가족들이 반려동물을 한 번 더 키워보고 싶어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안영글
대부분 고민이 있을 거예요. 우리도 마찬가지고요. 이게 두 가지 같아요.
그러니까 처음에는 딸내미도 키워볼까 잠깐 얘기했지만 현재 결론은 결혼하면 키워보겠다로 현재는 돼 있어요.
고승현
오늘 영화 이 프로그램에 대한 거의 핵심 질문인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반려동물이라는 존재 자체가 우리 가족 구성원 내에서 어떤 위치이고 어떤 역할인지 그런 얘기를 좀 하고 싶었는데 그러면 소정님한테도 그렇고 감독님한테도 그렇고 콩이라는 존재가 가족 구성원으로 어떠한 역할을 했었는지 어떠한 느낌이었는지 그런 게 좀 궁금합니다.
안영글
그게 처음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죠. 우리 조그마한 꼬물꼬물이를 하나 데려와서 이 가족이 어떻게 변하게 되고 얘가 어떻게 중심이 갈지를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데려왔지만 같이 살다 보니 얘가 중심이 됐고, 단순히 중심이 된다는 거에 그치지 않고, 하나의 구심점의 역할로 콩콩이를 통해서 모든 이야기가 형성되었죠. 여행을 가도 반려견이 갈 수 있는 펜션을 간다거나 그런 식으로 요. 마지막으로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고요.
그래서 얘가 놀 수 있는 데로 가고 항상 이렇게 되니까 마치 나이 들어서 늦둥이 하나 낳은 것 같은 느낌? 그런 의미 같아요.
우리한테는 모든 정을 줄 수 있고. 사람은 그런 역할을 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어쩌면 말 못 하는 짐승이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왜냐하면 사람은 말로 다 망쳐버리거든 근데 얘는 말을 안 해 듣기만 해.
친구가 잘 들어주면 나 걔한테 계속 얘기하고 싶거든.
근데 들어주지 않고 계속 치면 싫거든 그런 역할을 콩콩이가 해준 것 같아서 고맙죠.
왜냐하면 이러잖아요. 소정이가 혼자 심심하면 데리고 침대에 가서 얘랑 말을 하잖아요. 얘가 대화한다고 그러지 얘가 못 들어 이렇게 생각하지 않잖아요. 다 대화가 된다고 생각하는 거니까 대단한 의미가 있는 존재죠.
대화도 되고 대화가 되면서도 얘는 말을 안 해. 그러니까 너무 좋아 한편으로는. 내가 온전히 의지하면서 말할 수 있어.
고승현
그렇죠 그런 존재는 반려동물밖에 없는 것 같아요.
안영글
그래서 우리들이 열광하는 거 아닐까 생각해요.
관객 4
진짜 짧은 건데 콩이 이름은 콩콩이가 플레임인가요?
안영글
맞아요. 콩콩. 원래 우리 딸이 어릴 때 한 6살 서너 살 때 가지고 놀던 강아지 인형 이름이 콩콩이었거든요. 까만 눈이 2개라서 콩콩이었죠. 그래서 얘를 콩콩이라 지었어요. 그 눈망울이 너무 예뻤어요. 콩콩이 그러다가 나중에 줄여서 콩이 콩이 이렇게 했던 거예요.
관객 5
저도 한 22년도 1월에 키우던 반려 멍멍이를 보낸 기억이 있어서 저도 강아지의 추억들이 중간중간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든 생각이 이 영화를 작업을 하시면서 혹시 더 넣고 싶었던 장면이 있으셨거나 조금 더 생각나는 순간들이 있으셨는지 궁금하고 한 가지 추가로 질문하고 싶은 게 아까 영화를 제작하면서 의견 차이가 좀 있으셨다고 했는데 수업을 들으시면서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나요?
안영글
에피소드야 뭐 일단 말 안 듣는 거죠. 일단 말 안 듣는 거. 나는 말을 안 들어요.
남 얘기를 일단은 안 들어요. 내가 필요하다 하면 싹 듣는데 아니다 하면 왜냐하면 나이가 먹을수록 그래요.
특히 내가 스스로 하는 작업들은 그래요. 내가 실패하거나 실수하더라도 내 의지가 다 담겨 있어야 내 것이 되기 때문에 그래서 별로 듣지 않는 이유도 있어요. 단지 전체적인 틀을 잡거나 어떤 구성을 할 때는 아주 그거는 도움을 많이 받았죠. 당연히 왜냐면 우리는 그런 걸 잘 모르니까 다큐가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을 했기 때문에 그런 거에서는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죠.
그렇지만 막상 어떤 이야기를 꾸며 나가고 뭐 할 때는 고집을 많이 피웠어요. 아마 그것뿐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로 말을 안 들었죠.
편집하는 것부터... "심지어 제발 말 좀 들으세요."라고 하셨어요.
관객 6
저는 이게 노래를 뺐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던 건, 음악을 만드는 음악감독이 따로 있잖아요.
그 이유가 뭐냐면 그 기성의 음악을 넣었을 때 기존에 가지고 있는 감정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감정이 떨어지는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그래서 어떤 영화를 만들면 음악 감독이 붇고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이유가 있는 거거든요. 제가 그래서 제가 부탁드렸던 건 좀 잘 모르는 음악을 넣었을 때 더 감정이 잘 쌓일 수 있다. 그 제안을 드렸던 거고 그리고 제가 굉장히 인상 깊었던 게 뭐냐면, 저는 원래 이거 할 때 수강생 의견을 존중하는데 이게 왜 이렇게 자꾸 충돌이 생겼냐면 편집 프로그램을 다룰 때 기본적으로 해야 되는 것들을 안 하시니까.
고승현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관객 7
콩이에 대해 더 넣고 싶은 부분들이 있었나요?
안영글
저는 평범한 거는 재미가 없어서 평범한 쪽을 잘 안 살았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비주류 중에서 비주류로 많이 살았는데 그래서 지금도 뭔가를 하면 특히 이 영화 같은 경우는 아마 나보고 마음대로 만들어라 했으면 더 재미있게 했을 거예요. 그러니까 원래는 내가 뭘 제일 처음에 넣었었냐면 내가 편집하는 것부터 시작을 원래 인트로에 들어가려고 했거든요. 무슨 영화인가 할 정도로. 나는 그런 걸 좋아하거든. 다큐멘터리 영화는 이래야 돼하는 거에서 완전히 벗어나가지고 진짜 내 마음대로 하고 싶었는데 나중에 설명을 들으니까 설득이 되는 것도 있기도 하고 덕분에 서울노인국제영화제에도 가고.
그런 면에서는 내가 안 들었다면 아마 남들이 봤을 때는 아마 뭐 이상하다고 했겠죠. 나는 혼자는 좋았겠지만. 굳이 아쉽다면 그런 거죠. 근데 그게 아쉽다기보다는 첫 작품이니까 그렇게 아쉽지는 않아요. 내가 만족하는 건 아니지만 저 정도면 됐죠 뭐 얼마나 더 잘해 그렇게 저는 생각을 합니다. 초보가 정도면 아주 잘한 거죠. 기가 막힌 거죠. 그렇죠
고승현
처음 배우셔서 이렇게 영화제도 가시고
안영글
영화제도 가서 서울시장상 받았잖아요. 집에 가면 상장이 딱 딱 있다니까 내가 올해 만 60인데 서울시장상을 영화로 받은 거예요. 이게 얼마나 대단해. 이거 대단한 거예요.
관객 8
영화 초반에 약간 술 만드시는 그런 장면들이 있더라고요. 전통주 양조장을 배경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실 생각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안영글
양조장은 제가 직업으로 하고 있다 보니까 그것을 다큐로 하기가 좀 그렇더라고요. 이게 홍보 영화가 되나 어쩌나 이 경계를 내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선뜻 손은 대기 좀 어려울 것 같아요. 대중적이지 않다 보니까... 그 과정이라든가 전체를 한번 만들어볼 생각은 있지만, 그게 다큐 영화로 될 것 같지는 않고. 만약에 제가 두 번째 작업을 한다면 저는 정말 내가 하고 싶은 내 스타일의 영화를 하죠.
단순하면서도 좀 깊은 이야기 이거를 좀 저는 하고 싶어요. 심리적, 내면의 이야기를 끄집어내서 우리가 한번 좀 생각해 보는 그런 걸 좀 하고 싶어요. 단순한데 의미가 있고 한 번쯤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거를 꼭 해보고 싶고 올해 안 되면 내년 상반기라도 좀 해볼까 지금 생각 중에 있습니다.
제가 재미있을 거예요. 난 재미가 없으면 안 하거든.
고승현
이야기가 나와가지고 좀 질문을 드리고 싶은 것 중에 하나가 인트로에서 술 빚는 장면과 그다음에 콩이를 보내주는 과정이 나오는데 어떻게 보면 이 술 빚는 과정과 콩이를 보내주는 과정과 맥락상으로 연결되거나 의미적으로 좀 맞닿아 있는 지점이 있어서 좀 넣으셨나라는 생각도 들기는 하더라고요.
어떠한 생각으로 둘을 그렇게 넣게 됐는지 질문을 드려보고 싶습니다.
안영글
결국은 뭐 영화를 하든 무엇을 하든 사람이 하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어떤 영화를 만들었고 저기에 등장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니까 나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 그런 것들이 아마 어쩌면 오는 분들한테는 그게 의미가 있을 수도 있고 연결이 각자 해석이긴 하지만 어떤 영향이 있을 수 있겠죠.
저는 그렇게 생각을 했고 그중에서도 좀 일반적으로 그런 장면들을 보기 어렵잖아요. 전통주를 우리가 많이 검색을 해서 볼 수 있지만 그 장면은 없거든요. 유튜브 아무리 뒤져봐도 밟는다거나 채를 쳐서 뭘 한다거나 장면들은 없어요. 그래서 조금은 좀 쉽게 보지 못하는 장면들을 넣었고, 제가 이렇게 막 술이 끓으면서 다다닥 올라오는 소리들 같은 것도 일부러 넣고 했는데 실제 그게 거기서 나오는 소리거든요.
신선한 새로운 것을 좀 보여줄 필요가 있겠다 해서 넣었죠.
고승현
누룩 소리도 굉장히 인상 깊은 장면 중에 하나였어서 영화 속에서 사운드를 잘 쓰신 지점도 인상이 깊더라고요. 갑자기 슬로모션이 들어가면서 무음이 되는 그런 장면들. 예를 들어서 콩이 장례식장 들어가는 장면이나 나가는 장면 보내주는 작업도 인상이 깊었어서 신경을 많이 쓴 디테일의 그런 다큐멘터리구나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어요.
안영글
제가 영화적 어떤 표현에 대해서는 지식이 없지만 소리에 대해서는 제가 좀 전문가는 아니고 소리의 의미에 대해서는 제가 아주 남보다 뛰어난 어떤 게 있어요. 소리라는 게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소음과 소리에 대한 건데 그래서 나는 어떤 사람에게 가장 큰 의미를 주는 것은 어떤 말을 하거나 소리를 들려주는 게 아니라 말을 하지 않는 거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명상을 할 때도 아무것도 안 하잖아요.
입도 닫고, 귀도 닫고, 다 닫고 오로지 모든 것을 닫은 상태 그때서야 마음이 보이는 거거든요. 그렇게 해야 내 마음이 보이는 거 우리가 막 생각이 떠들다가 움직이고 말을 하면 마음을 볼 수가 없어요.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온 어떤 습관의 영향을 받아서 그 생각으로 해서 말을 하고 있잖아요.
마음이 아니라 물론 마음의 일부가 영향을 주지만 근데 모든 걸 멈춰 놓으면 그때부터는 생각이 가라앉으면서 서서히 내 무의식으로 들어가죠. 그게 바로 무의식이 마음이거든요.
그래서 그때도 나는 어떻게 이 슬픔을 우는 걸로 표현하는 것보다는 이것을 어떻게 표현할까 하다가 소리를 아예 없애는 것으로 나는 특히 내가 제일 좀 표현하고자 했던 게 소정이가 나올 때 슬로우 하면서 소리를 완전히 죽인 장면. 그땐 어마어마한 슬픔이라는 표현한 거예요. 이게 내 딴에는 슬픔 중에 최고를 나는 표현한 거거든. 보는 분들은 어떻게 했는지 모르지만 그걸 나는 표현하고 싶었죠. 쟤가 얼마나 슬플까 그걸 거기다 나는 정말 담고 싶었던 그런 장면이었죠.
고승현
뭔가 침묵은 금이다라는 말처럼 맞아요.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어떻게 보면 최대한의 감정 표현이라는 것이 생각이 듭니다
안영글
왜냐하면 우리들이 표현하려고 하는 것에 말은 한 10%밖에 표현을 못 한다고 그래요. 10%도 표현을 못한대요. 그러니까 내가 슬프면 아무리 내가 슬프다는 표현을 해봐야 내 슬픔을 표현할 수가 없잖아요. 우리 그런 거 많이 느끼잖아요. 그런 거거든 그럴 때는 차라리 딱 줄이고 가만히 있는 게 더 슬픔이 더 큰 거죠. 그거를 나는 거기다가 넣었다고 생각을 해요.
관객 9
예전에 춘천에서 술 만드는 체험을 한 적이 있어요. 본업에 대한 영상이 아니라 다른 영상을 준비하고 계신다고 하니 마지막에는 본업을 홍보하는 시간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어떤 술을 만드시는지 위치나 그런 걸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안영글
제가 산 생활을 6년 한 사람인데 산에 살면서 우연하게 전통주에 대해서, 안동에서 그 오랜 기간 내려온 종갓집에서 전통주 빚는 일을 한 1년 정도를 배웠어요.
저는 술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때 처음 전통주를 맛보고 이런 술이 왜 이렇게 알려지지 않고 있을까? 거기에 매력을 느껴서 그때부터 산에서 꽃술도 연구하고 제 나름대로 몇 년째하고 있습니다. 어화둥둥이라고 하는 술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더 좋아하긴 하는데 아무래도 가격적인 조금 장벽이 있죠. 비싼 것도 좀 있고 특히 나이 드는 분들은 기존에 먹던 술들에 대한 습성이 있어서 새로운 술을 받아들이는 게 좀 어려워하시더라고요. 기존에 먹던 게 많고 그러다 보니까 오히려 20~30대분들이 전통주를 더 많이 소비하는 층이 돼버렸어요. 그래서 천천히 그것을 홍보하면서 나갈 예정이고 그 홍보의 차원으로 제가 유튜브를 시작한 거거든요.
근데 이게 팍 터지긴 했는데 다 60~70대야 그래서 이거 뭐지?! 아무튼 사람들이 많이 보면 나중에 무언가 되겠지 해서 우선은 유튜브를 열심히 하고 있고요. 술은 우리 아들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어화둥둥이라고 네이버에 치면 스마트 스토어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도 있는데요. 영글TV 기가 막힙니다.
제 인생에 그냥 아주 날개를 달았어요. 하루에 하루에 한 30명씩 계속 들어오고 있고, 첫 달인데 광고료가 50만 원씩 들어오고 후원금이 막 들어오고
고승현
지난달에 후원금 신청 처음 했다고 하셨는데 이번에 처음 정산받으신 거죠?
안영글
내가 정산을 늦게 해 가지고 아직 돈을 받지 못했는데 거기 쌓여 있는 게 있어요. 한 달 좀 넘었는데 한 80만 원 쌓여 있어요. 이거는 대단한 거예요. 얘기 들어보면 첫 달에 몇만 원 이렇게 받는다 하더라고 근데 난 몇십 단위로 들어오잖아요. 진짜 대단한 거야. 조만간 실버 버튼을 받는 그날까지...! 어떤 분들은 팬이라고 전화도 주세요. 우리 집에 가면 과일이 이만큼 쌓여 있어요. 팬들이 우리 구독자들이 보내주시는 거예요. 저도 어리둥절해요. 이게 이렇게까지 반응이 있구나 참 의외다 때로는 안 믿어질 때가 있었어요. 그렇습니다.
고승현
몇 번을 새로 시작하신 그만큼 더 색다른 도전이 나이에 맞지 않게 그리고 나이를 벗어난 장벽을 허무는 그런 감독님 활동이 저는 대단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안영글
그러니까 여기 지금 있는 분들도 지금 현재 상태에 머물기만 하면 안 된다고 보거든요. 과감하게 자꾸 뭔가를 좀 자신 있게 그냥 실수 실패 이런 거 생각하지 말고 막 해보는 거예요. 그냥 해보고 하다 보면 먹고사는 건 어떻게 해결돼요.
그러니까 너무 안주하려고 하지 말고 좀 내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것을 어떻게 할까 그걸 좀 생각해서 정말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조금 편하게 한 30평에 산다는 아파트에 살 생각을 하지 말고, 저 빌라 15평에 살든지 시골에 허름한 집에 산다 생각하고 하면 못할 게 뭐 있어요? 나는 그렇게 생각해요.
도전하고 하고 싶은 거 충분히 하고 그 대신 열정적으로 하면 저처럼 살 수 있습니다.
고승현
오늘 관객분들에게 그러면 마지막 인사하면서 마무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영글
이렇게 영화 한 편으로 많은 이렇게 이야기를 풀 수 있다는 게 행복한 일이죠. 기회가 어디 있어요? 여러분들하고 이야기를 짧은 시간이나마 나눌 수 있다는 거는 아주 저한테 기쁜 일입니다. 의미 있는 일이고 제 인생에 이 시간에 여러분들은 나와 함께 있었어요. 너무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고승현
함께해 주신 관객분들 감사드립니다.
설문조사 함께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모두들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