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머무르고 싶은 것인 줄 알았는데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봄꽃 같은 사람 보며
나는 겨울나무로 태어났나 보다
추위의 끝 가늠할 수 없고
세찬 바람 알몸으로 맞으며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 아무것도 없는
겨울나무구나 했는데
흐르고 보니 枯死木이더라
흘러보니 흘러오지 않았더라
태고부터 그 자리 벗어나지 못하고
나무인 척 섰는
고사목이더라
천년만년 초록들 사이에서
그 끝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기다리기만 해야 하는,
刑罰받은 고사목이더라
그러하므로
더 머무르고 싶은 것인 줄 알았는데
나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