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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해여자 Mar 23. 2024

제주 5 : 고사목


더 머무르고 싶은 것인 줄 알았는데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봄꽃 같은 사람 보며

나는 겨울나무로 태어났나 보다

추위의 끝 가늠할 수 없고

세찬 바람 알몸으로 맞으며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 아무것도 없는

겨울나무구나 했는데


흐르고 보니 枯死木이더라

흘러보니 흘러오지 않았더라

태고부터 그 자리 벗어나지 못하고

나무인 척 섰는

고사목이더라

천년만년 초록들 사이에서 

그 끝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기다리기만 야 하는,

罰받은 고사목이더라


그러하므로

더 머무르고 싶은 것인 줄 알았는데

나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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