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래 퐁낭. 나는 여태 이렇게 성의 있는 밥상을 받아본 적이 없다. 다섯 가지 반찬. 평범해 보이는 반찬들. 하나하나에 정성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눈물이 날 뻔했다. 김치의 깊은 맛, 호박잎을 쪄서 고춧가루 기름 액젓을 넣고 버무린 나물, 땅콩을 넣고 새콤하게 무친 모자반 무침, 적당히 달고 적당히 짠, 아니 단맛과 짠맛이 완벽히 하나가 된 무 장아찌, 깨소금과 파와 기름이 너무나 잘 어우러진 달큼한 호박조림, 한가로운 주말 오후 같이 여유로운 맛의 몸국, 시골김치의 깊고 매운맛을 입에 넣고 뜨거운 몸국 한 숟가락을 떴을 때의 환상.
식당 규모가 커서 그저 그렇고 그런 단체관광객을 주로 받는 여행지 식당이라고 생각했다. 오산이었다.
제주에 살고 있는 할머니 한 분이 생긴 것 같다. 할머니 집에서 먹는 음식 같은, 정겨움과 정성이 가득한 밥상.
이 글은 교래퐁낭을 위한 광고글이 아니지만, 교래퐁낭이 영업이 잘 되어서 다음에 제주를 찾았을 때도 여전히 건재하는, 폐업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