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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교래퐁낭

20240906 처음 올리는 특정 영업장에 관한 기록

by Om asatoma

교래 퐁낭.
나는 여태 이렇게 성의 있는 밥상을 받아본 적이 없다.
다섯 가지 반찬.
평범해 보이는 반찬들.
하나하나에 정성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눈물이 날 뻔했다.
김치의 깊은 맛,
호박잎을 쪄서 고춧가루 기름 액젓을 넣고 버무린 나물,
땅콩을 넣고 새콤하게 무친 모자반 무침,
적당히 달고 적당히 짠, 아니 단맛과 짠맛이 완벽히 하나가 된 무 장아찌,
깨소금과 파와 기름이 너무나 잘 어우러진 달큼한 호박조림,
한가로운 주말 오후 같이 여유로운 맛의 몸국,
시골김치의 깊고 매운맛을 입에 넣고 뜨거운 몸국 한 숟가락을 떴을 때의 환상.

식당 규모가 커서 그저 그렇고 그런 단체관광객을 주로 받는 여행지 식당이라고 생각했다. 오산이었다.

제주에 살고 있는 할머니 한 분이 생긴 것 같다.
할머니 집에서 먹는 음식 같은, 정겨움과 정성이 가득한 밥상.

이 글은 교래퐁낭을 위한 광고글이 아니지만,
교래퐁낭이 영업이 잘 되어서 다음에 제주를 찾았을 때도 여전히 건재하는, 폐업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가지고 있다.

밥상을 물린 이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기록해 둠.



+

음식에 대한 애정과

(음식을 먹을 사람에 대한 애정이라고 믿고 싶다)

식당에 대한 충심이 대단한 분일 거라 생각했는데


계산할 때 물으니 사장님께서 직접 음식을 하신다 했다.





교래 퐁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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