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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m asatoma Dec 03. 2024

懺悔

돌고 돌아 멈춰 선 곳은

내가 견고하게 쌓아 올린 오만과 독선의 벽 앞이다


옳다고 믿은 것들이 실은 최선이 아니었을 수도 있으며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것들은 나태의 다른 이름이기도 했다


쉽게 손 닿을 수 있어 보이는 것들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누군가 생을 건 노력의 결과일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한 걸음조차 나갈 수 없는 것은

결국 내가 쌓은 벽 때문이다

자신을 깨지 않고는 그 안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음을

절절히 느낀 시간이 지나고 있다


늦기 전에 알게 된 것이 다행이기도 하나

자기 안에 갇혀 있는 것이 얼마나 달콤한 안락을 선사하는지를 알기에

그 안에서 나오지 않을 것이 두렵다


담벼락에 걸터앉아 

올려다보며 구원의 눈빛을 보내는 이를 본다

자유, 경계가 없는 곳에 자유가 있으니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기를.


더이상 나를 고집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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