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읽는 지혜 운칠기삼(運七技三) 2-10

인생은 활시위와 같다.

by 운곡


연재 두 번째 글..


雲谷



우리는 누구나 마음속에 하나의 목표를 품고 살아간다.


운동선수가 올림픽 메달을 꿈꾸듯, 학생이 합격 통지를 기다리듯, 누군가는 치열한 경쟁 끝에 원하는 회사의 문을 두드린다.



사람들은 흔히 “성공은 노력의 결과다”라고 말한다.


물론 옳은 말이다. 그러나 살아온 세월을 되짚어 보면, 노력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수많은 변수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바로 운(運)이다.



옛사람은 말하기를,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 했다.


운이 일곱, 기술이 셋.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더라도, 보이지 않는 힘이 불어와야 성취가 완성된다는 뜻이다.



양궁의 바람



올림픽 양궁 경기를 볼 때마다 이 말의 의미가 새삼 실감 난다.



선수들은 오랜 시간 땀 흘려 쌓아 온 기량을 사선(射線) 위에서 집중해 쏟아낸다.


그러나 과녁에 꽂히는 화살은 손끝만이 아니라 바람의 방향에 달려 있다.



한 치의 바람이 점수를 가르고, 메달의 색을 바꾼다.


결국 명궁의 조건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바람을 읽는 지혜, 보이지 않는 흐름에 몸을 조율하는 감각이다.



적벽대전의 동남풍



역사 속에서도 그 진실은 드러난다.



삼국지의 적벽대전에서 조조의 대군은 승리를 확신했다.


그러나 제갈량은 바람을 기다렸다.



그의 계략이 완성되려면 불길을 실어 나를 동남풍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마침내 바람이 불자, 화공(火攻)은 순식간에 천하를 뒤집는 힘이 되었다.



이 또한 운칠기삼의 대표적인 사례다.


삶과 투자에서의 운칠기삼



우리네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단한 노력과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지만, 때로는 보이지 않는 바람이 등을 밀어주어야 열매를 거둔다.



투자 또한 그러하다.


시장분석과 기법은 필수지만, 모든 변수를 예측할 수는 없다.


정책 변화, 예기치 못한 사건, 흐름을 바꾸는 작은 바람이 결과를 좌우한다.



그래서 지혜로운 투자자는 내 실력만을 과신하지 않는다.


바람을 거슬러 무리하기보다, 흐름을 기다리며 몸을 낮출 줄 안다.


기회는 그런 이에게 찾아온다.



바람을 읽는다는 것



인생은 활시위 같고, 우리는 늘 화살을 쏘아 올리는 존재다.


그러나 아무리 강하게 당기더라도 성취는 결국 어떤 바람이 불어오는가에 달려 있다.



바람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운에 기대는 일이 아니다.


환경을 살피고, 흐름을 기다리며, 내가 할 수 있는 준비를 끝내 놓는 겸허한 지혜다.



바람은 늘 같은 방향으로 불지 않는다.


때로는 역풍으로 우리를 흔들고, 때로는 순풍으로 등을 밀어준다.



중요한 것은 그 바람을 원망하거나 붙잡으려 애쓰지 않고, 다만 흐름에 맞게 노를 젓는 일이다.



그래서 성공 앞에서는 겸허해야 하고, 실패 앞에서는 스스로를 따뜻하게 위로하며, 다시 묵묵히 다음 화살을 준비해야 한다.



운칠기삼의 지혜



“운칠기삼”은 우리에게 두 가지를 일깨운다.



첫째, 운에만 기대는 어리석음을 경계할 것.


노력을 쌓지 않고 모든 결과를 운명 탓으로 돌린다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둘째, 모든 것이 나의 힘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깨달음.


그렇기에 조급하게 결과에 매달리기보다, 과정 속에서 이미 충분한 의미와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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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운칠기삼.


인생은 활시위와 같다.


최선을 다해 화살을 당기지만, 결국 삶은 나의 힘과 더불어 불어오는 바람의 힘으로 이루어진다.



바람이 어디로 불든, 그 순간을 받아들이는 여유와 멋.


바람을 읽고, 흐름을 기다리며, 내 준비를 더한다면 언젠가 내 화살도 정확히 과녁을 꿰뚫을 날이 오리라 믿는다.



오늘도 코끝을 스치며 지나가는 철 이른 가을바람 속에서, 나는 그 방향을 느껴본다.


동남풍이다.....


왠지 좋은 일이 찾아올 것만 같다.








운곡 김정익


긴 세월의 내공을 껴안고, 삶의 무늬를 또 다른 언어로 그려 내려고 고민합니다. 가슴에 조용히 웅크리고 있던 지나온 날들의 바람 소리, 잊히지 않는 얼굴들, 그리고 아직도 풀리지 않은 질문들을 물결로 엮어 실개천에 조용히 흘려보내고 싶습니다. 단순한 이야기가 아닌,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난 한 줄 한 줄의 문장들이 바람처럼 스치고, 별빛처럼 가슴 깊은 곳에 내려앉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