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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프레도박 Jan 20. 2018

러빙 빈센트 반 고흐 #22

22화 자네 몽테뉴 크레용을 아는가?

  인간이 새로움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인류의 문화가 생길 지 못했을 것이다. 사람은 새로움을 좋아한다. 흔한 말로 신상품을 좋아한다. 왜 그럴까? 새로움을 좋아하도록 인간의 뇌는 프로그램되어 있는 것 같다. 새롭다는 것은 신기하다거나 처음 경험해 본다는 것이다. 즉 알지 못한 것을 알려고 하는 것이다.새롭다는 것은 처음을 의미하기도 한다.새로움이란 새로 만드는 것이기 하지만 오히려 발견하는 것이다. 새로움이란 원래 있었는데 몰랐던 사실이나 의견을 찾아내는 것과 같다.



  빈센트는 같은 주제를 가지고 여러 번 기법을 달리하거나 색채를 달리하여 그린다. 같은 주제로 연작하는 것이다. 같은 주제를 약간의 변화를 주면서 다시 그리면서 다르게 느끼는 것이다. 같은 대상을 계속 반복해 그린다는 것은 지루한 면도 있지만 그릴 때마다 대상을 새롭게 생각하고 깊이 생각해야 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색채를 다르게 표현하고 질감을 다르게 표현함으로써 대상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명확히 전달한다.

  새롭다는 것의 반대는 낡았다는 것이다. 낡았다는 것은 쓸모없고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빈센트는 철저하게 새로운 의미를 추구했다. 그의 편지 속에는 그의 예술관과 미술관을 볼 수 있다.

빈센트는 항상 새로움을 추구했다. 빈센트는 우선적으로 새로운 물감이나 새로운 크레용의 사용을 좋아했다. 빈센트는 노란색의 광팬이었다. 그래서 그는 그 당시 최신 신제품이고 비쌌던“크롬옐로우”색을 사용했고 이 물감의 색상을 그의 편지에서 극찬한다. 그런데 이 물감은 크롬과 납화합물이 들어간 독성안료 중에 하나이다. 빈센트는 테오에게 이 물감을 많이 사달라고 요청한다.

  후일 미술사 연구자에 따르면, 이 독성 물감이 빈센트 정신 건강을 악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빈센트는‘집시 크레용’이라는 신상품을 아래 편지의 내용처럼 또 극찬한다. 그리고 이 편지에서 자기가 이 크레용이 너무 맘에 들어 테오에게 크레용 구입을 요청했고 친구에게도 나누어 주겠다고 까지 한다.

날짜 미상

“자네, 혹시 몽테뉴 크레용을 알고 있나? 작년에 동생 테오가 덩어리가 큰 두 개의 크레용을 보내왔더군. 솔직히, 당시엔 그것을 쓰면서도 별다른 기대나 생각이 없었네. 물론, 이 후로도 더 이상은 염두에 두지 않았지. 그러다 최근에 그중 남아있던 한 조각을 발견했는데, 그것이 너무도 아름다운 검은 색이라는 사실에 그만 놀라고 말았네. 그래, 어제 당장 데생작업을 하면서 이 크레용을 사용해 봤지. 수프를 파는 싸구려 식당 창문 앞에 있는 몇몇 여인과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것인데, 기쁘게도 결과는 기대 이상이로군. 테오에게 곧장 편지를 써서 그 크레용을 좀더 구해달라고 부탁해 놓았네. 받는 대로 자네한테도 보내줌세. 이미 이 크레용을 알거나 가지고 있다면 내게 되돌려주게. 석판화용 크레용과 함께 정기적으로 그것을 사용해 볼 작정이네. 테오가 보내준 크레용에는 마치 영혼과 숨결이 깃들여 있는 듯하네. 여름 저녁 갈아 엎어놓은 밭 색깔을 띠는 그것에 나는 ‘집시 크레용’이란 이름을 붙이고 싶네”(고흐빈센트, 반 고흐, 우정의 대화, 2001) 118page.                           


  고흐의 <무료급식소> 그림은 새로운 크레용으로 데생한 작품이다. 그의 표현대로 여자들의 우울한 표정을 검은색 크레용 하나로 표현하여 영혼과 숨결을 담은 작품이다. 아기를 안고 있는 여자, 무료급식증을 보여주는 여자, 머리를 딴 아이, 그릇을 들 아이의 표정을 크레용 하나로 표현했다.

빈센트는 아래의 편지를 보면 올리브 나무들을 꾸준히 다른 느낌으로 계속 그리는 작업을 했다. 다른 느낌이라는 것은 새롭게 올리브 나무들을 느끼고 그렸다는 것이다. 바람이 불거나 날씨에 따라서 올리브 나무의 느낌은 다를 것이다. 날씨가 춥고 흐리고 바람이 많이 분다면 약간 을씨년스럽게 보일 것이다. 색채도 어두워질 것이다. 태양이 강렬하게 비추고 있다면 올리브 나무의 색채는 밝고 강렬하고 힘찬 느낌을 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올리브 나무들은 개성이 넘쳐난다고 표현한 것이다. 빈센트가 그린 올리브나무에 대한 그림 2점을 보면 완전히 다른 나무 같다는 느낌마저 주고 있다.

1989년 9월28일 608

“조만간 작은 화폭의 습작 네댓 점을 보낼 터니 어머니와 누이동생에게 주기 바래. 이것들은 아직 물감이 마르지 않았단다. 10호와 12호 화폭의 그림인데, <밀밭>, <편백 나무>, <올리브나무>, <추수하는 사람>, <침실> 그리고 내 자화상을 모두 작은 크기로 옮긴 거야.

두 사람에겐 멋진 시작이 될 거야. 우리 누이가 적게나마 그림을 수집하도록 도와준다면 너나 내게 기쁜 일이 아니겠니? 가장 잘 된 그림들을 축소판으로 모사해서 줄 생각이야. 네가 전시한 적 있는 <밤의 습작>이나 <붉은 포도밭>, <푸른 포도밭>, <분홍색 밤나무>도 두 사람이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

올리브 나무들은 개성이 넘쳐 난단다. 이걸 포착하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어. 이 나무들은 간혹 은색을 띠다가 푸른색, 녹색, 청동색이 되고, 땅 위에선 흰색으로 변하지. 땅은 노랑, 분홍, 보라, 오렌지색에서 칙칙하고 붉은 황토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깔이야.”                      

   최근  일부 현대 미술가들은 비둘기의 날개를 이용하여 천사의 날개를 3D프린터로 인쇄해서 미술 작업을 하기도 한다. 이런 예술 작업 기법은 과거의 미학 지식으로는 설명하기에 복잡해진다. 끊임없이 새로운 표현기법을 통하여 아름다움에 도전하는 것이 인간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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