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반도체 조립 공장에서 R&D 설계의 중심으로
여러분은 ‘베트남’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아마도 많은 분이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 기지나 거대한 ‘조립 공장’의 이미지를 먼저 떠올릴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익숙한 그림 뒤에서는 지금, 베트남이 단순 생산 기지를 넘어 반도체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 거듭나기 위한 거대한 국가적 프로젝트가 조용하지만 빠르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번 테크밸리 블로그에서는 베트남의 야심 찬 계획 뒤에 숨겨진, 가장 놀랍고 중요한 세 가지 핵심 전략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의 지도를 바꾸려는 베트남의 담대한 도전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현재 베트남의 반도체 산업은 주로 조립, 테스트, 패키징(ATP) 단계인 후공정 부문 (Back-End Solution)은 반도체 업계에서 필수적인 요소이나 상대적으로는 부가가치가 낮은 영역입니다.
반도체 후공정은 반도체 제조, 테스트, 패키징의 주요 프로세스로 우리가 잘 아는 TSMC 등의 파운드리 (Foundry)에서 칩 제조의 전공정 (Front-end Fab에 비해 자본 집약도가 낮은 공정입니다.
베트남은 향후 반도체 직접회로(IC)를 만들기 위한 실리콘 웨이퍼 (Silicon Wafer)을 기반으로 직접회로(IC) 생산의 전공정 (Front-end Fab)에 주력할 것으로 진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기존의 조립·테스트·패키징(ATP)의 전공정은 웨이퍼 (Wafer) 가공이 끝난 반도체 칩을 다루는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영역입니다.
팹(Fab)은 Fabrication Facility의 줄임말로, 앞서 질문하신 실리콘 웨이퍼를 가공하여 반도체 칩(집적회로)을 실제로 제조하는 공장을 의미합니다. 팹은 반도체 제조 과정 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전공정(Front-end)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웨이퍼를 가공하여 반도체 칩 (IC)으로 만드는 팹 (Fab) 기술 과정은 기술적 난이도가 매우 높습니다. 웨이퍼 가공은 극도로 청정한 환경(Clean Room)에서 초정밀 장비를 사용하여 1,000단계 이상의 공정, 32nm(나노미터) 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통신, IoT, 자동차 전장용 칩 생산을 목표로 합니다.
즉, 베트남이 팹을 확보한다는 것은 설계 및 웨이퍼 가공이 가능한 기술 생산국으로 도약하며, 반도체 산업을 고부가가치로 전환한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베트남의 반도체 전략은 단순히 공장 하나를 짓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북부와 남부에서 동시에 두 개의 다른 엔진을 가동하는 '투트랙 전략'을 기반으로 합니다. 이는 하드웨어 제조 역량과 소프트웨어 혁신 역량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계획입니다.
베트남은 이전에 해외에서 만든 칩을 가져다가 조립만 하는 역할을 하였는데, 2026년 1월 베트남 국영 통신사 비엣텔 (Viettel)에 의해 Feb 공장이 만들어진다면 반도체를 직접 생산할 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비엣텔은 하노이 호아락 하이테크 파크(Hoa Lac Hi-Tech Park)의 27헥타르 부지에 들어설 베트남 최초의 반도체 팹(Fab)은 32 나노(nm) 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칩 제조 역량을 내재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수입된 칩을 조립하는 후공정(ATP)을 넘어, 초정밀 클린룸 환경에서 1,000개 이상의 공정을 거쳐 웨이퍼 원자재로부터 직접 집적회로(IC)를 생산하는 전공정으로의 도약입니다.
비엣텔의 팹(Feb) 32nm 공정은 최첨단은 아니지만, 통신, IoT, 자동차 전자, 항공·우주 등 베트남의 핵심 미래 산업에 필요한 견고한 칩을 생산하는 데 최적화된 전략적 선택입니다. 이는 베트남이 단순한 '기술 소비자'에서 벗어나 미래 기술을 선도하는 '기술 생산국'으로 변모하려는 장기적인 포석입니다.
비엣텔이 건설하는 반도체 팹은 단순한 기업 투자가 아니라, 국가의 명운을 건 중대 사업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비엣텔 그룹이 베트남 군 소속의 통신 기술 대기업이라는 배경은 지정학적 불확실성 시대에 기술 주권과 공급망 회복탄력성을 확보하려는 국가적 의지를 보여줍니다.
베트남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 'AMD'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호찌민 사이공 하이테크 파크(Saigon Hi-Tech Park)에 AMD 연구개발(R&D) 센터를 개설하고 AI 솔루션, 스마트 시티 등 미래 기술 연구에 집중하며 기술 이전과 인재 양성을 담당할 예정입니다.
베트남은 기존 기술을 따라잡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 고부가가치 기술에 직접 투자하며 기술 도약을 꾀하고 있습니다. AMD R&D 센터는 초기 전자, 반도체 센터 내 파일럿 형태로 운영되며 향후 아래와 같은 고부가가치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 AI 솔루션: 인공지능 가속화 및 응용 기술 연구
▲ 디지털 어시스턴트: 차세대 디지털 비서 기술 개발
▲ 스마트 시티: 도시 행정 고도화 및 디지털 인프라 최적화
또한 이러한 비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베트남은 2030년까지 9,000명의 반도체·전자 분야 핵심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는 AMD 프로젝트를 통한 실질적 기술 이전과 대학과의 산학 연계를 통해 체계적으로 추진됩니다.
베트남의 반도체 전략은 단순히 공장 하나를 짓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북부와 남부에서 동시에 두 개의 다른 엔진을 가동하는 '투트랙 전략'을 기반으로 합니다. 이는 하드웨어 제조 역량과 소프트웨어 혁신 역량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계획입니다.
이 이원화 전략의 진정한 가치는 시너지에 있습니다. 북부의 팹에서 생산된 사물인터넷(IoT) 칩이 남부 R&D 센터에서 개발하는 스마트 시티 솔루션에 직접 활용되는 등, 하드웨어 제조가 소프트웨어 혁신을 뒷받침하고 소프트웨어 혁신이 다시 고부가가치 제조 수요를 창출하는 완벽한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것입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투트랙 전략', 이를 뒷받침하는 '국가 안보 차원의 접근', 그리고 현재가 아닌 '미래 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 이 세 가지 핵심 전략은 베트남이 더 이상 저임금 조립 기지가 아님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베트남은 이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핵심 연결고리(Key Link)'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 기둥을 통해 프로젝트의 성공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반도체 기술을 경제 성장의 도구를 넘어 국가의 핵심 안보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 투자 관련 절차를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행정 간소화 (Fast-track)
▲ 고가의 연구 시설과 장비를 공동으로 활용하는 인프라 공유
▲ 세제 혜택과 같은 우대 정책
물론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 긴 수익 회수 기간, 그리고 높은 수율(Yield) 확보라는 엄청난 기술적 난관 등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습니다.
그러나 베트남의 실험은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과연 베트남은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글로벌 공급망의 새로운 안정자이자, 다음 세대의 기술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테크밸리베트남 대표 김도연 (카카오톡 ID : go2han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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