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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rick 김도연 Jun 11. 2023

베트남 금융 트랜드와 IT 혁신

1편 베트남의 은행

베트남의 은행은 한국에 비해 어떨까요?


필자는 2014년부터 베트남 11년차 현지 생활을 하면서 베트남 현지 로컬 은행 계좌, 로컬 신용카드, 증권계좌 & MTS (Mobile Trading System), 모바일 뱅킹 등을 모두 사용하고 있는데 베트남의 리테일 금융이 아직 성숙되지 않아서 그런지 아니면 제가 외국인이여서 제약이 있어서인지 처음부터 가입, 유지, 갱신 등이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현재 필자가 이용중인 베트남 금융 서비스


특히 외국인의 경우 모든 베트남 금융상품들의 가입부터 쉽지 않습니다. 은행 계좌를 만들기 위해서는 신분증, 여권 외에 본인이 소속된 회사, 회사와의 계약서 (회사정보, 급여정보, 워크퍼밋, 계약기간), VISA 및 거주증 등 서류를 꽤 많이 제출해야 합니다. 그리고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의 한국계 은행이 아니며 모든 대화와 서류에 베트남어로 신청이 되니 베트남 사람의 통역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신용카드 가입시에는 최근 6개월간 급여 이체 혹은 예치금(Deposit)을 해당 카드사의 은행에 넣어야 그 한도만큼 카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 베트남 Techcombank는 외국인에 대한 가입과 은행서비스를 제한하고 있다. (출처 : ChaoHanoi)


베트남의 금리가 7~8%(이자 과세 없음) 경우에 따라 약 10%까지 고금리를 보장하다 보니, 한국에서 베트남 계좌를 만드시려는 분들이 많으나 베트남 은행은 자국인과 정식 VISA가 있는 외국인에 한해서만 계좌 개설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비자나 임시 거주증이 만기 (대략 2년)되기 6개월전에는 신규 계좌도 만들 수 없습니다. 

베트남 금리 광고 (출처 : Vietnam Investment Review)


  

하지만 베트남인들에게 금융 서비스는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과거 2014년경 베트남 국민의 은행 계좌 사용률이 30%대에서 2023년 현재는 60%로 빠르게 상승하였고, 젊은 세대와 스마트폰의 보급(70% 이상)으로 약 국민의 1/3이 모바일 뱅킹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금융상품 분야는 저의 전문 분야가 아니고 제가 말씀드릴 부분은 베트남 금융과 IT정보통신이다 보니 간단하게 베트남의 금융기관에 대해 먼저 짚어보고 IT 분야를 살펴보겠습니다. 



"베트남 은행 구조"

베트남은 2022년 12월 기준으로 약 86개의 은행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베트남 은행들

베트남은 베트남전쟁 이후 남북이 합치면서 1976년 베트남 중앙은행은 하나로 통합이 되었고, 모든 금융 시스템은 중앙은행은 독점 하에 운영되었습니다. 당시 중앙은행은 정부 예산에 자금을 공급하거나 국영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였습니다. 


이후 1998년 베트남 금융 시스템을 독점체제에서 다수의 상업은행으로 분리하면서 민간 기업과 민간 대출, 예금으로 확대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베트남 은행의 구조 (출처: 베트남 중앙은행)



| 중앙은행 SBV     

 베트남 중앙은행 SBV (The State Bank of Vietnam)은 1951년 설립된 은행 중 가장 상위의 국영은행으로 베트남 은행의 금융법, 정책을 주도하며 각 은행들의 감사와 모니터를 하는 거시정책과 Governance 역할(은행감독원)을 수행합니다. 


그리고 베트남이 강력하게 추진하는 Digital Transformation을 주도하고 Project 6라고 하는 모두 베트남 국민의 전자 ID사업도 추진중에 있습니다. 



| 국영상업은행 (State Owned Commercial Banks)

베트남은 1988년 금융개혁 이후 SBV 중앙은행에서 국영 상업은행이 분리되었습니다. 

이는 1986년 베트남 도이머이 개혁중 금융시스템 개혁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SBV중앙은행의 단일은행시스템 (Mono-Banking System)에서 상업은행 기능을 분리하여 이중은행시스템 (Two-Tier Banking System)으로 민영화하여 자본시장의 자본 유통을 늘리고 은행이 유연하게 자본시장을 발전시키려는 사회주의 (중국, 베트남, 동유럽) 국가들의 전통적인 은행 시스템 개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초기에 국영상업은행은 업무는 기업 (주로 대기업, 공기업)대출이며 2023년 현재는 민간 대출과 리테일 뱅킹으로 많이 확대되어 가면서 민간상업은행들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4대 국영상업은행은 BIDV, Vietcombank, VietinBank, Agribank이며 이 은행들이 베트남 은행의 순위에 있어서 대부분 상위권을 차지합니다. 베트남의 부실 은행 (GP Bank, CB Bank, OCEAN Bank)도 SBV 중앙은행이 관리하는 국영상업은행에 포함됩니다.  


베트남 4대 국영 상업은행 (위)와 부실은행 (아래)



| 민간상업은행 (Joint Stock Commercial Banks)


베트남 은행의 역할이 기존 기업 대출에서 일반 리테일 금융으로 옮겨지고 있다 보니 경영의 효율화,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국영은행을 주식상업은행으로 민영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민간상업은행은 1991년 법률상 설립이 허가되었고 초기에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였다가 점차 대출 규모를 늘리고 리테일 뱅킹쪽으로 확장하게 됩니다. 


최근 베트남 주식상업은행들은 글로벌 금융 스탠다드를 도입하고, 클라우드, 빅데이터, AI등의 IT기술 혁신, 해외에서 리더들을 C레벨로 영입하면서 빠르게 금융 혁신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주요 주식상업은행



| 외국은행 현지 법인 (Wholly Foreign Owned Banks)


2023년 기준 베트남에는 외국은행 현지 법인 9개, 외국은행 지점 48개, 연락 사무소 50개정도가 있습니다. 한국계 은행의 경우 11개 은행이 진출했으며, 신한, 우리은행 2개의 베트남 현지법인과 나머지 은행은 지점 및 사무소 형태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외국 은행의 주요 영업 대상은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기업이며 대개는 자국 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할 때 동반하여 설립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국은행 현지 법인

베트남의 입장에서는 외국 은행이 많을수록 베트남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용이해지고, 베트남 은행과 합작과 파트너쉽으로 선진 금융시스템과 경영 노하우가 로컬 은행에게도 직간접적으로 많이 전수가 되지만, 외국 은행의 베트남 기업에 대한 직접 영업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습니다. 




| 합작은행 (Joint Venture Banks)


합작은행은 베트남 국유 상업은행과 외국 은행이 합작한 은행으로 2006년 초기에는 4개의 은행이 있었으나 2023년에는 2개 (VRB, INDOVINA)의 은행만 존재합니다. 


합작은행은 양국간의 베트남 근로자 파견으로 인한 양국간 화폐 환전 및 해외 송금 등이 계기가 되어 설립되었습니다.  

베트남 합작 은행




"한국계 은행들의 베트남 진출"


| 신한은행 베트남


신한은행 베트남은 한국계 은행 최초로 1993년에 호치민에 대표 사무소를 설립하였고 1995년에 호치민 지점을 개점하였습니다. 


2023년 5월 기준으로 베트남에 46개의 지점이 있으며 2023년 5개의 지점을 추가 오픈할 예정입니다.

또한 신한은행 베트남은 총 200개의 ATM이 베트남에 설치된 외국계 은행으로서는 가장 많은 ATM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 베트남이 설립 초기에는 약 14개의 지점이 있었으나 ANZ 베트남 은행의 소매부문을 인수함으로써 45개까지 지점을 확대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베트남은 은행의 자본 투자 및 실적에 따라 현지법인의 경우 1년에 많게는 5~6개까지 지점을 오픈할 수 있습니다)


최근 베트남 핀테크 MOCA와 제휴하여 Grab결제시 ATM카드로 충전과 결제가 가능하며 베트남 핀테크 MOMO와 제휴하여 국내 휴대전화 번호와 이름으로 송금, Momo ID를 통한 해외 송금 서비스도 시작하였습니다. 


신한은행 베트남은 약 15년 이상의 베트남 은행 사업을 통해 베트남에 있는 한국계 기업의 은행, 대출업무, 한국 교민을 대상으로 하는 모바일 뱅킹 (SOL Shinhan), 적금, 파생상품 (보험, 증권)등 다양한 리테일 사업을 늘리고 있습니다.   

신한은행 베트남 전속 모델인 박항서 감독


| 우리은행 베트남


2023년 기준으로 우리은행 베트남은 총 18개의 지점과 2개의 TO (Transaction Office 출장소)중심으로 베트남의 리테일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 베트남은 기업과 일반 고객을 위한 리테일 뱅킹 외에 베트남 소상인을 위한 가상 계좌, Firm Banking을 핀테크 업체와 런칭을 하였습니다. 또한 최근 eKYC 인증 및 AML (Anti-Money Laundry) 서비스를 시작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 베트남 전속 하리원과 남편 쩐타잉 Tranh Thanh


| KEB 하나은행

한국의 은행으로는 하나은행이 베트남에서 1998년에 설립되었습니다. 

설립 당시 KEB는 하노이에 사무실에 개설하였고 그해 영업 허가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1999년부터 본격적인 은행 영업을 시작하였습니다. 


2019년 KEB 하나은행은 베트남의 주식 상업은행이 BIDV 은행의 지분을 15% 인수하고 2대 주주가 되었습니다. 이는 BIDV의 최대 주주인 SBV 중앙은행이 소유한 95% 주식 중에 약 15%를 소유하게 되면서 새로운 주주 지배구조를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KEB 하나은행 지분 인수후 BIVD 지분 구조 (출처: K글로벌타임즈)


당시 BIDV는 베트남에서 정관자본금이 가장 큰 대형 은행이나 은행 영업의 70%가 기업 대출 상품이며 상대적으로 리테일 뱅킹이 강하지 않습니다. 


이에 KEB 하나은행의 BIDV 투자는 단순히 지분 투자의 의미외에 KEB 하나은행의 PB (Private Banker) 중심으로 Retail 금융, 디지털뱅킹 등으로 금융시스템 선진화와 베트남 로컬 시장에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KEB 하나은행은 베트남에서 설립이 오래된 만큼이나 베트남 SOC 사업 (공항, 항만, 고속도로 등)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그 외 한국계 은행은 아래와 같으며 한국의 지방은행들의 베트남 진출이 점차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한국계 은행



“베트남의 과거와 미래”


과거로 거슬러 본다면 베트남은 1986년 도이머이 정책으로 금융혁신을 추구하고자 하였지만 이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게 되었고 베트남 국민들은 은행보다는 금, 외화, 현금과 같은 안정적인 자산을 선호하고 은행을 믿지 않는 경향도 있었습니다. 또한 지방, 농촌, 오지 등에는 은행의 인프라가 제대로 깔려 있지 않고 개인과 기업의 신용정보도 거의 없어 은행과 신용사회로의 준비가 거의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이후 전통적인 은행이 완전히 전국민 리테일 서비스로 바뀌고 정부의 디지털전환 프로젝트, 핀테크의 등장으로 은행과 연계한 결제, 예금, 적금, 대출 등의 거래가 확산되고 외국의 선진 금융 시스템과 금융 자본이 베트남에 유입되면서 예전 도이머이 정책과는 다른 양상으로 베트남 은행과 금융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다음 2편에서는 베트남을 지탱하고 있는 금융 백본 인프라와 SBV 중앙은행의 정책을 살펴보면서 베트남 금융 시장의 변화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본 글에 대한 저작권은 김도연에게 있으며 복사, 인용, 2차 가공시에는 반드시 사전 협의를 하셔야 합니다.  ( goodserver1@gmail.com 혹은 카카오톡 go2hanoi 로 연락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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