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의 사소한 충돌에 반응하는 나
"상대는 배려를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 관심과 배려가 필요할거라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원치않았던 관심과 배려는 부담스러움을 키울뿐.
모든 것은 내가 만들어낸 것이다."
하고 싶은 걸 하게 하고, 관심을 필요로 했을때 주는 사랑이 적합한 사랑이라 생각했다.
그 말에 대해 엄마와 동의하고 고개를 끄덕인지 몇시간이 채 안됐다. 그리고 마치 진짜 동의를 하는지 테스트라도 하듯이 비슷한 상황이 주어졌다.
집안 가구 위치를 바꾸고 싶은 엄마는 이런 저런 위치를 나에게 상의하고 싶어했다. 초저녁이 다되서 물건들을 정리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지 않을까 우려스러움을 표했다. 하지만 엄마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했다. (내 마음은 쉬고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그리고 엄마 역시 그것을 느꼈다.)
"내가 알아서 할게. 신경쓰지 마."
그 말이 이렇게 큰 파장을 불러올 줄이야.
방에 들어가 불을 끄고 '해방일지' 요약본을 보고 있었다.
이어폰으로 소리를 듣는데, 쿵쾅쿵쾅 바닥에 내는 소리가 내 우려스러움의 한계치를 넘었다.
"엄마, 이러다 아랫집에서 민원 들어오겠어."
방문을 열자마자 했던, "엄마"에 부름에 대한 대답에 싸늘한 "왜"를 느끼자 마자 직감했다.
무언가 잘못됐구나..
"민원이 아니라 내가 다칠뻔 했어."
아차 싶었다.
그때부터 이어지는 나에 대한 원망섞인 화살이 날라오기 시작했다.
"오빠랑 너는 진작부터 이기적인 것은 알았지만.."부터 시작해서..
"나도 해준 것도 없으니, 앞으로도 기대말고.."
"됐어, 이제 큰 건 다했으니 도와줄 것도 없어 들어가."
찬물 샤워를 한 느낌이었다.
엄마에게 먼저 "도와줘?"물어봤으면 어땠을까..
나에게 한 마디라도 "무거워서 도저히 안되겠다. 좀 도와줄래?"라고 물어봐줬으면 어땠을까..
또 한편으로는 혼자 기대하고, 혼자 실망하고, 혼자 원망하는 것들이 참 무섭구나 싶기도 했다.
그리고 그랬던 나의 지난날을 돌이켜보기도 했다.
누군가의 잘못도 없으며, 그곳엔 그저 서로의 감정만 얼룩이 져있다.
많은 화살들을 맞고 다시 방에 들어와 이 글을 쓰고 있다.
마침 아까 읽었던 <성공을 부르는 일곱가지 영적법칙>의 한 구절을 필사했던 것이 떠오른다.
"지금 이 순간은 그래야 하는 대로다."
감정적으로 해석할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일어난 상황을 보자. 그저 일어난 일일 뿐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