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땅 프랑스에서의 새로운 삶
출국하기 전 프랑스 문화를 체험한다고 프렌치 레스토랑에 갔다. 수많은 음식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게트였다. '돈도 없고 직업도 없는 나는 앞으로 이 맛없는 바게트만 뜯으며 살아가겠구나..'생각하며 팍팍한 바게트를 뜯어먹었다. 그렇게 나의 프랑스 생활을 맞이하였다.
2026년, 휴직을 하고 프랑스에서 살게 된 특별한 해다. 순탄하기만 했던 내 군생활에 휴직이라니..
남편의 대학원 석사과정을 위해 '프랑스'라는 나라에 정말 '어쩌다 보니' 오게 되었다.
열정적이었던 군생활을 잠시 뒤로하고 휴직을 선택한 이유는 내 인생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하고 싶었다. 일과 조직이 우선이었던 내 삶을 이제는 '내가 이룬 가족'을 위해 살고 싶었다. 어질러진 삶의 방향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내가 여태까지 조직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것처럼, 나와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그렇게 나의 가족을 위한 선택이었지만, 결심하고서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매월 10일 울리던 봉급 알람이 안 울리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
'나는 앞으로 뭐 해 먹으면서 살아가야 하나..'
나는 목표 없이 살아본 적이 없다. 고등학생 때는 대학생이 되기 위해, 대학생 때는 후보생이 되기 위해, 임관하고는 통역장교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왔다. 그렇게 나는 무언가가 되기 위해 열심히 살아왔다.
열정적으로 살아왔던 길의 끝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군이라는 조직이 없으면 스스로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내 모든 것을 조직에 바쳐왔다. 사회에 나설 준비를 조금이라도 했다면 이 새로운 시작이 험난하기라도 했을 텐데, 허망하게도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고난과 역경의 길조차 펼쳐지지 않는 '無의 공간'이라는 사실이 나를 아프게 했다.
정신 차리자. 팍팍한 건 바게트가 아니라 나의 현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