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습 마주하기
스피치 수업에서는 자신이 발표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다 같이 시청하고 피드백하는 시간을 갖는다.
발표하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그 모습을 시청하기란 민망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발전하기 위해 내 모습을 관찰한다.
몇 번 하다 보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처음에는 화면 속 나의 모든 행동이 거슬렸다.
건조한 톤과 굳은 표정, 어색한 제스처 등
심지어 말할 때 내 입은 약간 삐뚤어져 보였다.
그러나 사람들의 피드백을 통해 알게 되었다.
상대방은 내가 의식한 것만큼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른 수강생들은 내 발표가 좋았다고 했다.
자연스러웠고, 침착해 보였고, 불안해한다고 느껴지지 않았다고 했다.
입이 삐뚤어져 보인다는 말에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내 불안은 겉으로 드러날 정도가 아니었고,
내 모습은 타인이 주목할 정도가 아니었다.
나라는 시청자가 봤을 때에만
특별히 부자연스럽게 보이는 것뿐이었다.
깊은 관심을 가지고 면밀히 살펴보지 않으면
티가 잘 안 나지 않는다.
지나치게 부끄러워하는 것은 자의식 과잉에 가깝다.
자신에게만 과도한 기준을 들이댈 필요는 없다.
내가 뭐라고.
쓸데없는 자만심 혹은 열등감에서 비롯된 것 같다.
그냥, 내 스타일 대로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