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오고 했으니 한 잔 생각났겠지. 낮에 행사하느라 고단하기도 했을테고 이른 저녁 반주 한 잔 하고 일찍 잠들었던 그 남자.
“…기각되었으며 반격이 예상됩니다…”
밤사이 켜져 있던 종편에서 흘러 나오는 뉴스 앵커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그의 귓가를 간지럽힌다.
“으응? 뭐야…”
숙취에 괴로운듯 뒤척이던 남자. 몸을 반쯤 일으켜 한참을 멍하니 TV를 응시한다.
‘아, 씨바. 조땠네’
침대에 잠들어 있는 여인을 툭툭 치는 남자.
“일어나봐… 해장술 한 잔 해야겠어”
잠들어 있던 여자는 잠시 뒤척이는가 싶더니 이내 남자를 째려보고 이에 움찔하는 남자.
침대에서 힘없이 빠져나와 냉장고 앞으로 걸어가는 남자의 뒷모습. 늘어진 그의 뱃살과 얇은 팔다리, 처진 엉덩이가 처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