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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석균 Mar 14. 2018

'할인 가격'의 비밀

EP.20 '할인가격'에 숨겨진 넛지 전략

길거리는 흡사 '할인'의 왕국이다. 모든 매장이 할인을 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 할인', '~원 할인' 등이

가득하다. 길거리에서 조금만 정신을 놓게 되면 우리는 어느 순간 물건을 사게 된다. 할인이라는 덫에 걸린 것도

알지 못하면서 말이다.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면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할인 행사에 노출된다. 그 중 가장 많은 할인 행사는 기존의

가격에 n%를 할인한 할인 행사이다. 언뜻 보기에 가격이 낮아 보이기 때문에 우리는 가격보다 싼 가격을 보며

잠시 망설였던 소비의 끈을 놓고 구매 버튼을 누르게 된다. 그런데, 할인 행사에 '원래 가격' 을 명시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오늘은 할인 전 가격을 표시하는 이유에 대해 분석하려고 한다. 왜 물건을 구매하는 데 굳이 필요하지 않은 

할인 전 가격을 표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앵커링(Anchoring) ; 우리는 주어진 기준에 맞춰 생각한다

앵커링 효과라는 말이 있다. 앵커링 효과란, 처음 언급된 조건에 얽매여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효과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최초로 습득한 정보에 몰입하여, 새로운 정보를 수용하지 않거나, 

이를 부분적으로만 수정(Anchoring and Adjustment)하는 행통 특성을 말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의 실험은 꽤 흥미롭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삼나무의 높이는 1,200피트를 넘을까, 넘지 않을까?'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삼나무의 높이는 180피트를 넘을까, 넘지 않을까?'


의 질문을 받은 집단은 평균 844피트, 아래의 질문을 받은 집단은 평균 282피트의 수치를 이야기했다.

즉, 질문에서 제시된 삼나무의 높이는 사람들의 판단에 영향을 끼치는 '닻' 이 되어 사람들이 닻과 비슷한

숫자나 상황을 생각할 수 있도록 한 결정적인 요소가 되었던 것이다. 앵커링 효과는 이처럼 특정한 수치,

상황으로 인해 사람들이 그 특정한 수치와 상황 내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하게 하는 결정적인 요소다.

또다른 예시로 만약 불우이웃돕기 모금함에 1만원짜리 3개가 있을 때에는 사람들은 100원보다는 지폐를

더 많이 넣을 확률이 높은데, 그 이유는 1만원짜리 3개가 '닻' 이 되어 사람들이 화폐가치가 낮은 동전보단

지폐를 넣을 수 있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정가는 하나의 '닻' 이다

이처럼 닻은 우리의 상황판단과 결정에 대해 꽤 큰 영향을 끼친다. 즉, 닻이라는 것은 단순한 수치의

역할을 뛰어넘어 판단을 할 때 일종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할인을 할 때 정가를 표시하는 이유도 사실 '닻'의 기준에서 보면 이해가 된다. 정가를 명시하는 것은

단순히 가격을 소비자들에게 공개하여 투명성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정가 자체가 소비자들이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쉬운 이해를 위해 예시를 하나 들어 보자. A와 B가 있다.

두 제품은 모두 할인 중인 품목인데, 가격표에는 이런 식으로 나와 있다.


A : 5,000원

B : 7,900원 → 5,000원


A와 B를 자세히 보면 둘의 가격은 똑같다. 하지만 둘 중 하나를 구매해야 한다면 당신은 어떤 것을

선택하겠는가? 당신은 아마 B를 선택할 확률이 높다. 왜냐 하면 7,900원이라는 정가가 '닻' 으로 작용해

B가 언뜻 보기에 A보다 가치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A의 가치가 10,000원을 넘는다면 사실 B를 선택한 결과는 좋은 결과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A에서 '닻' 으로 보이는 수치가 명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A의 가치가 어떻든간에

상관없이 B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정가를 명시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에게 할인의 가치를 알려 주기

위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소비자들에게 '닻'을 제공하여 소비자들이 주어진 닻 내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하여 결과적으로는 팔아야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더 많이 팔기 위한 전략일 뿐이다.
정가를 표시하는 것만으로도 소비자들이 알아서 물건을 사게 하는 '넛지' 가 작동된 셈이다.



무작정 할인정책에 끌려 물건을 구매하지 말자.

할인정책을 하면서 우리에게 쿠폰을 주는 이유는

우리에게 더 많이 소비하라고 이야기하는 넛지다. 좋은 넛지도 있지만

나쁜 넛지가 있다면 분명 조심해야 한다.

지나친 소비는 결국 우리에겐 좋지 않으니까 말이다!




세모넛 위클리 매거진은 이렇게 오늘로써 마무리를 합니다.


제가 만들어가는 넛지의 여정은 이제 시작입니다. 이제 간단한 휴식기간을 끝내고

그 동안 연구했던, 연구하고 있는 내용들을 여러분에게 공개하며

여러분에게 더 좋은 정보를 드리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항상 고석균이라는 사람을 사랑해 주시고, 주위에 있는 것들에 조금씩 귀기울인다면

우리는 조금 더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동안 읽어 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3월 14일, 고석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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