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Micro UX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석균 Nov 26. 2018

스타벅스의 비밀

ep.57 스타벅스에 숨겨진 넛지 전략

우리의 일상이 된 스타벅스, 이 속에 숨겨진 넛지 전략은 무엇일까?

매일 아침, 출근길을 지나치면서 한 번 쯤 보게 되는 브랜드가 있다. 편의점, 그리고 스타벅스다.

어느 순간부턴가 스타벅스는 고급진 브랜드가 아닌 우리 생활 속 브랜드로 자리잡았고, 좋은 커피 하면 모두가

스타벅스를 떠올리게 되었다. 심지어 최근에는 다양한 음료를 출시하고, 지역 상권에 적절하게 침투하여 이제

남녀노소가 사랑하는 브랜드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게 된 것 같다. 그런데 이 스타벅스 매장 안에도, 치밀하게

숨겨진 넛지가 있다는 것, 여러분은 알고 있었는가? 오늘은 스타벅스 매장 속에 숨겨진 치밀한 넛지, 우리가 늘

지나쳤을지 모르는 것들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려고 한다.


메뉴판의 비밀 ; 비싼 음료를 더 잘 보이게 하기

스타벅스의 메뉴판, 비싼 음료를 가장 위에 올린다

스타벅스의 메뉴판은 다른 카페의 메뉴판과 달리, 싼 음료가 아니라 비싼 음료를 맨 위에 비치하고, 가격

순서대로 아래로 내려가는 경향성을 보인다. 스타벅스가 이러한 전략을 취하는 이유는 비싼 편의 음료 

가격을 위에 제시할 때, 사람들은 맨 위 보이는 숫자를 기준으로 구매를 판단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다음과 같은 예를 들어 보자.


일반권 : 10,000원
보통권 : 20,000원
프리미엄권 : 50,000원

상품의 순서가 낮은 가격부터 배열되는 경우, 사람들은 일반권의 가격을 기준으로 보통권과 프리미엄권에 대해

구매를 고민하게 되고, 낮은 가격을 기준으로 하게 되면 일반권을 구매하거나 그보다 한 단계 높은 보통권을

프리미엄보다 더 많이 구매할 확률이 높다. 그 이유는 10,000원이라는 일반권의 가격이 다른 옵션의 가격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프리미엄권 : 50,000원
보통권 : 20,000원
일반권 : 10,000원

반대로, 비싼 가격이 배열되는 경우, 사람들은 일반권보다 보통권, 프리미엄권을 더 많이 구매하려고 한다.

맨 위에 있기 때문에, 프리미엄권을 구매하면 그만큼 더 많은 서비스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며,

동시에 프리미엄권의 50,000원이 사람들이 구매를 결정하는 데 기준이 되기 때문에, 낮은 가격이 오히려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도 있다. 상품의 옵션 배열을 달리했을 뿐인데, 사람들의 행동은 180도 달라진다.


이디야의 메뉴판, 스타벅스와 달리 싼 메뉴가 맨 위에 있다.

나만의 메뉴 ; 소유 효과 가지게 하기

나만의 메뉴는 소비자가 '자신만의 메뉴'를 만들고 소비하게끔 하는 수단이다

스타벅스의 특장점 중 하나는 '나만의 메뉴'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다. 보통의 음료와는 달리 내가 스스로

달고, 쓰고의 정도를 조절하면서 내 입맛에 맞는 메뉴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곳이 아닌

스타벅스가 '나만의 메뉴' 제도를 운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가 자신이 만든 메뉴를 다른 옵션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소유 효과'를 발현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소유 효과란, 내가 소유했던 것’에 느끼는 가치와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가치는 크게 다를 수밖에 없고특히 내가 선택하여 공들이고 아끼며 사용해왔던 물건의 가치를 더 소중히 여긴다는 심리학 이론이다. 다시 말해

내가 만들고, 내가 생각하고 신경을 쓴 존재에 대해서는 다른 것보다 더 많은 가치를 매긴다는 것이다. 만약

내가 스타벅스 나만의 메뉴에서 '공 들여' 나만의 음료를 제작하게 되면, 나 자신은 내가 만들어낸 음료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게 되고, 비슷한 가격에 더 많은 가치를 줄 수 있는 것을 선호하게 된다. 또한 나만의 음료를

한 번 먹고 끝내는 것이 아닌, 지속적으로 소비하게 만듬으로써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스타벅스를 지속적으로

소비하게 만드는 넛지 전략이다.


생일 쿠폰 ; 어차피 돈 아꼈는데 딴 거 사야지

음료를 공짜로 얻었을 때, 우리는 더 소비할 생각을 한다

스타벅스는 1년에 한 번, 생일인 회원들에게 생일 쿠폰을 발급하여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생일날 매장에

방문하도록 하는 넛지를 가지고 있는데, 이 넛지는 단순히 사람들이 생일날 공짜로 음료를 먹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면뿐만 아니라 더 많은 제품을 소비할 수 있도록 만드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생일쿠폰으로 음료를 마실 때, 그 돈을 아껴서 다른 것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스타벅스를 

이용할 때 사용했던 금액을 '벌었다고' 생각하여 그 돈을 스타벅스의 다른 것으로 구매하는 데 상대적으로

쉽게 하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가 소비를 할 때 단순하게 '아낀 돈'의 측면에서 소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디저트 지갑', '밥 지갑', '생활비 지갑' 등 특정한 한도를 정하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렇게 특정한 한도를 정하고 금액을 사용할 경우, 디저트 지갑에서 아낀 비용을 다른 곳으로

굳이 넘길 생각을 하지 않는다. 즉 디저트 지갑에서 아낀 5,000원은 디저트로 구매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이러한 점을 이용하여 사람들에게 생일 쿠폰을 발급했고, 사람들이 음료가

아닌 디저트나 굿즈 등 다른 제품들을 소비하도록 유도했다.



이렇듯, 스타벅스 매장 안에는 다양한 넛지들이 숨어 있다. 넛지를 알든 모르든, 소비를 하고 지갑을 여는 것은

사실 여러분의 자유이며 필자가 그 권리를 침해할 권리는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

지갑을 열어 불필요한 소비를 하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서는

더 많이 알아야 하고, 더 작은 것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2018년 11월 26일

고석균 씀.

매거진의 이전글 '옵션 상품'의 비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