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석균 Sep 20. 2019

결국. 독자다

워딩이 아니라, 독자를 분석하라

이 글을 쓰기 전 결론부터 이야기합니다.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방법' 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연재하다 보면, 정말 많은 질문을 받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압도적인 질문을 차지하는 것은 '어떻게 해야 조회수가 높은 글을 쓰나요? 작가님만의 특별한 방법이 있나요? 어떤 워딩을 사용하나요?' 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이런 질문을 받는데요. 너무 많은 질문을 받다 보니 정말 '내가 사용하는 워딩이 독자에게 통하는 워딩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인기 작가 분들의 글과 공유를 많이 한 글들을 보며 깨달았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워딩 자체가 '보편적인 방법' 이 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이 말은 한 마디로 '보편적으로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워딩' 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요.  그렇다면 글을 쓸 때, 어떻게 해야 내 글이 다른 사람들의 글보다 조금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저의 글 기획 방식과, 브런치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콘텐츠들의 성공 비결을 공부하며 비로소 그 비결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많이 놓치고 있었던 '독자' 를 분석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브런치에 왜 들어오시나요?

독자라는 쉽고도 정말 어려운 존재를 분석하기 전, 우리는 이 플랫폼이 어떤 플랫폼인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 이 곳에 들어오는지에 대해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브런치에 왜 들어오는 것일까요? 그 결정적인 이유는 네이버, 다음보다 전문적이고 질 높은 정보가 많기 때문입니다.


사실 네이버와 다음이 그렇다고 해서 정보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브런치에 있는 글보다 더 다양한 정보가 존재하고, 검색 하나로 전 세계의 포털에도 접속할 수 있죠. 하지만 지나친 개방성으로 인해 어느새부턴가 네이버 포털에서는 상업적인 목적의 글과 광고성 글들이 많아지게 되었고, 점점 어뷰징 등의 행위가 고도화되어 정보성 글인지, 광고글인지 혼동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페이스북과 같은 모양새를 띠게 된 거죠. 정보를 통해 많은 콘텐츠를 생산할 수는 있지만 콘텐츠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게 된 것이죠.


브런치는 광고와 어뷰징 등에 지친 사람들에게 최적의 공간이었습니다. 인증된 사람만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에 글에 대한 신뢰감 자체가 높았으며, 이에 따라 작가가 독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거나 글이라는 콘텐츠를 더 깊게 전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브런치라는 공간에서는 불특정 다수로 맞이하는 광고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이 플랫폼에 사람들이 들어오는 가장 큰 이유는, 광고와 같은 상업적 내용이 섞인 정보가 아닌, 공인된 정보, 잘 쓰여진 일상 등의 심도 깊은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면 자연히 글에 체류하는 시간이 높아지고, 나의 진성 팔로워가 될 수 있다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즉, 브런치 특유의 폐쇄성이 다른 포털에서 제공하는 정보의 '대안' 이 된 셈입니다. 


상업적 콘텐츠가 적다는 것의 효과

상업적인 콘텐츠가 적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선 '마케팅 수단' 으로 활용하기 위해 크나큰 애를 써야 하고, 제품을 판매하는 기능보다는 '브랜딩' 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마케팅적 의미가 담겨 있기도 하겠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글을 쓰는 사람들의 입장에선 '내 글을 소비했으면 하는 독자' 들이 들어올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자신에게 필요한 기능(하지만 모두에게 좋은 기능)만 쓰고 이용하지 않는 체리피커와 같은 '허수' 들을 고려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이죠. 


조회수보다 독자가 우선입니다.

꼭 알아두세요. 브런치를 시작하는 입장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절대 '조회수' 와 같은 숫자 데이터가 아닙니다. 내 글을 어떤 사람들이 봤으면 하는지 가장 먼저 설정하는 것입니다. 물건으로 치면 물건을 만들기도 전에 '판매량' 을 생각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내가 원하는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모셔올 수 있는 곳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바로 '독자' 를 설정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독자는 어떻게 설정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어떤 행동이 효과적일까요? 브런치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하면서 경험한 고객 분석 방법을 브런치 글쓰기에 접목시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디서도 알려드리지 않는 TIP이니 꼭 공유하시거나 하트 버튼을 누르셔서 두고두고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① 내가 쓰려는 글은 '누구' 를 위한 글인가?

우선, 내가 쓰고자 하는 글의 대상을 선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럽 여행을 갔던 글을 정리하여 올리고 싶다면 당신의 독자는 '유럽여행을 가 보지 않았던 사람들' 일 수도 있고, '유럽여행을 가야 하는데 여행지를 어디로 가야 할 지, 여행의 컨셉이 뭔지 못 정한 사람들' 일 수도 있으며, '유럽여행을 다녀와서 여행에 관련된 내용을 공유하고 싶은 사람들' 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똑같은 주제에서도 대상이 '누구' 인가에 따라 글의 내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렇게 말이죠.


1) 유럽여행을 가 보지 않았던 사람들
- 프랑스 가면 여기는 꼭 가야 한다! 여행 경력자가 추천하는 프랑스
2) 유럽여행을 가야 하는데 여행지를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
- 이번엔 유럽 소도시 여행 어때? 프랑스 소도시 추천
3) 유럽여행을 다녀온 사람들
- 프랑스를 다녀오며 느꼈던 것들


이렇듯, 글을 쓰기에 앞서서 내 글을 보는 사람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정해야 합니다. 명확하게 글의 대상이 잡힌다면, 글의 방향성이 어느 정도 잡힐 수 있을 겁니다.


② 내가 설정한 '누구' 는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가?

단순히 '누구' 를 설정한다고 해서 독자 설정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다음으로 해야 하는 것은 그 사람들이 어떤 부분에서 문제를 겪는지 정확하게 분석해야 하죠. 우리가 독자의 문제를 면밀하게 분석해야 하는 이유는. 독자들이 내 콘텐츠에 '더 공감하도록'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일례로 유럽 여행지를 단순히 추천하는 것과 예산이 500만원인 여행객에게 유럽 여행지를 추천하는 것은 글의 내용도 다르고, 집중도 또한 다릅니다. 뒤의 글이 독자가 '적은 돈으로 여행을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라는 문제를 수면 위로 꺼냈기 때문입니다. 독자를 주목하게 하려면 독자가 가진 문제를 건드려야 하고, 독자를 공감시켜야 합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1) 유럽여행을 가 보지 않았던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
- 여행계획을 짜고 있는데 무엇을 기준으로 계획을 짜야 하는지 감이 오지 않는다.
- 서유럽이 좋은지, 동유럽이 좋은지 감이 오지 않는다.
- 현지 유럽에서 의사소통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이 오지 않는다.
... 등등등


그렇다면 독자의 문제를 찾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저도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는데, 제가 경험했던 방법 중 가장 탁월했던 방법은 두 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① 구글 검색창에 '단어 + 문제 / 고민' 을 검색해 보세요. 
제가 판단했을 때 독자의 문제를 가장 쉽게 찾는 방법은 검색창에 '고민' 이라고 검색하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다양한 커뮤니티의 글을 볼 수 있고,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② 브런치에 내가 쓰려는 관련 주제를 검색해 보세요. 

브런치에는 정말 많은 분들의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가 몰랐던 깊은 문제를 발견할 수도 있죠. 브런치에 올라간 수많은 글들을 하나하나 읽어 보세요. 정말 특출난 글 주제를 찾을 수도 있고, 나를 뒤바꿀 글의 주제를 찾을 수도 있을 겁니다.


③ 그 문제, 글로 해결해 줍시다.

노트나 컴퓨터에 '누구' 와 '누구의 고민' 을 정리한 후, 그들의 가지고 있는 고민을 정리하여 글이라는 수단으로 해결해 주세요. 그것이 원론적으로 공감을 부르는 글입니다. 공감을 부르는 글은 따로 없습니다. 투박해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짚어주면 됩니다. 이것만은 꼭 기억하세요. 우리의 글은 예쁜 꽃이 아니라, 등을 긁어주는 '효자손' 과 같은 글이 되어야 합니다. 예쁜 꽃은 그냥 지나치지만, 내게 실용적인 글은 '몇 번이고 다시 읽을 수 있으니까요.





'내 글을 읽는 독자' 를 정리할 수 있는 양식을 공유합니다.

마치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는 것처럼, 여러분의 글쓰기에 도움이 되도록 내가 글을 쓰고자 하는 독자를 분석하고 정리할 수 있는 양식을 만들었습니다. 글의 내용과 비슷하며 특별히 예시 자료까지 넣어 작성하실 때 어려움이 없도록 하였습니다. 필요하신 분들은 댓글에 이메일 주소를 남겨 주세요. 9/23(월) 오전에 일괄적으로 발송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그래도 독자들이 한 번 더 쳐다보게 하는 글쓰기 방식에 대해 정리하여 알려드리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