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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석균 Mar 16. 2020

마케터를 꿈꾼다면 가져야 할 5가지 생각

시행착오는 없어야 한다. 적어도 일이라는 영역에선.

'진짜 실무 마케팅' 은 매주 화요일 저녁.
어디서도 얻을 수 없는 꿀팁으로 찾아갑니다.


나는 마케터를 원래 꿈꾸던 사람은 아니었다.


나는 대학교를 굉장히 대충대충 다녔다. 학점이라는 것에 큰 관심이 없었을 뿐더러, 학점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리는 친구들과 다른 삶을 사는 것을 좋아했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고 후회도 되지만, 적어도 그 때는 그랬던 것 같다. 그 때, 브랜딩과 관련된 책을 보게 되었고 브랜딩의 매력에 빠져 마케터가 되기로 결심한 것 같다. 그리고 소름돋게도 나와 비슷하게 대다수의 마케터들은 책을 통해, 유명한 기업의 브랜딩 사례에 매료되어 마케팅이라는 막연한 영역에 들어온다는 것을 실무에 들어와서야 알게 되었다.


취준생이 되어 일자리를 찾았지만 생각처럼 녹록지 않았다. 지금의 내가 그 때의 나를 아무리 긍정적으로 들여다보아도 나처럼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하는 취준생을 선호하진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당시 나는 책에 나오는 내용을 바탕으로 나를 포장하여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했기 때문이다. 결국 나를 불러준 곳은 많지 않았고, 내가 가진 잠재력(?)을 칭찬해 준 회사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물론 6개월도 버티지 못하고 나오긴 했지만.


그 당시, 마케터로 일을 시작한다는 것이 굉장히 들떴고, 정말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았으며, 내가 어쩌면 책에 나오는 그 마케터처럼 내가 일하는 회사의 브랜드를 최고의 브랜드로 만들 생각에 나는 들떴다. 하지만 실무에 들어가자마자 알게 되었다. 마케팅이라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작업임을, 그리고 생각했던 것보다 실무에서 더욱 막연한 영역임을, 심지어 어떠한 의미로든 마케팅 업무가 될 수 있음을. 나는 사회에서 '막내' 였고, 마케팅 업무보다는 '쓰레기' 를 치우고, 궃은일을 가장 먼저 도맡아서 해야 했디. 뿐만 아니라 심지어 내가 갔던 회사는 내가 생각하는 디지털 마케팅이 아닌, 영업으로 먹고사는 회사였다. 하나부터 열까지 맞지 않았다.

나는 회사를 다니다가, 나의 생각과 실제 업무와의 공백을 극복하지 못하고 회사를 나왔다.


그리고 3개월의 대행사 인턴 생활(나와 대행사는 맞지 않았다)과, 3개월의 또다른 힘든 시기(잠시 직무 전환을 했다가 다시 마케터로 돌아왔다고 한다)를 거쳐, 2019년 비로소 온전하게 마케터라는 직무로 업무를 시작했으며 지금은 미디어 커머스 기업에서 광고 데이터부터 홈페이지 내의 고객 데이터를 보며 성과를 극대화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불과 2년 사이 나는 내 연봉을 무려 1.6배 가까이 올릴 수 있었다. 다 깨져가는 노트북으로 업무를 하던 나는 지금 2019 맥북프로 16인치로 업무를 하고 있다.


내가 마케터라는 직업으로 살아가면서 느낀 것은, 보고 배웠던 것과 실제 실무와의 거리가 너무나도 차이가 난다는 것이었다. 쉽게 예를 들면 대다수의 마케터는 애플의 브랜딩 전략을 이야기하며 회사에 들어오지만, 한 달 후에는 페이스북의 데이터조차 해석을 버거워하는 처지가 되며 '내가 이러려고 마케터를 하나 자괴감이 들어' 라는 감정이 들게 되는 것이다. 나는 그래서 마케터가 되는 수많은 분들이 내게 '마케터를 어떻게 하냐' 고 물어봤을 때, 실무와 보고 배우는 것의 차이를 좁혀주기 위해 다양한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했고 문득 그 현실적인 방안들을 10가지로 정리해서 마케터가 되고 싶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일종의 안내서를 만들어 주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부터 알려줄 10가지 내용에는 필자가 마케터로 일하면서 고민한 지점들에서 문제를 슬기롭고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담겨 있다. 이 내용을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보면서, 면접을 준비하거나 실제로 업무를 진행하기 앞서 좋은 길잡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하나. 애플처럼 브랜딩하고 싶으면 애플에 취직을 하면 된다

한마디로 우리는 절대 애픓처럼 브랜딩을 할 수 없으며 브랜딩은 마케터가 신경쓸 수 없는 지점이란 걸 알아야 한다

들어가기 전, 우리가 마케팅 책에서 읽었던 수많은 해외 사례들은 내 머리 속에 휴지통이 있다면 그 곳에 던져 버리고 '영원히 비워 버리기' 를 눌러 버리자. 그 사례를 물론 기억하는 것은 당신의 마케팅 업무에 어쩌다 한 번 정도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당신이 아니더라도 회사의 임원이나 부장님이 어느 날 갑자기 뜬금없이 '애플처럼' '삼성처럼' 이라는 식으로 어디서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오시거나, 아니면 회사 내에서 때때로 보여주는 비즈니스 사레 영상을 보면서 '우리도 저렇게 해 봅시다' 라고 다시 한 번 이야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애플처럼 브랜딩을 하고 싶으면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애플에 취직을 하자. 그러면 애플의 기업 가치와, 업무 가치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지금 우리가 일하고 있는 회사는 일개 한국, 아니 서울조차 정복하지 못한 회사다. 그러한 회사에선 오늘 매출로 먹고 살기도 바쁘다. 브랜딩보다 매출 200% 찍는 게 더 소중한 상황이다.


둘. 마케터로 췍길을 걷고 싶다면? '책길' 대신 '매체길' 을 걷자

페이스북아. 너의 등짝을 보자

탄탄한 마케터로 성장하기 위해선 다양한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무에선 책에 있는 내용을 적용하는 것보단 '다양한 광고매체에 대한 이해' 가 더 중요하다. 즉 페이스북으로 성공한 회사의 사례를 분석하는 것보단 그냥 페이스북에 나오는 데이터(도달, 노출, 클릭율, 전환, ROAS) 등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페이스북에서 타겟은 어떻게 설정하는지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사레 중심의 마케팅 스터디는 물론 올바른 마케팅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당신의 목표는 먼저 '면접에서 실무진에게 인정받는 마케팅 꿈나무' 가되는 것이다. 실무진에게 인정받으려면 실무에서 많이 활용하는 내용에 대해 먼저 숙지를 하고 있으면 되고, 그 기본이 바로 광고매체에 대한 정확한 이해다. 실제로 유수의 극히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곤 대다수 회사의 경우 페이스북과 구글 광고를 가장 많이 다루고 있고 실제로도 그와 관련된 데이터를 가지고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에, 우선 지금 마케팅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면 먼저 '디지털 마케팅 용어' 를 외운 후 '페이스북 광고' 나 '구글 광고', 혹은 구글 애널리틱스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가장 좋다. 기본적인 용어와 페이스북에서 꼭 알아야 하는 내용은 다음 장에서 정리를 할 예정이다.


셋. 100개의 대외활동 < 광고 1번 돌려보기

마케터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서포터즈' 나 '대학생 마케터' 는 국룰이라고 생각한다. 마케터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무 딴에선 서포터즈는 대학생들을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로 활용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일종' 으로 보고 있다. 즉 마케팅 서포터즈 활동으로 당신의 마케팅 역량을 전혀 검증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나는 차라리 내 취향에 관련된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카드뉴스, 영상 콘텐츠 등을 올리고 5만원 정도를 투자해 트래픽 광고(내 게시물을 많이 보여주는 형태라고 생각하면 쉽다)를 돌려보는 것이 훨씬 더 내게 도움이 되고 실무진 면접 시 실무진에게 나를 더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실무진은 수많은 대외활동을 통한 어쭙잖은 인사이트보단 지금 당장 가르쳐서 최대한 빠르게 실전에서 콘텐츠를 운용할 수 있는 인력을 원하기 때문이다.


넷. 광고가 보이면 바로 캡처하는 습관 들이기

페이스북 광고 라이브러리

나는 매일 아침 출근하면, 업무가 아무리 많아도 30분을 들여 경쟁사의 광고나, 유튜브를 돌아다니며 영상 광고 등을 전부 캡처하거나 링크를 나만 볼 수 있는 공간에 메모한다. 광고를 캡처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이 제품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을 분석할 수 있으며, 시장 상황에 대해 명확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창의력은 '다른 사람의 것을 보고 응용하는 것' 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신박한 광고란 존재하지 않으며, 페이스북 광고나 유튜브 광고, 구글 배너 광고, 검색 광고 등을 캡처하는 습관을 들여 이를 분석한다면 나의 역량도 올라가며, 당신의 매력도 또한 증가한다. 대다수의 취준생들은 광고를 캡처하는 것보단 유명한 회사의 광고를 보면서 케이스 분석만 주구장창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유명한 회사에 들어갈 수도 있지만 대다수는 그렇지 못할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실제로 캡처하는 화면 중 하나를 가져와 봤다.


다섯. 마케터에게 가장 중요한 건 효율적인 사고다

마케터에게 가장 중요한 건 창의성이 아니다. 브랜딩이라면 브랜드 인지도, 일반 마케팅이라면 매출 혹은 매출 - 실제 비용을 제외한 이익 등 주어진 핵심 목적(=KPI)을 충족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이다. 거의 대다수의 기업은 매출과 이익을 주된  KPI로 잡으며, 당신이 공부하고 있는 마케팅과 사례들, 혹은 수많은 매체들도 적은 돈을 투입해 최대의 효율을 내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 조건을 충족해 일하기 위헤 마케터가 된 후에도 끊임없이 공부한다. 결국 마케터가 되기 위해선 기존의 책에 나오는 내용에 집중하기보단, 현실적으로 집중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파악한 후, 이를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해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좋은 사례' 에만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목적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충족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사고방식으로 문제를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커피 한 잔을 판매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에 대한 질문이 있다면, 거대 기업의 브랜딩 사례를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적은 금액으로 커피 한 잔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판매할지' 에 대한 관점에서 어떤 형태로 홍보를 진행하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실무에선 더 가치 있는 고민이 될 것이다.


마케터란 숙명적으로 효율을 찾아 헤메는 야생동물과 같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학생 때와 실무에서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선, 조금이라도 차이를 인정하고 실무에서 더 나은 나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 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실무진에게 인정받기 위해선 실무의 용어를 이해하고, 실무의 용어로 대화하고 실무에서의 목표를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쉽지만 어렵고, 어렵지만 쉽다. 모두가 이루기 쉬운 영역은 아니지만 적어도 너무 피상적인 책 속의 내용으로, 내게 맞는 진짜 일을 찾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은 없었으면 좋겠다.


모두, 꽃길만 걸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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