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 해야 할 일에 급급해하지 말고 '이것' 을 만들어라
대행사에서는 꽤 자주 있는 일이지만, 때때로 인하우스 마케터로 일하다 보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마케팅 캠페인(액션) 을 기획해야 하는 순간이 오게 됩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회사의 특정한 문제(보통은 매출이 나오지 않거나, 인지도가 없거나 등의 문제입니다)들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주어지게 됩니다.
대부분의 마케터가 이러한 상황에 처할 경우 굉장히 막막함을 느끼게 됩니다. 1차적으로 내가 익숙하게 생각하던 R&R을 벗어난 마케팅 액션을 기획해야 하는 것이 어렵개 느껴질 것이고, 무엇보다 어떤 것들을 해야 하는지 잘 감이 오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경우엔 어떻게 목표를 세우고 전략을 실행해야 할까요? 지금부터 실제 실무에서 제가 문제를 해결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본질적으로 마케팅과 기획 자체는 동일선상에 놓아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기획과 마케팅은 무엇인가를 만들고, 실행하고, 성과를 만들어 회고하고, 다음 일을 찾아 진행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5인 이하의 사업장 등 물리적으로 한 사람이 많은 일을 해야 하는 조직 구조나 마케팅 혹은 기획 인력이 부재한 상태에서 필요에 의해 업무를 진행하는 것을 제외하곤 대부분 마케팅과 기획자, 혹은 개발자 사이의 영토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각각의 업무 자체가 커버하고 있는 일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제가 실제로 원티드, 잡코리아 등에서 약 100여개 이상의 JD를 분석했을 때, 각 직무별로 요구하는 역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마케팅 직무의 경우>
1. 좋은 제품을 더 잘 팔리게 만드는 일을 한다.
2. 제품 / 서비스가 완성도와 상관없이 돌아갈 수 있도록(혹은 더 잘 될 수 있도록) 유입을 부어준다.
3. 들어온 사람들을 어떻게 이탈시키지 않을 것인지에 대해 기획자와 지속적으로 협업한다.
<기획 / 개발 직무의 경우>
1. 불완전한 제품 /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인다.
2. 유입된 사람들이 이탈(churn)되지 않도록 관리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마케터라면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고객들이 잘 알고, 효과적으로 위한 방법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이후에는 이탈율을 낮추는 방법에 대해 대비하는 것이 마케터가 해야 할 모든 일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고객을 유입시키는 것’ 이 말로는 쉬워보이지만, 실제로는 단순한 광고를 만드는 과정부터 다양한 IMC 캠페인을 기획하고 관리하는 일, CRM 및 이메일 마케팅 등 하나의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정말 많은 일들을 만들고 실행해야 합니다. 사실 아무리 일을 잘 하는 사람이라도 모든 업무를 세분화하여 100% 수행하는 것은 어렵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효율적으로’ 업무를 해야 합니다. 즉 할 일을 모두 하나하나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파급효과가 가장 높은 일들을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이후에 세부적인 일을 진행하는 식으로 일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위해선 우선 맨 처음 모든 효과의 원인이 되는 일을 먼저 진행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플라이휠(Fly-wheel) 효과’ 라고 부를 것입니다.
플라이휠 효과란, 기업에 대한 고객의 경험을 개선하고, 이에 따라 고객 수가 증가하면 이를 바탕으로 트래픽, 판매자, 상품군을 늘리는 선순환의 구도를 의미합니다. 선순환의 구조는 어떤 특정한 마케팅 액션을 진행했을 때 부가적으로 발생하는 효과가 좋은 일을 찾는다면 생각보다 해야 할 일이 1/5 이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타벅스의 예시를 보겠습니다. 스타벅스는 온라인에서의 고객 경험의 단계를 4단계로 세분화하여 각각 고객들이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마케팅 액션을 삽입했고, 이를 통해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에 재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선순환의 구도를 만들어냈습니다. 실제 그들이 고객 경험을 다음과 같이 세분화했습니다.
개인화 기능 : 개인화된 메뉴, 커스터마이징된 메뉴를 통해 내가 선호하는 음료를 소비하도록 유도
고객 주문 : 모바일(앱) 주문 → 주문기능 간소화, 주문에 소요되는 시간 간소화, 기다리는 심리적 시간 감소
결제 : 기프트카드, 신용카드 등 결제 기능 자체를 간편하게 구성하여 결제의 과정에서 최대한 짜증스러움을 방지함
리워드 : 결제 시 리워드 지급, 리워드를 수집하면 한정품 상품을 주도록 유도하여 재방문 유도
스타벅스는 고객의 경험을 최적화하기 위해 마케팅적으로 다음과 같은 액션에 최대한 많은 인력과 힘을 집중하여 추가적인 마케팅 비용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었고, 재방문율과 재구매율을 증가시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스타벅스의 사례를 봐서도 알겠지만 고객이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게 되는 가장 좋은 플로우는 사실 철저하게 고객 경험에 기반해 변화를 줬을 때 우리가 설정한 마케팅 목적(KPI, 달성해야 하는 수치)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줄 수 있는 요인을 내가 해야 할 일로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제가 일했던 슬릭부스트에서의 마케팅 캠페인 사례를 통해 앞서 이야기한 내용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올해 4월에 슬릭부스트를 처음 담당했을 땐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7일 무료체험을 진행하는 사람들의 수 자체가 많지 않다.
광고 자체가 페이스북에서만 한정적으로 집행되고 있다.
인스타그램 채널 관리가 안 되어 있다.
브랜드 메세지와 실제 운영 간의 메세지 sync가 많지 않다.
이를 위해 여러 번의 마케팅 리서치 및 인터뷰를 사전에 진행하였고, 이를 통해 다음과 같은 잠정적인 결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플라이휠을 세우는 방법, 내가 해야 할 일을 기획하는 방법은 다음 편부터 자세히 다룰 예정이니 오늘은 일이 진행됐던 과정을 한 번 확인하는 식으로 확인해보세요
슬릭부스트의 잠재 타겟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슬릭부스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20대 중반-30대 중반의 여성들의 비중이 높다.
이들은 인스타그램을 주로 활용하며, #오운완 등 SNS채널을 통한 운동 인증에 관심도가 높다.
운동 인증을 하는 이유는 개인 브랜딩의 목적 + 자기계발을 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어필하기 위함의 비중이 높다.
운동 인증을 통해 실제로 센터에 유입된 사례가 꽤 존재한다. (친구도 하니까 나도 해야지)
대략적인 인터뷰를 통해, 해당 연령대에 우리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알리려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7일 무료체험을 할 수 있도록 유도를 하는 것이 중요했으며, 서비스에 대한 브랜딩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과정이 병행되어야 했습니다. 따라서 저는 ‘무료체험을 하고 싶게 만든다’ 라는 추상적인 1차 목표를 설정한 후 다음과 같은 액션들을 기획했습니다.
실제 광고 내용 중 일부, 해당 영상은 광고모델의 초상권 동의를 받은 광고임을 알려드립니다.
여성들은 이성(남성)보다 동성(여성) 모델의 멋진 모습을 봤을 때 더 동기부여가 된다는 대략적인 결과치가 있어 광고를 모두 여성향적인 메세지로 변경했고, 모델도 여성분들의 비중을 더 높여 광고를 재기획했습니다.
근성장 → 다이어트, 예쁜 몸, 건강한 자기계발
몸이 좋아졌어요! → 50분에 800칼로리를 태워요!
등의 메세지 등으로 2-30대 여성분들이 반응할 만한 메세지를 만들었습니다.
2-30대 여성분들을 중심으로 한 체험단을 3개월 간 운영하여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브랜드 인스타그램 계정과 지점 인스타그램 계정을 태그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에 맞는 메세지를 세팅하여 체험단의 지인까지 센터에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마케팅 액션의 목적은 절대적으로 슬릭부스트라는 브랜드에 대한 절대적인 트래픽을 넓히는 것이 주 목적이었기 때문에, 피트니스 / 건강 관련 여성 인플루언서를 섭외하여 트래픽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슬릭부스트의 공간 내에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이 많습니다. 이를 위해 인증샷을 촬영하여 스토리 및 인스타그램에 게재 시 회원권 기간을 연장해주는 리워드를 제공했습니다. 이는 트래픽을 넓히기 위한 목적이기도 하지만, 앞서 나온 인사이트처럼 20대 여성 중 운동을 좋아하는 타겟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액션이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많은 액션들이 있었지만, 앞서 이야기한 내용들과 일맥상통한 지점이 있어 더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차별화된 마케터로 거듭나고 싶으신가요? 몸값 높은 사람이 되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광고 제작 스킬을 넓히거나, 디자인 툴을 배우는 것보단(물론 그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마케터가 더 집중해야 할 영역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입니다.) 다음과 같은 지점들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해보셔야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다뤄질 포스팅 내용은 이 세 가지를 잡기 위한 인사이트를 제공해드릴 예정입니다.
국내 유수의 대기업을 제외하고, 아젠다(주제, 목표의식) 자체가 명확하게 구축되어 있는 곳은 없습니다. 오히려 한 사람이 아젠다를 찾아서 말뚝을 박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업무들을 쫙 나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내용은 2편부터 7편까지의 과정에서 폭넓게 다룰 예정입니다만, 이 경우에는 로지컬 싱킹(logical thinking) 중 MECE와 Issue Tree 기법을 주로 활용해볼 예정입니다.
일을 최대한 많이 벌리는 것은 쉽지만, 현재 목표에 맞춰 우선순위를 산정하고 진행 계획을 마감기일에 맞게 세우는 것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역량 중 하나입니다. 이 내용은 8편부터 11편까지의 내용에서 다룰 예정인데, KPI를 조금 더 자세히 뜯어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말씀드릴게요.
사실 파일럿의 형태(초기형태)에서는 다양한 실수도 할 수 있고, 실패를 통한 인사이트도 많이 얻을 수 있는 시기입니다. 그렇기에 실패를 했을 시, 혹은 작은 성공을 했을 시 이를 어떻게 이어가야 하는지를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내용은 12편부터 15편까지의 과정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사실 콘텐츠를 발행할 주기를 생각해보진 않았는데, 깊이 있는 내용을 전달하다 보니 확실한 게재주기를 말씀드리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대한 1달에는 2-3개의 콘텐츠를 발행하여 4달 후에는 저를 구독하시는 분들이 진정한 일잘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 마케팅과 기획의 차이
마케팅 : 좋은 제품을 더 잘 팔리게, inflow를 부어주는 목적
. 기획/프로덕트: 불완전한 상태의 제품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사람. inflow를 통해 들어온 사람들이 churn하지 않도록 관리해주는 역할
마케팅과 기획을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지만, 현실적으로 일반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분리하는 게 편함
2. 플라이휠 구조 = 선순환 구조 만들기
참고 문헌 : 세상을 읽는 기본 상식, 플라이휠 전략
파급효과가 가장 높은 일들을 우선 진행하고, 이후 세부적인 일을 진행하는 식으로 일을 진행
특정 trigger에서 예상되는 효과들을 사전에 정리해놓는 것이 좋음
- eg 1. 제품 오픈 - 고객 경험 긍정적 - 방문자 수(트래픽 증대) - 판매자 수 증대(결제전환 증대) - 제품 종류 증대
- eg 2. 성장 - 낮은 비용구조 - 낮은 판매가 - 고객경험
3. 마케터로서 생각해보고 실천해야 할 것들
탑라인에서 처음부터 아젠다 셋팅, 로드맵을 찾아갈 수 있는가?
아젠다의 우선순위를 산정하는 방식이 KPI에 최적화되어 있는가?
시간을 들여 충분히 고민하고, 디테일과 완성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가?.
3년차 마케터가 프리랜서, 인하우스 등에서 산전수전 경험하며 느낀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글쓴이는 현재 마케팅과 세일즈, 전략 기획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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