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코딩은 공평하지 않아요.
해당 브런치에 남김 글은 초고입니다. 완성된 작품은 해당 "오늘도, 우리는 코딩을 합니다."로 출간하였습니다!! 완성된 글을 종이책의 정감과 편안함으로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0514084
케이크 나누기
고생하는 후배 개발자들을 위해 연남동에서 맛있는 케이크를 하나 샀습니다. 달고 느끼한 하얀 생크림 위에 탱글한 딸기들이 데코레이션 되어 있는 아주 맛있고 비싼 케이크입니다. 카드 결제를 하니 종업원이 고급스러운 포장 박스에 케이크를 넣어줍니다. 부푼 마음으로 일그러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지하철을 타고 회사에 도착하였습니다. 야근으로 고생하는 회사개발자들을 모아 케이크를 펼쳐 보이니 환호성이 들려옵니다. 이 맛있는 걸 먹을 사람은 나까지 포함해 4명입니다. 공평하게 나눠주기 위해 동봉된 플라스틱 케이크 칼로 심혈을 기울여 정확히 4등분을 했습니다. 아주 조심스럽게 나누었지만 2조각은 크게 2조각은 작게 나눠졌습니다. 공평하게 다시 나누기 위해 큰 빵의 조각의 끝을 조금 잘라서 비율을 맞혀보려 했지만 이번엔 비교적 컸던 두 덩어리가 오히려 작아져 버렸습니다. 이런 일을 반복하다 보니 정갈하던 케이크는 엉망이 되어 형체가 알 수 없고 생크림 묻은 빵들만 덩그러니 남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 업무 나누기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대상 시스템을 쪼개어 공평하게 업무를 나누어 할당합니다. 유지보수 업무는 보통 서비스별로 업무를 배분하고 그리고 신규 개발일 경우에는 효과적인 객체지향적인 개발을 위해 서비스 로직 별로 업무를 나누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아무리 똑똑한 PM일지라도 업무를 공평하게 나누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혹여나 공평하게 나눈다 해도 추가되는 요청으로 인해 결국은 누군가 2인분의 역할을 누구는 0.5인분의 역할을 하는 불평등한 상황이 반드시 연출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불공평함을 느끼며 자연스럽게 불만이 생깁니다. 동료는 모두 퇴근하고 나만 야근하면서 고생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한번 조각낸 케이크를 다시 조각내는 건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한번 조정된 업무를 다시 수정하게 되면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재 분배되는 업무는 개발자 간에 감정싸움으로 까지 번지게 되는 경우도 보게 됩니다.
불만 갖지 마세요.
당장은 분명 내가 조금 더 수고스럽고 화도 나고 억울한 마음도 생기지만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또 내가 느끼는 수고스러운 짐을 다른 개발자가 지게 됩니다. 사실 코딩 세계에서는 일이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은 흔한 일입니다. 일을 분배한 PM은 이 모든 불공평함을 알고 있습니다. 내가 고생한 열심은 무너지지 않습니다. 불만을 갖기보다는 현재를 즐기고 성장하는 계기로 삼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