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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립 Dec 20. 2017

성장의 나침반, 북극성 찾기

그로스 해킹 Ch. 3 성장의 지렛대

10여 년 전만 해도 인터넷 서비스 성과 측정 지표로 주로 다운로드 수, 순 방문자수(DAU, WAU, MAU)를 주요 지표로 봤다. 별다른 분석 방법과 수단이 많지 않은 시대에 이런 수치는 서비스가 잘 되고 있다고 보는 대략적인 지표였다. 그러나, 모든 비즈니스가 각 영역별 특성이 존재하듯이 각각마다의 서비스 성공의 기준자가 달라야 한다. 때론 제품이 완벽하고 사용자가 많더라도, 수익을 내지 못해 본의 아니게 서비스는 물론 회사를 접어야 하는 경우가 스타트업에게 병가지상사다. 책에서는 사진 백업/공유 서비스인 에버 픽스(Everpix) 사례가 나와 있다. 아래 링크 원문 기사가 인용 소개되었는데, 스타트업이라면 레슨 부분을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

(마지막에 사무실 짐 싸고 점심 먹으면서, 실리콘밸리에서 망해서 다행이라고 쿨하게 너스레 떠는 게... 부럽다)


당시 에버픽스는 에버노트보다도 유료 전환율이 2배나 높았음에도 유료 전환을 위한 실험을 시도하지 않았다. 그것이 제품(Product)에 그다지 예쁘거나 쿨 해 보이지 않아서였다고 한다. 결국 비용 수익의 균형을 못 맞추고, 시리즈 A 문턱에서 좌초됐다. 국내에서도 사진은 아니지만, 무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였던 '비트'가 비슷한 궤적을 그린 바 있다. 비트의 경우 다른 경쟁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지만, 무료 서비스로 가다가 성장지표를 사용자 수 기반의 광고 수주액이 아닌 월정액 사용자로 BM을 변경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가정을 해본다.     


성장 전략 해킹하기


스타트업은 총알이 별로 없다. 그로스 해킹을 한다고 이러저러한 실험을 몇 번 하다 보면 수개월이 금세 지나간다. 스타트업에게 1주일은 대기업의 1달과 같다. 시간은 상대적이고, 더 압축적이다. 그러므로 성장 전략을 잘 고르고, 원샷원킬의 스나이퍼의 심정으로 총알을 아껴가며 가장 효율적이며 효과적인 실험을 해야 한다. (누군들 그러고 싶지 않겠냐만은....)


중요한 지표

본질적 성장 방정식 (fundamental growth equation)


페이스북, 트위터의 성장을 도왔던 Andy Jones는 아마존의 방정식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이미지출처 : https://goo.gl/WTXW9w)


상품 종류 확장 X 상품 종류당 제품 재고 X 페이지당 트래픽 X 구매로의 전환 X 평균 구매 가치 X 반복 구매 행동 = 아마존의 성장


퍼넬의 단계별로 신규 사용자 유치, 높은 활성도, 유지율 같이 공통적인 변수에 대한 트래킹은 물론, 해당 비즈니스 분야마다의 특징이 반영된 변수도 정의해야 한다. 우버, 카카오택시, 카카오드라이버 같은 서비스는 사용자가 일정 장소에서 빠르게 배차를 받아야 하므로, 초기 드라이버 확보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 드라이버 공급이 지속되려면 당연히 탑승객이 많아야 한다. 선점 효과를 톡톡히 보는 것은 물론 할인 쿠폰이나 이모티콘 같은 혜택으로 기존 플랫폼 레버리징 효과로 빠르게 사용자를 확보한다. 이 두 가지 지표 이외에 반복 이용 주기, 탑승 회수나 결제 금액 등이 성장지표가 될 것이다.


"본질적인 지표가 무엇인지 알려면 제품의 핵심가치를 경험하는 사용자와 가장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활동을 찾아야 한다. 페이스북의 경우는 사용자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친구 초대를 보냈는지, 사이트를 얼마나 자주 방문하는지, 얼마나 많은 글을 포스팅하고 얼마나 많은 댓글을 달았는지, 사이트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가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사용자가 '아하 순간'에 이르기 위해 반드시 밟아야 하는 단계들 각각에 대한 지표와 사용자들이 그러한 단계를 얼마나 자주 밟는지에 대한 지표를 추적해야 한다." (p. 147-148)


오즈원에서 이번에 새롭게 리뉴얼한 '캔고루'는 원래 전시박람회 앱이다. 각종 전시박람회 정보는 물론 사전 등록하게 되면 무료 티켓을 얻을 수 있다. 일정 기간, 특정 장소에서 이뤄지는 이벤트와 관람객을 매치메이킹(match making)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플랫폼의 핵심가치는 주최 측에게는 사전 홍보, 사전 설문, 얼리버드 등록, 티켓 발행, 통계, 리뷰를 하나의 관리자 화면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는 편의성을 제공하고, 관람객에게는 관심행사에 대한 정보, 편리한 티켓팅과 입장, 타 관람객들의 이용 후기를 보고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경험을 돕는다. 매주 전시박람회에 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관련 콘텐츠의 양과 질이 중요하다. 그래서 본질적인 프로세스가 비슷한 영화 시사회, 공연, 강연, 소규모 모임 등을 홍보, 운영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제공하고자 하는데, 이에 대한 카테고리별 지표와 사용자들의 반응 및 이탈률 체크가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깨알홍보...)


관리자 페이지의 대시보드나 fabric 같은 솔루션을 이용해 product 에 적합한 실질 지표를 정의하고, 전략적 목표에 대해 모든 팀원이 함께 바라보고, 실행을 체크해 본다면 성장을 체크할 수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지표가 KPI이고, 거기에 모든 성장 활동을 집중시켜야 한다. 이런 일련의 활동은 무계획적이고, 무차별적인 실험을 막아, 자원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혁신기업의 딜레마>> 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도 파괴적 혁신을 위해서 가장 먼저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설계를 하라고 했는데, 일맥상통한다고 본다.


필수 데이터


성장 방정식과 북극성 지표를 설정해야만 데이터 기반의 가설 검증 체계가 확립될 수 있다. 트위터 창립자 '잭 도시'는 이런 데이터 추적을 설정하는 것을 '장치화(instrumentation)'라고 했다. 비행기 계기판을 연상하면 된다. 페이스북의 막강한 그로스 해킹팀 조차도 2009년 1월에 모든 성장 실험을 중단하고 한 달 내내 데이터 추적과 수집 역량을 발전시키는 일에만 매진하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페이스북 그로스 해킹 팀의 초대 제품 매니저였던 나오미 글라이트 "2008년 우리는 눈을 가리고 비행하고 있었습니다. 적어도 성장 최적화의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그랬죠."라고 했다. 바늘허리에 실을 감고 바느질을 할 수 없는 법이다.


정리되지 않은 데이터들이 오히려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 대시보는는 가장 중요한 지표를 간단명료하게 볼 수 있는 계기판이어야 한다. 고정적 수치보다는 비율로 표현할 것을 권한다. 고정적 수치는 보는 사람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못한다. 반면 시기별 변동량을 확인할 수 있다면, 정보를 바탕으로 명확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트위터의 경우에도 코흐트 분석을 통해 최소한 30명을 팔로우하는 사용자가 장기 활성 사용자가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트위터는 한 달간 방문할 일수를 기준으로 사용자 집단을 구분하고, 다음 한 달 동안 사이트를 방문한 횟수와 비교했다. 한 달에 7번 이상 사이트를 방문한 사람의 경우 다음 달에도 계속 사용할 확률이 90~100퍼센트였던 것이다. 그보다 적은 사용자, 한 번 가입 후 재방문하지 않은 세 개의 집단으로 구분했다. 결국 방문자 중 20퍼센트만이 핵심 사용자가 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 20퍼센트가 대략 30명 전후의 사용자를 팔로우하고 있는 점을 발견했다. 티핑포인트다." (p. 168)


책에서는 데이터의 상관관계를 인과관계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추가적인 분석과 정성 조사까지 병행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나머지 집단에서도 팔로우와 팔로잉 수가 성장의 지렛대임을 알아내고, 사용자들의 그 수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춰 결국 성장을 이뤄냈다.


그로스 해킹은 꾸준한 철저함이다. 따로 기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각각의 제품마다의 성장 방정식이 검증될 뿐이다. 수많은 분석도구와 메트릭스 중에 나의 프러덕트에 적절한 칼을 찾게 될 때 성장이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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