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라디오
오프닝
마음의 안정을 주는 장소가 있나요? 어디든 괜찮습니다. 본인이 마음이 편안하다면.
무언가를 결심이 필요할 때 가는 장소가 있으신가요? 이 역시 어디든 괜찮습니다.
본인이 새로운 마음을 먹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니까요.
장소는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건 나 자신의 마음가짐이니까요.
음악
-적재 (별 보러 가자)
사연
가족 모두가 해야 할 공부가 있어서 짐을 싸서 나온 곳은 도서관이 아닌 스타벅스입니다. 도서관은 읽고 싶은 책을 두고 공부에 집중할 자신이 없다고 아이가 말해서 패스했습니다. 집에서 가까우면 언제고 짐 싸서 집에 가서 하자는 걸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차를 타고 왔습니다. 최대한 집이 아닌 곳에서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돌아오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품고 다른 동네의 별다방으로 온 거죠.
들어오기 전 밥을 든든하게 먹고 텀블러도 3개를 야무지게 챙겨 왔습니다. 텀블러 사용으로 적립되는 별은 포기할 수 없었으니까요.
처음 들어와 본 스타벅스라서 낯설기는 했지만 어딜 가든 분위기는 비슷하니까 곧 익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게 스타벅스가 주는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포스에 주문하는 분들이 많아서 2층으로 올라와서 자리를 잡고 어플로 주문을 했고 15분 정도 지나서 음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들어올 때는 빈자리가 많았는데 음료를 받고 주변을 보니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사람들이 꽉 차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조용했습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말하면 조용하다 못해 고요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 이유는 단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주변을 보니 저희와 같은 목적으로 오신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모두들 패드나 노트북, 귀에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꽂고, 테이블 위에는 책, 손에는 펜이나 터치 펜을 쥐고 있는 모습이 여기가 커피숍이 맞나 의심이 될 정도였습니다.
넓은 테이블에는 서로가 모르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콘센트를 사용하고 있었고, 각자 주문한 음료를 마시면서 해야 할 일에 집중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혼자 뭉클했습니다. 주말에도 쉬지 않고 자신을 위해 고독한 싸움을 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에. 정확하게 무엇인지 모르지만 모두들 집중하는 모습에 혼자 감동을 먹은 겁니다.
저도, 남편도, 아이도 할 공부가 있기에 저희도 바로 합류했습니다. 같이 왔지만 결국은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주말입니다. 같은 장소에만 있을 뿐입니다. 도서관에서 나오는 소음만큼도 없는 스타벅스에서 모두가 다른 걸 하고 있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마음만은 같습니다.
제가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장소를 발견했습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제가 힘들 때 찾아오면 힘을 낼 수 있는 장면을 보고, 완전한 충전을 하고 갈 수 있을 듯합니다. 해야 할 공부를 한 것보다 더 큰걸 얻고 가서 행복합니다.
기온이 내려가면 사람의 마음이 전보다는 많이 쓸쓸해진다고 합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오늘 본 광경이 저의 허한 마음을 일주일은 채워줄 거 같습니다. 다시 마음이 허해지면 다음 주에도 다시 이곳을 찾으면 다시 채워질 거라 믿습니다.
제가 마음을 다잡을 장소를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음악
-다비치 (타임캡슐)
DAVICHI (다비치) - 타임캡슐 (TIME CAPSULE) [가사]
클로징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이 든 하루였습니다. 이런 마음이 들 게 한 장소를 발견한 것도 감사합니다. 이렇게 하루를 꾸역꾸역 살아내고 있습니다. 꾸역꾸역 살아내는 삶 속에서 행복과 감사가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이런 신기함이 인생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도 수고 많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큰 행복을 만드세요.